[비즈월드] 국내외로 불안한 정세 속에 리더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고금리·원자잿값 상승 등의 직격탄에 우리 경제가 벼랑 끝에 서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많은 임직원들의 수장인 CEO는 혜안을 갖고 회사의 미래를 열어나갈 사업과 업계에서의 포지션을 신중히 택해야 한다. 이에 비즈월드는 [CEO+]를 통해 각 산업의 최전선에서 우리 경제를 이끄는 CEO들을 조명한다.    [편집자 주]

윤인호 동화약품 부사장
윤인호 동화약품 부사장

◆ 2013년 입사 후 매년 초고속 승진… 9년만에 부사장까지

윤인호 부사장은 1984년생으로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의 장남이다.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2013년 동화약품 재경·IT실 과장으로 입사했다. 이후 2014년 중추신경계팀 차장, 2015년 전략기획실 부장, 2016년 전략기획실 생활건강사업부 이사를 거쳐 2017년 생활건강사업부와 OTC(일반의약품) 사업 담당 상무로 각각 승진했고 지난해 3월 부사장으로 임명됐다.

이후 전략기획실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기기 등 헬스케어 분야 벤처기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하며 미래 먹거리 사업 확보에 힘쓰고 있다.

최근 동화약품은 윤 부사장의 이 같은 노력으로 일반의약품(OTC) 중심의 매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노력하며 사업 다각화 방침을 고수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 일반의약품 의존 사업구조 탈피 시도

동화약품은 오너 4세인 윤 부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의료기기 사업 인수, 인공지능(AI)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후보물질 발굴 등의 새로운 시도를 끊임없이 해오고 있다. 

그간 동화약품은 활명수 등을 앞세운 일반의약품 사업을 주력으로 해왔다.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는데 총 매출액 3404억원 중 약 3100억원이 일반의약품일 정도로 일반의약품 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전체의 10% 정도밖에 되지 않는 전문의약품(ETC), 의료기기 사업 등에 대한 경쟁력 제고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를 의식한 듯 윤 부사장은 기존의 편중된 매출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 2020년에는 윤 부사장의 주도로 창사 123년만에 처음으로 국내 척추 임플란트 시장 1위 기업 메디쎄이를 221억원에 인수했다. 이는 동화약품의 첫 인수합병 건이다. 

이외에도 헬스케어 스타트업 비비비, 의료 인공지능(AI)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 뷰노, 의료기기 제조업체 리브스메드, 바이오기업 제테마, 모바일 헬스케어기업 필로시스 등에 각각 최대 수십억원 가량의 투자를 진행했다. 

전문의약품 사업 확장을 위해 신약 R&D에도 힘쓰는 모양새다. 

동화약품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신약후보물질 'DW6014'의 식후 투약에 따른 안전성과 약동학적 특성을 비교하기 위한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이에 앞서 2022년 11월에는 DW6014의 공복 투약 특성 비교를 위한 임상 1상을 승인받았고 같은 해 4~6월에는 신약후보물질 'DW6013' 관련 임상 1상 2건을 승인받았으며 2021년 하반기에는 'DW6012'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인공지능 기반 신약 개발 벤처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신약 파이프라인 확장도 활발하다.

동화약품은 지난해 온코크로스와 함께 항암제 신규 적응증 발굴에 나선데 이어 심플렉스와는 면역질환 치료제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맺었다. 최근에는 디지털 치료제 개발 기업 하이에 대한 투자도 단행됐다. 

◆ 사업 다각화 노력 속 '투자금 증발' 위기

윤 부사장의 사업구조 변화 노력은 지속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투자했던 법인 대부분이 지난해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동화약품에 22억원의 지분법손실을 인식시킨 것으로 알려져 우려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동화약품은 지난 2021년 '지플러스생명과학'에 투자한 자금 20억원을 회수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최근 손실로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계감사 결과 지플러스생명과학의 경영권이 악화됐다고 분석돼 해당 투자금에 대해 전액 감액 처리를 한 것이다.

지플러스생명과학은 유전자 가위 기술을 기반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벤처기업이다. 윤인호 부사장이 투자를 적극 추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약사의 기본 책무가 의약품 생산과 신약 개발임에도 불구하고 동화약품의 매출 대비 연구 개발비 비율이 5~6%에 불과해 향후 타 업체에 대한 투자보다 신약 개발 투자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디지털 치료제' 미래지향적 화두로 매출 증대·이미지 변신 꿈꿔

올해 창립 126주년을 맞는 동화약품은 국내 최장수 제약사라는 점으로 인해 보수적 업체라는 이미지가 강한 편으로 꼽힌다. 이를 타파하려는 윤 부사장의 '디지털 치료제 개발' 노력은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는 동화약품에 필요한 미래지향적 화두로 비쳐진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동화약품은 전체 매출의 90% 정도를 일반의약품에 의존 중이다. 다만 일반의약품은 소비자들의 인지도를 높이기엔 쉽지만 한계치가 있어 그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 어렵다. 

사실상 제약사의 매출 증대를 위해선 신약개발을 통한 전문의약품 확보가 우선시 돼야 한다. 다만 신약개발은 실패 가능성이 높고 투입 비용과 시간이 거대하다는 확실한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디지털 치료제 등은 비교적 투입 비용이 적고 성장 가능성이 높다.  

일부 우려도 분명 존제하지만 동화약품은 당분간 윤 부사장의 주도를 통한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업체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윤 부사장 중심의 동화약품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어떻게 변화해 나갈 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비즈월드=김미진 기자 / kmj44@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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