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월드] 국내외로 불안한 정세 속에 리더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고금리·원자잿값 상승 등의 직격탄에 우리 경제가 벼랑 끝에 서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많은 임직원들의 수장인 CEO는 혜안을 갖고 회사의 미래를 열어나갈 사업과 업계에서의 포지션을 신중히 택해야 한다. 이에 비즈월드가 [CEO+]를 통해 각 산업의 최전선에서 우리 경제를 이끄는 CEO들을 조명한다.  [편집자 주]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 사진=삼성카드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 사진=삼성카드

◆ 김대환 사장은?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은 1963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삼성생명에 입사했다.

김 사장은 삼성생명 해외투자팀과 전략영업본부장, FC영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특히 삼성생명 경영지원실장(CFO),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금융일류화추진팀 멤버를 역임하며 금융 계열사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삼성카드는 2020년 3월 김 사장 취임 당시 참신한 전략과 과감한 혁신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원기찬 전 삼성카드 사장이 이끌어 온 디지털화 흐름을 이어갈 것을 주문한 셈이다.

김 사장이 카드사 근무 경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신임을 받은 데에는 자산운용과 금융마케팅 관련 전문성을 갖췄다는 판단이 있었다. 삼성카드가 KB국민카드·현대카드와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내놓은 일종의 '히든카드'다.

김대환 사장은 지난해 연봉 18억600만원을 받았다. 상여금 10억1500만원이 포함된 액수로 카드사 단독 대표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 수익성 떨어지는 사업 과감히 축소

김대환 사장은 자금 관리를 담당하는 경영지원실장(CFO)을 맡은 경력이 있는 만큼 삼성카드의 '내실 경영'에 힘써왔다.

취임 1년차에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그 면면이 드러난다. 먼저 빅데이터 전담조직을 확대하며 마이데이터 신사업을 준비했다. 아울러 부가사업 수익 확대를 위해 금융신사업본부를 신설했으며 디지털본부를 디지털혁신실로 변경해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섰다.

김 사장은 자동차 할부금융·리스 등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카드사 본업과 거리가 먼 사업 축소에 나섰다. 삼성카드의 할부금융수익은 2020년 207억원에서 지난해 143억원으로 줄었고 리스 수익은 2020년 2789억원에서 지난해 2238억원으로 줄었다. 

이러한 실적은 할부금융·리스 취급액을 줄인 데서 기인한다. 할부금융 취급액은  2020년 6571억원에서 지난해 4165억원, 리스 취급액은 같은 기간 3386억원에서 2247억원으로 줄었다. 팩토링 취급액도 같은 기간 40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김 사장은 카드사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을 꾸준히 끌어올렸다. 신용판매수익은 지난 2020년 1조7440억원에서 지난해 2조1407억원으로 올랐다. 이러한 수익은 개인·법인 회원이 2020년 1167만명에서 지난해 1261만명으로 확대된 데서 기인한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카드는 높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019년 3441억원, 2020년 3987억원, 2021년 5511억원, 2022년 6222억원이다. 김대환 사장은 최대 실적을 달성한 점을 인정받아 2021년 12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다.

김대환 사장 체제 아래 가장 큰 삼성카드의 변화는 'iD 카드' 출시다. iD카드는 지난 2021년 삼성카드가 10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 브랜드로 '빅데이터' 활용이 핵심이다. 소비자 맞춤형 혜택을 제공해 인기를 끌었다.

iD카드는 생활요금·온라인·교통·교육비 등 다양한 소비 분야를 다루면서도 iD라는 브랜드는 유지해 삼성카드만의 고유 개성을 살렸다. 김 대표는 iD카드 출시 당시 고객의 관점에서 고객의 취향에 맞게 브랜드를 바꾸는 방향을 고민했으며 삼성카드만의 '인공지능(AI) 큐레이션 마케팅'을 도입했다.

김 사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힘썼다. 지난 2020년 지속가능경영위원회와 ESG사무국을 출시했고 매년 ESG 보고서를 발행하고 있다. 그 결과 KCGS(한국 ESG 기준원) 기준 삼성카드의 ESG 등급은 2020년 B에서 2021년 A+로 상향됐으며 특히 환경 부문은 D에서 A+로 올라 눈길을 끌었다.

◆ 소비자 혜택은 ‘싹둑’… 임직원 연봉은 업계·그룹 내 톱 수준 올려

카드사들은 지난해 고금리 여파에 시달렸다. 조달금리 상승으로 인한 비용 부담에 직면하면서 무이자 할부 등 각종 소비자 혜택을 축소했다. 

특히 삼성카드는 고객 서비스 축소의 이득을 많이 봤다. 지난해 기준 카드 할부 수수료 수익은 삼성카드가 6834억원으로 1위다. 2위인 신한카드는 4419억원으로 2000억원 넘게 차이난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11월에 이어 지난달 자동차보험·쇼핑몰 등 무이자 할부 혜택을 축소·폐지했다. 

그 결과 삼성카드는 높은 민원 건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무이자 할부 혜택이 축소된 지난해 4분기 기준 전 분기보다 127% 늘었으며 이는 카드사 7개 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아울러 삼성카드의 임직원 평균 보수가 업계에서 가장 높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시 한번 빈축을 샀다. 김대환 사장의 연봉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커머셜 부회장 겸직)을 제외하면 카드사 사장 중 가장 높고, 삼성카드 임직원 연봉은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중 가장 많다. 지난 2월에는 임직원들에게 연봉의 50%를 성과급으로 지급해 눈총을 사기도 했다.

(왼쪽부터)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신희부 NICE평가정보 대표,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 차인혁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 김혜주 롯데멤버스 대표가 지난달 18일 서울 중구 삼성카드 본사에서 '데이터 얼라이언스'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카드
(왼쪽부터)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신희부 NICE평가정보 대표,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 차인혁 CJ올리브네트웍스 대표, 김혜주 롯데멤버스 대표가 지난달 18일 서울 중구 삼성카드 본사에서 '데이터 얼라이언스'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카드

◆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 행보 본격화… 수익성 악화 극복할까?

김 사장이 취임할 당시인 지난 2020년, 삼성카드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대주주인 삼성생명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경고를 받으며 1년 신사업 제한이 걸렸다. 삼성카드는 제한이 풀린 지난해부터 차근차근 데이터 사업의 길을 닦아 나가는 중이다. 지난달 마이데이터 예비인가를 받았고 데이터전문기관 예비인가도 지난해 승인됐다. 

물론 그동안 iD카드와 빅데이터 마케팅 플랫폼 '링크' 등으로 데이터 사업을 이어왔지만 앞으로 본격적인 수익화에 나서게 되는 셈이다. 삼성카드는 지난달 CJ올리브네트웍스, 네이버클라우드, NICE평가정보, 롯데멤버스와 '데이터 얼라이언스'를 맺으며 데이터 상품 기획·판매 등을 이어가겠다고 공표했다.

다만 카드사 수익 전망이 녹록치 않아 삼성카드도 어려운 길을 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로 외부 활동이 늘어났지만 고물가·고금리·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며 자금 조달 부담은 해소되지 않았다. 삼성카드는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9.5% 감소한 당기순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들여오는 등 카드업계도 본업에만 집중해선 뒤처지는 '무한 경쟁 시대'가 찾아왔다. 이러한 가운데 김대환 사장이 어두운 전망을 뒤집을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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