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월드] 국내외로 불안한 정세 속에 리더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고금리·원자잿값 상승 등의 직격탄에 우리 경제가 벼랑 끝에 서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많은 임직원들의 수장인 CEO는 혜안을 갖고 회사의 미래를 열어나갈 사업과 업계에서의 포지션을 신중히 택해야 한다. 이에 비즈월드는 [CEO+]를 통해 각 산업의 최전선에서 우리 경제를 이끄는 CEO들을 조명한다.  [편집자 주]

신영섭 JW중외제약 대표.
신영섭 JW중외제약 대표.

◆ 신영섭 대표는?

1963년생으로 중앙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JW중외제약에 입사해 30년 넘게 몸 담으며 영업과 마케팅에서 경력을 쌓은 골수 '중외맨'이다.

신 대표는 2014년 JW중외제약 영업부문 총괄 의약사업본부장을 역임했고 2017년에는 한성권 전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에 올랐다. 이듬해인 2018년에는 전재광 전 대표와 JW중외제약을 이끌었고 2019년 잠시 단독 대표로 있다 이성열 전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지난해 3월 이 전 대표가 JW중외제약 계열사로 떠나면서 단독 대표로 복귀했으며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되며 현재까지 회사를 진두지휘 중이다. 

30여년간 JW중외제약에서 활약한 경험으로 수액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가며 영업 전문가로서의 면모로 전문의약품 매출까지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 '신영섭 표' JW중외 체질 개선으로 사상 최대 실적까지

신영섭 체제 아래 JW중외제약은 성장 가도를 달려왔다. 신 대표는 지난 2016년 연결기준 4675억원이었던 매출을 취임 첫해인 2017년 5029억원으로 끌어올렸고 2021년 6066억원, 지난해에는 6844억원을 달성시키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시켰다.

영업이익은 2019년 190억원의 적자를 보기도 했지만 이듬해인 2020년 적자폭을 13억원으로 줄였고 2021년 33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 지난해에는 644억원까지 끌어올리며 매출과 같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JW중외제약의 이 같은 성장은 신 대표가 추진해온 체질 개선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신 대표는 그동안 수액제에 쏠려있던 수익구조를 원외처방의약품(전문의약품)까지 강화했다. JW중외제약은 오랫동안 수액제 등 기초 필수의약품 부문에서 강세를 보여온 기업이다. 그러나 수액제는 단가가 낮으며 마진률이 좋지 않아 기업의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진 않는다. 

이에 신 대표는 선임 당시 기존 강점이었던 수액제 부문의 선두를 꾸준히 지키면서도 원외처방 비중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기존 매출에서 원내처방과 원외처방이 차지하는 비중이 7대 3이었다면 6대 4 정도로 조정한 후 장기적으로는 비슷하게 균형을 맞춰간다는 계획이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신 대표는 가장 먼저 고지혈증 치료제인 '리바로'를 앞세워 원외처방 비중을 늘려갔다.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의약품인만큼 원외처방 매출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원외처방 관련 영업인력도 80여 명에서 130여 명 수준으로 늘리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영업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 

결국 신 대표는 취임 첫 해인 2017년 원외처방 매출 1778억원을 내며 전년 대비 200억원 이상 늘리는데 성공했다. 2018년 원외처방 매출은 7% 이상 증가했고 2019년에도 원외처방 매출이 2018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리바로의 경우 지난해 연매출 1146억원을 기록하는 등 꾸준히 JW중외제약의 원외처방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 외에도 피타바스타틴 기반 복합성분 개량신약 ‘리바로젯’, 경장영양수액제 ‘엔커버’, 고용량 철분주사제 ‘페린젝트’,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악템라’,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 등을 발굴해 회사 매출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2017년 국내 판권을 사들인 로슈의 자회사 주가이제약이 개발한 헴리브라의 경우 이달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만 1세 이상의 비항체 중증 A형 혈우병 환자까지 확대 적용되기 시작했다. 올해 매출이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품목이다.

취임 당시의 약속대로 '수액 명가' 아성도 놓치지 않았다.

JW중외제약의 일반·영양 수액부문 매출은 2019년에 1867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20년 1830억원으로 줄었지만 2021년 1912억원으로 반등, 지난해에는 2170억원을 기록했다.

신약 개발사로 거듭나기 위한 R&D(연구개발) 역량 강화 움직임도 활발히 전개했다.

앞서 언급한 '리바로젯', ‘페린젝트’, '악템라' 등 해외에서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을 도입해 자체적 역량으로 의약품 개발을 완료하고 판권을 갖는 ‘라이선스인’ 전략을 꾀했고 그를 통해 얻은 수익으로 연구개발비를 지속적으로 늘려온 것.

JW중외제약의 연구개발비는 2018년 344억원에서 2019년 407억원, 2020년 506억원, 2021년 506억원, 지난해 611억원으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특히 2019년과 2020년에는 영업손실이 발생했음에도 오히려 연구개발비를 전년보다 늘렸다. 

현재 신 대표는 'R&D 중심 경영체제'로의 전환을 선포한 상태다. 이에 따라 JW중외제약은 그간 축적해 온 연구기술을 원동력으로 Wnt, STAT 등 5가지 타깃 중심의 암‧면역질환‧재생의학 분야 혁신신약(First-in-classs)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 리베이트 건 검찰 송치, 경장영양제 피딩줄 유료화 등으로 ‘도마 위’

신 대표가 수장으로 있던 지난 2020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년 1개월 간의 수사 끝에 JW중외제약을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는 2018년 감사원 통보에 따라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이 진행한 것으로 감사원은 서울지방국세청이 지난 2015년부터 2017년 사이 종결한 제약사에 대한 법인 통합조사 4건과 병원 대표자에 대한 개인 통합조사 등을 검토, 그 결과를 2018년 9월 발표하고 식약처에 리베이트 의혹을 확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    

당시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은 의료장비를 임차해 거래처인 병원 등에 무상 또는 저가로 임대함으로써 시가와 차액만큼 36억4600만원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혐의를 받았다. 

해당 리베이트 건은 당시 식약처장이었던 이의경 처장과의 관계으로 인해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 전 처장은 지난 2016년 3월 18일부터 JW중외제약 사외이사를 맡아오다 2019년 3월 식약처장에 임명되자 사외이사를 사퇴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경장영양제 피딩줄 유료화와 관련해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JW중외제약(앤커버액)을 포함한 일부 경장영양제 공급업체는 지난해 7월 식약처의 2등급 의료기기 공급내역 보고 의무화 시행에 따라 피딩줄을 유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환자들의 강한 반발을 사며 논란이 일었다.

경장영양재 피딩줄은 뇌질환·암 환자 등 구강 음식섭취가 힘든 환자들의 코·장을 연결, 영양분(경장영양제) 섭취를 돕는 의료기기다. 

이 때문에 신 대표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요구를 받았다. 다만 JW중외제약이 국감 출석일 직전 피딩줄 유료화 방침을 철회하면서 출석요구 역시 철회됐다.

◆ R&D 집결한 신사옥 이전 시작…'과천서 '혁신신약' 결실 맺을까?

최근 몇 년간 신영섭표 JW중외제약은 신약 개발이란 오랜 염원을 이루기 위해 다수의 파이프라인 확보에 힘써왔다. 다만 아직 임상 단계를 모두 마무리하거나 상용화에 성공한 실질적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이런 JW중외제약이 신약개발의 결실을 맺겠다는 포부를 안고 최근 경기도 과천지식정보타운으로 이전을 시작했다. JW그룹의 연구조직을 한 곳에 모은 통합 R&D센터에 역량을 집결시키고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으로 임상성공 가능성을 높여 성과 도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근에는 본점 소재지를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에서 경기 과천시로 변경했다.

1200억원 정도가 투입된 JW그룹 과천 신사옥은 지상 11층, 지하 4층 등 연면적 3만5524㎡ 규모로 지어졌다. 컨소시엄 형태가 아닌 건물 전체를 JW그룹이 사옥으로 사용할 예정으로 이달 말까지 연구센터, 연구소, 관리 부문 등이 순차적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과천 신사옥에는 JW중외제약의 신약·제제·원료 연구센터뿐 아니라 연구 법인인 C&C신약연구소가 입주한다. JW신약의 연구 법인 JW크레아젠, JW생명과학 HP연구센터와 자회사 JW바이오사이언스도 이전할 계획이다.

JW중외제약은 2012년에도 경기도 화성시와 서울 가산동 등으로 흩어져 있던 R&D센터를 서초동 본사로 모아 경쟁력 강화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상위 제약사 중 R&D센터를 서울 본사 내에 둔 사례는 JW중외제약이 처음이었다. 

이번에도 R&D 인력과 인프라를 한 곳에 모은 통합 센터를 과천 신사옥에 마련해 그룹 차원의 R&D 시스템을 또 한 번 강화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JW1061’, 통풍 치료제 ‘에파미뉴라드(URC102)’, STAT3 표적 항암제 ‘JW2286’ 등 JW중외제약의 주요 신약 파이프라인도 개발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번 과천 이전을 통한 JW그룹의 R&D 융복합 시너지가 JW중외제약에 혁신 신약 개발의 꿈을 안겨줄지 기대된다. 

[비즈월드=김미진 기자 / kmj44@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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