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울산 신축 559가구 모집에 52명 청약
대우건설·DL이앤씨도 대구·울산서 참패…고분양가 원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울산 ‘힐스테이트 문수로 센트럴’ 흥행에 참패했다. 조감도=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이 울산 ‘힐스테이트 문수로 센트럴’ 흥행에 참패했다. 조감도=현대엔지니어링

[비즈월드] 1군 건설사마저 지방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기업 인지도와 프리미엄 브랜드를 앞세워 흥행몰이에 나섰지만 10% 이하 청약률에 머무르며 충격을 주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방 분양 시장에 대해 “안 사고 안 짓는 폐허가 될 가능성까지 있다”고 경고한다.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이 울산광역시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문수로 센트럴(566가구)’은 지난 4~6일 진행한 1·2순위 청약에서 일반분양 559가구 모집에 52명이 청약해 507가구가 미분양됐다. 특별공급 성적도 밑바닥이다. 305가구 모집에 7명이 청약했다.

힐스테이트 문수로 센트럴은 지상 최고 46층에 이르는 초고층 단지다. 566가구 모두 84㎡ 단일 구성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6개월 이후 전매가 가능한 점과 계약금 5%에 중도금 대출 3.8% 고정금리 등으로 분양 부담이 적을 것으로 봤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이 단지의 흥행 실패는 높은 분양가다. 84㎡ 분양가가 8억3900만원~9억2000만원으로 인근 단지보다 약 1~2억원 비싸다. 선호도가 높은 힐스테이트 브랜드도 고분양가로 외면받은 것이다. 분양 관계자는 “입주 시점이 2028년 6월까지 4년 이상 남은 상태라 투자심리가 살아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 사업장에서의 흥행 실패는 연초부터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역시 고분양가다. 브랜드보다 가격, 가성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심리가 강해지고 해마다 오르는 분양가에 수요자들의 피로가 축적되며 신축 단지가 외면받고 있다.

현대건설이 충남 천안시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두정역이 미분양됐다. 조감도=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충남 천안시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두정역이 미분양됐다. 조감도=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최근 충남 천안시에 ‘힐스테이트 두정역(997가구)’을 공급했지만 미분양됐다. 일반분양 945가구 모집에 654명, 특별공급 437가구 모집에 52명만이 청약했다. 이 단지 분양가는 4억9300만원~11억3500만원으로 인근 시세보다 높아 안전 마진을 기대할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또 경쟁률은 높은 편이지만 실제 계약까지 이어질 것인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중흥토건과 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이 광주광역시에 공급한 ‘광주 송암공원 중흥S-클래스 SK VIEW(1575가구)’도 미분양됐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일반분양 1473가구 모집에 1329명, 특별공급 659가구 모집에 102명이 청약하는데 그쳤다. 이 단지 전용 84㎡ 분양가는 4억9900만원~5억5400만원으로 인근 같은 평형 가격인 3억6000만원~4억9000만원 대비 높다.

대우건설이 대구광역시에 공급한 ‘반고개역 푸르지오(240가구)’는 특별공급 114가구 모집에 단 1명이 청약했다. 일반분양도 239가구 모집에 19명만이 접수하는데 불과했다.

DL이앤씨가 울산광역시에 공급한 ‘e편한세상 번영로 리더스포레(192가구)’는 특별공급 107가구 모집에 4명, 일반분양 188가구 모집에 58명만 청약했다. 이 단지들 역시 주변 대비 가격이 비싸다.

서신 더샵 비발디 조감도. 조감도=포스코이앤씨
서신 더샵 비발디 조감도. 조감도=포스코이앤씨

다만 이례적인 사례도 있다. 포스코이앤씨와 HL디앤아이한라 컨소시엄이 전북 전주시에 공급한 ‘서신 더샵 비발디(1225가구)’는 일반분양 644가구 모집에 3만5797이 몰리며 1순위 마감했다. 특별공급은 581가구 모집에 3681명이 몰렸다. 분양가는 3억2500만원~7억4310만원으로 주변보다 저렴했기 때문이다.

현재 분양시장에 대해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시장 물량도 불황 때문에 일정을 미루다가 나왔지만 결국 흥행에 실패하고 있다”며 “결국 고분양가가 미분양의 원인인데 코로나19 이후 발생한 인플레이션으로 자잿값 등이 크게 올라 주택원가율은 90% 이상을 기록하고 있고 건설사의 영업이익률도 2%에 불과해 가격이 떨어질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분양가가 떨어지려면 공사비가 떨어져야 하는데 주택원가율과 건설사 영업이익률만 봐도 떨어질 수가 없다”며 “분양가가 떨어진다기보다 건설사가 사업을 포기해 버리는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월드=나영찬 기자 / na@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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