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대우건설·포스코이앤씨서 장비 도입 경쟁
사업 판도 바꿀 선박 도입으로 선도적 입지 다져

현대건설이 국내 건설사 최초로 띄운 해상풍력 전용 선박인 현대프론티어호.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이 국내 건설사 최초로 띄운 해상풍력 전용 선박인 현대프론티어호. 사진=현대건설

[비즈월드] 건설사들이 바다로 떠나기 위한 배를 준비한다. 해상풍력 사업의 판도를 바꿀 ‘해상풍력 전용 선박’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

해상풍력은 항상 바람이 부는 먼바다에서 안정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에 재생에너지 사업에서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건설사들은 새 먹거리로 삼은 해상풍력 사업에서 선도적 입지를 다지기 위해 전용 선박이라는 장비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현대건설이 국내 건설사 최초로 해상풍력 전용 선박을 운용하고 있고 대우건설·포스코이앤씨가 선박 도입을 위한 밑 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국내 최초로 해상풍력 전용 선박을 확보한 건설사다. 해상풍력 전용 선박을 통해 탄소중립 에너지 사업의 가속 페달을 밟는다. 지난해 6월 100%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 현대스틸산업을 통해 해상풍력 게임 체인저 ‘현대프론티어호’를 경남 통영시 앞바다에 띄웠다.

현대프론티어호는 첨단 시스템을 갖춘 해상풍력 전용 선박이다. 길이 85m, 폭 41m, 높이 6.5m, 1만4000톤급이다. 바다 위에서 해상풍력 터빈 인양·운반·설치까지 한 번에 가능하다. 해상풍력 기자재 설치 안정성이 확보되고 시간·비용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기능을 자세히 살펴보면 유속과 파고의 영향이 큰 해상에서 정확한 위치를 유지하는 ‘다이나믹 포지션 시스템(Dynamic Position System)’, 수면 위로 선체를 들어 올려 고정하는 ‘재킹 시스템(Jacking System)’을 갖춰 모든 해저지형에서 작업이 가능하다.

1200t(톤)의 선박 일체형 크레인을 탑재해 10㎿ 규모의 고성능 터빈을 설치할 수 있다. 최대 100m까지 연장 가능한 지지 구조와 121m의 붐대를 통해 해수면으로부터 130m 높이의 터빈도 안전하게 설치할 수 있다.

현대프론티어호는 지난해 7월 제주도 한림해상풍력발전단지(100㎿급) 터빈 공사에 투입돼 해상풍력 현장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대우건설이 도입을 추진하는 강항핑 5호.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이 도입을 추진하는 강항핑 5호.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은 미래 신성장 분야로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중국 국영기업인 CCCC Tianjin Dredging China와 지난달 31일 해상풍력 주기기 설치 전용 선박 ‘강항핑 5호’의 국내 독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강항핑 5호는 CCCC Tianjin Dredging China가 건조 중인 해상풍력 전용 선박이다. 길이 133m, 폭 50m, 높이 11m의 3만톤급 자항식 선박이다. 바다 위에서 15㎿급 해상풍력 터빈·블레이드·타워를 인양·운반·설치까지 한 번에 가능하다. 현대프론티어호처럼 다이나믹 포지션 시스템과 재킹 시스템이 탑재돼 모든 해저지형에서 작업이 가능하다.

강항핑 5호는 오는 12월 진수될 예정이다. 협약에 따라 대우건설은 앞으로 5년간 국내 독점 사용권을 확보하게 됐다.

(왼쪽부터) 김용규 남성해운 대표, 온상웅 포스코이앤씨 인프라사업본부장, 박상준 HA-Energy 대표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포스코이앤씨
(왼쪽부터) 김용규 남성해운 대표, 온상웅 포스코이앤씨 인프라사업본부장, 박상준 HA-Energy 대표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포스코이앤씨

포스코이앤씨도 대형 해상풍력 사업을 위한 전용 선박 확보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남성해운, HA-Energy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남성해운은 해상풍력 기자재 운송·설치(T&I) 전용 선박을 건조·운영하고 HA-Energy는 선박 건조를 위한 엔지니어링을 제공한다.

포스코이앤씨는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기업인 에퀴노르와 협력해 울산항에서 70㎞ 떨어진 해수면에 750㎿ 규모의 ‘울산 반딧불이’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해상풍력 전용 선박과 경쟁력 있는 기술을 확보해 국내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에서 운송·설치(T&I) 분야를 선점하며 블루오션을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비즈월드=나영찬 기자 / na@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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