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월드] 국내외로 불안한 정세 속에 리더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고금리·원자잿값 상승 등의 직격탄에 우리 경제가 벼랑 끝에 서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많은 임직원들의 수장인 CEO는 혜안을 갖고 회사의 미래를 열어나갈 사업과 업계에서의 포지션을 신중히 택해야 한다. 이에 비즈월드가 [CEO+]를 통해 각 산업의 최전선에서 우리 경제를 이끄는 CEO들을 조명한다.  [편집자 주]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 사진=삼성화재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 사진=삼성화재

◆ 홍원학 사장은?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은 1964년생, 서울 출신으로 용산공고와 고려대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했다. 

홍 사장은 1990년 삼성생명 공채로 입사해 삼성전자 경영전략팀 상무, 삼성생명 인사팀장·전략영업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2020년 12월 삼성화재 자동차보험본부장직을 맡았다. 2021년 12월 리더십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CEO)으로 내정된다.

당시 홍원학 사장 선임을 두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뉴 삼성' 비전의 일환이라는 평이 나왔다. 전임 최영무 사장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는 등 성과를 냈지만 교체인사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홍 사장은 지난해 17억64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급여 6억4100만원, 상여금 9억4600만원 합산이다. 2024년 3월까지 임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 디지털 '전면 개혁' 드라이브… '역대 최대 실적' 이끌어 

홍원학 사장은 영업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영업통'이다. 지난 2018년 삼성생명 전략영업본부장을 맡아 독립대리점·홈쇼핑·사이버마케팅(CM) 등 영업 전반을 진두지휘한 이력이 있다. 특화영업부와 FC(보험설계사)영업부에서도 활약했다. 2020년 12월에는 삼성화재 자동차보험본부장(부사장)직을 맡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람들의 이동이 줄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덩달아 감소하는 행운(?)도 얻었다. 손해율은 2020년 86.1%에서 2021년 82.0%로 4.1%포인트(p)나 줄었다. 

홍 사장은 삼성화재 사장직을 맡은 후 '고객·임직원 만족'과 '디지털화' '해외 사업'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디지털 분야에서 홍 사장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삼성화재는 다이렉트 채널 '착'과 삼성금융 공동브랜드 '모니모', 건강증진 서비스 '애니핏' 등 온라인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삼성화재는 홍 사장 주도 아래 다이렉트 착 채널 상품을 확장했다. 홀인원 축하 비용 보장 '다이렉트 스크린홀인원보험'과 인터넷 범죄 예방 '사이버사고 보상보험', 주행거리를 연동한 보험료 측정 '온오프 미니운전자보험' 등을 출시했다. 지난 3월에는 다이렉트 착 내 '비대면 대출·보험금 청구 서비스'를 오픈해 소비자 편의성을 높였다.

삼성금융 통합앱 모니모 채널 확장 작업도 이어졌다. 지난해 5월 자전거 위험을 보장하는 '미니자전거보험'을 출시했으며 지난해 12월 질병·상해 보험금청구와 대출 작업 등 일부 삼성화재 모바일 앱 서비스를 모니모로 옮겼다. 

홍원학 사장은 지난해 11월 건강증진 서비스 애니핏을 개선한 '애니핏 플러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애니핏 플러스는 세브란스병원 의료진과 연계한 인공지능 건강 관리와 발병위험도 안내, 운동 미션 등으로 구성돼 고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홍 사장은 신규 디지털 플랫폼·서비스도 연이어 오픈했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펫 커뮤니티 '오모오모'는 반려인들과 예비 반려인들을 위한 정보 공유 커뮤니티다. 지난달에는 구독형 뉴스레터 '어킵(a:keep)'을 출시했다. 어킵은 일상생활에 팁이 될 실용적인 정보로 구성된 점이 특징이다. 신규 출시한 두 서비스는 보험을 직접 다루지 않는다. 삼성화재는 고객과 브랜드 유대감을 쌓아가는 의미에서 비보험 서비스를 출시했다는 입장이다.

디지털화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다이렉트 착 대표 보험인 자동차보험은 지난해 기준 90%에 달하는 재가입률을 보유하고 있다. 다이렉트 앱에서 선보인 '착!한생활시리즈'는 출시 1년 만에 가입자 80만명을 돌파했다. 또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삼성화재 CM 채널 원수보험료는 2조34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늘었다.

홍 사장은 해외 사업에도 공들였다. 삼성화재는 인도네시아, 미국, 베트남, 중국, 영국,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등에 법인을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삼성화재는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텐센트와의 합작 법인 설립 승인을 받았다. 신규 경영진과 이사회 등 양사 공동 경영체제로 전환하고 있으며 온라인 개인보험 시장 공략을 목표로 삼았다.

홍원학 사장은 지난해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중·일 손해보험 3사 최고경영자 교류 행사'에 참여하는 등 현장 행보도 이어갔다. 해당 행사에서는 동아시아 보험시장 발전과 공동 사업 전개 등을 논의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일반보험부문 산하 '글로벌전략팀'도 신설해 본격 글로벌 행보를 알렸다. 지난해 삼성화재 해외법인 총 수입보험료는 2929억원으로 전년 동기(4243억원) 대비 30% 하락했다. 이는 중국법인 지분율 조정 과정 중 실적 제외로 인한 '착시현상'으로 중국법인 이외 실적 합계는 전년(2639억원) 대비 10.9% 증가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141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5% 증가한 수치다. 세전이익과 원수보험료도 전년 대비 각각 4.3%, 1.8% 늘었다. 이러한 실적은 디지털·해외법인 성장과 실손의료보험·암보험·자동차보험 손해율 감소 등에서 비롯됐다. 전임 최영무 사장이 2021년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다음연도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컸는데 홍원학 사장이 이를 리더십과 실행력으로 돌파한 셈이다.

◆ 노-노 갈등 진행형… 설계사 인사고과에 삼성카드 판매 실적 반영해 반발도

삼성화재는 끊임 없는 노사 갈등을 겪고 있다. 홍원학 사장은 취임 직후인 2021년 12월 '임금 협상 문제'와 '평사원협의회노조·삼성화재노조 간 노-노 갈등' 등 과제를 안게 됐다. 임금 협상 문제는 회사 측 제안으로 해결됐지만 노-노 갈등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2월 법원은 평사원협의회노조 노조설립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판결했지만 삼성화재노조는 이에 불복해 항소를 예고했다.

삼성화재와 설계사 간의 갈등도 불거졌다. 지난해 9월 삼성화재 소속 설계사들은 계열사인 삼성카드 판매 부수업무로 업무과중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삼성화재가 삼성카드 판매 실적을 인사 고과에 포함시켰을뿐만 아니라 수수료율·수익도 미미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삼성화재는 당사 영업마케팅 전략의 일원이며 장기보험 연계 판매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월에는 설계사 노조가 단체교섭을 시도했지만 홍원학 사장이 불참하면서 신경전이 심화된 바 있다.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이 지난 1월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71주년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화재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이 지난 1월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71주년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화재

◆ ESG 확대 등 새로운 길 개척… 혁신 기반 '흑자경영' 이어간다

홍원학 삼성화재 사장은 지난 1월 창립 71주년을 맞아 '보험을 넘어, 미래가 되다'라는 새 비전을 선포했다. 이어 삼성화재의 미래를 '생활서비스 기업', '글로벌 금융기업', '디지털 기반 선도기술 기업'으로 재정의했다. 주주총회와 신년사에서는 영업부문별 전략도 소개했다. 신계약 기반 장기보험 성장과 우량계약 중심 자동차보험 매출 성장, 프로세스 혁신 기반 흑자경영을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홍 사장은 모니모와 다이렉트착 연계 마케팅 등 기존 디지털 사업을 기반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대 등 새로운 길로 나아간다는 입장이다. 2023년 보험 시장은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과 경제 침체 위기,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불투명한 상황이다. 코로나 거리두기 해제로 손해율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타 보험사들이 1위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홍원학 사장이 지난해 보여준 뛰어난 실적을 올해도 이어 나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비즈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