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이 선망하는 랜드마크 단지 수주로 입지 키우려는 전략
부산 대어 ‘촉진2-1구역’ 두고 삼성물산·포스코이앤씨 격돌
신반포 12차, 여의도 한양아파트 등 알짜지 수주전 심화 예고

(왼쪽부터) 포스코이앤씨, 삼성물산의 부산 촉진2-1구역 조감도. 조감도=각 사
(왼쪽부터) 포스코이앤씨, 삼성물산의 부산 촉진2-1구역 조감도. 조감도=각 사

[비즈월드] 잠잠했던 재건축 수주전에 다시 불이 붙었다. 알짜배기 랜드마크 아파트를 수주하기 위한 건설사 간 경쟁이 심화하는 모양새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격돌한 부산 ‘촉진2-1구역’을 비롯해 올해 서울 압구정·여의도·신반포 등에서 건설사들의 치열한 수주전이 예고된다.

도시정비사업 수주 열기는 한동안 잠잠했다. 원가·금리·인건비가 큰 폭으로 오르자 주택사업 수익성이 떨어지면서다. 이런 이유로 정비사업은 외면받고 선별 수주 경향이 짙어졌다.

실제로 지난해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큰 폭으로 추락했다. 2023년 10대 사의 정비사업 수주액은 20조원대로 2022년 40조원대 대비 반 토막 수준이다.

그러나 랜드마크 단지가 정비사업 시장에 나타나기 시작하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대중이 선망하는 랜드마크 단지를 수주하면 회사의 격이 오르고 앞으로의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이런 배경에 건설사들은 랜드마크 단지에 역대급 조건을 내걸며 출혈 경쟁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삼성물산의 촉진2-1구역 조감도. 조감도=삼성물산
삼성물산의 촉진2-1구역 조감도. 조감도=삼성물산

먼저 사업비 1조 규모인 부산 대어 ‘촉진2-1구역(아파트 1902가구, 오피스텔 99실)’을 두고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격돌했다.

삼성물산은 촉진2-1구역에 래미안의 핵심 역량을 쏟아부어 우리나라 아파트를 대표하는 기념비적 작품으로 선보이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대내외적 자원으로 드림팀을 꾸렸다고 내세웠다.

포스코이앤씨는 삼성물산의 공사비 987만원 대비 약 96만원 낮은 891만원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필수 사업비 전액 무이자까지 제안했다. 회사의 이익을 대폭 낮추고 조합원에게 호응을 사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의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조감도(왼쪽)와 포스코이앤씨의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사진=각 사
현대건설의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조감도(왼쪽)와 포스코이앤씨의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사진=각 사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992가구)’도 다시 시동을 건다. 재건축에 동의하지 않은 롯데마트 부지가 사업지에 포함된 문제로 지난해 10월 시공사 선정 절차가 중단됐지만 최근 매입 합의가 이뤄지면서다.

최근 서울시의 정비계획도 확정된 만큼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수주전도 재개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9월 수주전에서 두 건설사는 파격 조건을 내걸며 수주 경쟁을 펼쳤었다.

현대건설은 소유주의 수익성을 극대화한 하이퍼엔드 주거상품을 제안했다. 동일평형 입주 시 100% 환급이라는 파격 조건을 내놨다.

포스코이앤씨는 이익을 내려놓고 총공사비를 7020억원으로 책정했다. 경쟁사 입찰 금액보다 720억원 낮은 금액이었다.

존 폴린 JERDE 부사장(왼쪽)과 롯데건설 직원들이 신반포12차 아파트에서 설계 관련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롯데건설
존 폴린 JERDE 부사장(왼쪽)과 롯데건설 직원들이 신반포12차 아파트에서 설계 관련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롯데건설

올 상반기 시공사를 선정할 ‘서울 신반포 12차 재건축(432가구)’은 벌써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일찌감치 세계적 디자인사와의 설계 협업을 발표하며 점찍기에 나선 롯데건설을 비롯해 삼성물산·대우건설·SK에코플랜트·HDC현대산업개발·DL건설 등이 수주전 참여를 예고했다.

신반포 일대 재건축 단지는 연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건설사들은 신반포 12차 재건축 수주를 통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전략이다. 첫 전장이 될 신반포 12차 수주전이 뜨거울 수밖에 없다.

한강변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압구정 재건축(6개 구역, 1만 가구 이상)’은 6개 구역 중 4개 구역이 올 하반기 시공사를 선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구역은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 들어가 연내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압구정은 국내 주거의 최상급지다. 이곳에서의 수주 성과가 브랜드 파워로 직결되고 향후 수주전을 주도할 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배경에 주요 건설사들은 내부적으로 TF(특정한 목적을 달성하려 임시로 조직한 팀)를 만들고 수주 계획을 짜며 수주력을 키우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위한 건설사의 제안을 출혈 경쟁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내부적으로 사업성을 검토하고 미래 파급력까지 분석해 수주를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 알짜배기 사업장이 여러 군데 나오는 만큼 수주 열기가 뜨거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비즈월드=나영찬 기자 / na@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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