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월드] 국내외로 불안한 정세 속에 리더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고금리·원자잿값 상승 등의 직격탄을 맞은 우리 경제가 벼랑 끝에 서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많은 임직원의 수장인 CEO는 혜안을 갖고 회사의 미래를 열어나갈 사업과 업계에서의 포지션을 신중히 택해야 한다. 이에 비즈월드가 [CEO+]를 통해 각 산업의 최전선에서 우리 경제를 이끄는 CEO들을 조명한다.  [편집자 주]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사진=대우건설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사진=대우건설

◆ 백정완 대표는?

백정완은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다. 중흥그룹에 인수된 회사의 수익성을 개선하며 ‘건설 명가’ 재건에 나선다.

1963년 8월 7일 경기 연천군에서 태어났다. 1981년 서울 신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5년 한양대학교에서 건축공학과 학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대우건설에 입사했다. 1985년부터 현재까지 대우건설에서만 일했다.

건축기술부에서 근무를 시작해 ▲리비아 A4-6현장 ▲창동대우아파트현장 ▲주택기술부 ▲주택품질보증팀 ▲화곡주공시범아파트재건축현장 ▲서교동푸르지오현장 현장소장 ▲서교동미래사랑현장 현장소장 ▲주택CM기술팀 팀장 ▲은평뉴타운3지구C공구아파트현장 현장소장 ▲세종시푸르지오현장 현장소장 ▲주택사업본부 담당임원 ▲주택사업본부 본부장 ▲리스크관리본부 본부장 ▲주택건축사업본부 본부장 등을 거쳤다.

지난해 2월 입사 37년 만에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에 임명됐다. 당시 인수 관련 갈등을 겪던 대우건설 노조와 중흥그룹의 갈등을 중재했다. 대우건설은 독립경영 보장과 임직원 처우 개선 등을 보장받게 됐다.

지난해 보수로 5억800만원을 수령했다.

◆ 지난해 영업이익 7600억원 ‘사상 최대’… 포트폴리오 다변화 성과

백정완 대표가 이끈 대우건설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인 7600억원을 기록하며 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각종 악재로 대부분의 건설사가 휘청였던 가운데 낸 성과라 더욱 주목됐다.

대우건설의 2022년 경영실적은 ▲매출 10조4192억원 ▲영업이익 7600억원 ▲당기순이익 5080억원 등이다.

신사업·해외사업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회사의 성장을 견인했다. 토목사업부문 이라크 알 포 PJ, 플랜트사업부문 나이지리아 LNG Train7 PJ가 본격화되며 매출이 늘었다.

매출을 보면 사업부문별로 ▲주택건축사업부문 6조3590억원 ▲토목사업부문 1조8973억원 ▲플랜트사업부문 1조4460억원 ▲베트남 하노이 THT 개발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는 연결종속기업 7169억원 등이다.

지난해 주택사업에만 치중했던 대부분의 건설사는 수익성이 떨어졌다. 신사업·해외사업에서 재미를 본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 등의 건설사만 호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올해는 토목·플랜트 등 대형 현장과 분양률이 높은 사업을 중심으로 호성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 도시정비·해외 건설시장서 경쟁력 ‘입증’

백정완호 대우건설은 도시정비 시장과 해외 건설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도시정비사업과 관련해 지난해 5조2763억원을 수주하며 회사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지난해 롯데건설과 맞붙은 한남2구역(7908억원)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을 내세우며 수주전 승리를 이끌었다. 대우건설은 써밋을 내세운 수주전에서 모두 승리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해외 건설시장과 관련해서는 올해 수주 목표인 1조8000억원을 1분기가 채 가기 전에 대부분 달성했다. 리비아에서 1조원 규모의 발전 공사를 수주하고 나이지리아에서 7255억원 규모의 정유시설 긴급 보수 공사를 수주했다.

앞으로 중동 산유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 수주에도 적극 나서며 수주를 늘린다. 이와 관련 백정완 대표는 최근 이라크에서의 건설사업 수주 확대를 위해 현지에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과 세일즈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올 1월 토목사업에서 1조원(GTX-B 노선 7700억원·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 4공구 1620억원·이천마장물류단지 조성공사 889억원)이 넘는 수주고를 올리며 비주택부문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하기도 했다. 대우건설의 올해 토목분야 수주 목표는 1조8000억원이었다. 1월에만 50% 이상 달성했다.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왼쪽)과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이라크 알포 현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백정완 대우건설 사장(왼쪽)과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이라크 알포 현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 수주전 출혈경쟁·아파트 시공권 포기로 400억대 손실 보며 시장 불안감 키워

백정완호 대우건설은 지난해 한남2구역 수주전 출혈경쟁과 아파트 시공권 포기로 시장에 불안감을 키웠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출혈경쟁 관련, 최대의 서울 재개발 정비사업인 한남2구역을 품었지만 수주 과정에서 과도한 출혈경쟁으로 인해 ‘승자의 덫’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조합의 선택을 받기 위해 롯데건설과 치열한 수주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역대급 사업 조건을 내걸며 출혈경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당시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 경기침체 상황에서 양사가 수주를 위해 걸었던 조건은 무리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라며 “승리를 위해 과도한 비용을 치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고도제한 완화도 숙제다. 대우건설은 한남2구역 수주권을 따내려 90m인 서울시 고도 제한을 118m까지 완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 약속이 불투명해지면서 조합도 내홍이다. 계약 해지와 지침 철회로 의견이 분분하다.

이밖에 ▲사업비 전체 책임 조달 ▲이주비 LTV 150% ▲최저 이주비 가구당 10억원 ▲이주비 상환 1년 유예 ▲아파트·조경 모두 10년 하자보증 등 정비업계에서 볼 수 없던 역대급 사업 조건이 회사의 손해를 감수하고 무리한 공약을 내건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다.

대우건설이 한남2구역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역대급 공약을 내건 만큼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사진은 한남써밋 투시도.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이 한남2구역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역대급 공약을 내건 만큼 풀어야 할 과제도 많다. 사진은 한남써밋 투시도. 사진=대우건설

또 아파트 시공권 포기로 시장에 불안감을 키웠다는 논란도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1월 울산 아파트 개발사업 시공권을 포기하고 440억원을 상환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당장 440억원 손해보다 사업을 추진하며 발생할 손실이 더 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대우건설의 선택은 건설사·금융사의 불안한 눈길을 받았다. 앞으로 수익성이 사업 검토 때보다 떨어지는 경우가 생기면 건설사가 돈을 주고 사업에서 손을 떼버리는 경우가 일반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런 일이 일반화되면 사업도 훼손되고 건설사·금융사 모두 사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 백정완 “제2의 리먼 사태 예고…신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 리스크 관리로 극복”

백정완 대표는 올해 시장 분위기가 ‘제2의 리먼 사태’에 준하는 심각한 위기를 예고한다고 내다봤다.

어려움 극복을 위한 3가지로 ▲유동성 리스크 관리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운영 ▲신성장 동력 발굴 등을 꼽았다.

원자력 사업도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대우건설은 원자력 발전소 설계·시공·개선·폐기물처리·해체 전 과정에 대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체코·폴란드 신규 원전 사업을 위한 한국수력원자력의 ‘팀코리아’에 건설 담당으로 참여하고 있다.

ESG 중 지배구조 강화를 위해 이사회 구성과 운영에 변화를 줬다. 국내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여성이사를 2명 이상 선임했다. 운영과 관련해서는 소집 절차 개선과 함께 보상위원회를 신설했다.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의 품격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지속한다. 최근 거주자에게 삶의 영감을 주는 집 ‘푸르지오 에디션 2023’을 발표했다.

UAM(도심항공교통) 해외진출에도 나선다.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협력한다.

지난해 11월에는 해외사업 확장을 위해 해외사업단을 신설했다.

올해 경영 목표는 매출 10조9000억원, 신규 수주 12조3000억원이다.

중흥그룹과 인수를 마치고 ‘건설 명가’ 재건의 땅을 다지는 백정완호 대우건설.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비즈월드=나영찬 기자 / na@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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