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매출 늘어도 영업이익 떨어지며 실속 못 챙겨
삼성물산·대우건설 등 새해 신사업 발표로 활로 모색

수소 관련 이미지. 사진=대우건설
수소 관련 이미지. 사진=대우건설

[비즈월드] 국내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대형·중견 가리지 않고 크게 추락한 가운데 새해도 신사업으로 활로를 열 전략을 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업 수익성은 PF 사태와 고금리,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추락한 상태다.

지난 2022년도 건설업계가 힘들다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2023년은 그보다 더 악화했다. 건설업 호황 시절 1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던 것과 달리 지난해 5%대에 머무르며 수익성이 절반 이상으로 추락했다.

실제 업계 1위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의 영업이익률은 2022년 6%에서 지난해 5.3%로 쪼그라들었다. 이 밖에 현대건설(2.7%→2.6%), 대우건설(7.3%→5.7%) 등 다른 회사들도 영업이익률이 줄줄이 감소세다.

건설사업 수익성이 해마다 움츠러드는 상황에서 건설사들은 앞으로의 활로를 신사업에서 열어갈 전략을 짰다. 새해 추진할 신사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액침냉각 시스템에 서버를 담그는 모습. 사진=삼성물산 건설부문
액침냉각 시스템에 서버를 담그는 모습. 사진=삼성물산 건설부문

삼성물산은 자체 개발한 ‘데이터센터 차세대 냉각시스템’을 통해 데이터센터 시장 주도권을 확고히 하겠다고 14일 밝혔다. 이 기술은 삼성물산이 국내 냉각기술 전문기업인 데이터빈과 협업해 탄생했다.

액침냉각 방식으로 전기가 통하지 않는 비전도성 액체에 서버를 직접 담가 열을 식힌다. 공기나 물로 열을 식히는 것보다 냉각 효율이 높다. 이 기술은 기존 공랭식보다 전력 소비가 8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전력효율지수는 1.02(1에 가까울수록 높음)를 기록해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삼성물산은 이번 기술로 글로벌 표준 OCP(Open Compute Project, 글로벌 관련 기업이 정립한 데이터센터 표준)에 부합하는 결과를 확보하며 상용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데이터센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이번 기술을 국내외에서 특허 출원 중으로 1건은 국내 등록을 완료했다.

대우건설은 에너지 분야 신사업을 추진하며 수익성 도약의 기반을 마련한다.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은 에너지 분야 신사업을 추진하며 수익성 도약의 기반을 마련한다.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은 에너지 분야 신사업을 추진하며 수익성 도약의 기반을 마련한다. ‘에너지 분야 토털솔루션 기업’을 꿈꾸며 기존 추진 중인 육·해상 풍력발전, 연료전지발전에 더해 새해부턴 그린수소·암모니아 관련 프로젝트 발굴에 나선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그린수소·암모니아 관련 미래산업 시장을 선점하고 회사의 중장기 수익원으로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2022년 플랜트사업본부에 신에너지개발팀과 클린가스사업팀을 신설하고 이 분야 그린 디벨로퍼로 발돋움하기 위한 발판을 깔았다.

앞으로 신재생 자원이 풍부한 호주·중동·아프리카 등에서 그린수소·암모니아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 사업 핵심 방향은 수소 산업 전체 밸류체인으로 통하는 생산→전환→운송→활용 등 전반에 대한 사업개발과 투자다.

이 밖에 GS건설은 지난 1월 준공한 데이터센터인 ‘에포크 안양 센터’를 내세우며 데이터센터 사업 입지를 강화했고 SK에코플랜트는 같은 달 19.8㎿ 규모 ‘화성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 주주협약 체결로 신사업 분야가 순항하고 있다고 밝혔다.

쌍용건설의 아이티 태양광 공사 위치도. 위치도=쌍용건설
쌍용건설의 아이티 태양광 공사 위치도. 위치도=쌍용건설

대형 건설사뿐 아니라 중견 건설사들도 신사업 진출에 적극적이다.

쌍용건설은 지난 1월 아이티에서 태양광 사업을 수주하며 중남미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아이티 정부가 발주한 5700만 달러 규모 ‘아이티 태양광 발전 설비와 ESS설비 건설 공사 및 운영 사업’을 수주했다.

같은 달 두산건설은 ‘하동 연료전지 발전사업’의 건설사업자로 주주협약을 체결했다. 경남 하동군 대송산단에 발전용량 19.8㎿ 규모의 연료전지 발전소를 짓는다. 사업비 1162억원, 공사비 951억원 규모다.

금호건설은 회사가 자체 개발한 음식물쓰레기·가축분뇨 바이오가스화 기술인 ‘KH-ABC’를 통해 신사업 선점을 위한 촉각을 세우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존 먹거리였던 건설사업 수익성이 크게 추락한 뒤로 신사업 분야에 진출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며 “대내외적으로 불안한 환경이 계속되는 만큼 새 사업에 뛰어드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비즈월드=나영찬 기자 / na@bizwnews.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비즈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