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율 상승으로 인한 주택시장 불황에도 수주 열기 이어져
주요 사업장 차지하며 대중에 브랜드 파워 입증하려는 전략

존 폴린  JERDE 부사장과 롯데건설 직원들이 신반포12차 아파트에서 설계 관련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롯데건설
존 폴린 JERDE 부사장(왼쪽)과 롯데건설 직원들이 신반포12차 아파트에서 설계 관련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롯데건설

[비즈월드] 찬바람 불던 도시정비사업 분위기가 알짜 사업지에서는 수주 열기가 뜨겁게 달궈지면서 반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인건비, 원자잿값 인상 등으로 인한 원가율 상승에 주택사업 수익성이 악화했음에도 입지가 좋은 알짜 사업지에서는 건설사들의 수주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알짜 사업지란 특정 지역을 회사의 주거 브랜드로 타운화하거나 지역 1호 재건축 수주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는 파급력이 있는 곳이다. 건설사들이 이런 사업지 수주를 위해 열 올리는 이유는 대중에 브랜드 파워를 입증하고 앞으로의 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먼저 롯데건설의 경우 내년 상반기 시공사가 선정될 서울 ‘신반포12차 재건축’ 수주에 전사적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 신반포 12차 수주 성공으로 롯데건설 본사, 신반포 르엘과 함께 트라이앵글 타운화를 이룬다는 전략이다.

이 아파트는 서울의 관문인 경부고속도로에서의 노출 효과도 크다. 이런 이점을 차지하기 위해 회사의 모든 역량을 투입한 최고의 제안서를 준비하는 등 전사적 수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건설은 신반포 12차에 회사의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LE-르엘을 적용하고 최고의 설계를 위해 세계적 건축 디자인 회사인 JERDE와 협업한다. 지난 6일에는 존 폴린 JERDE 부사장(수석디자이너)이 직접 이 단지를 방문해 최적의 설계안을 도출하기 위한 현장조사를 하기도 했다. 

대우건설은 경기도 안산시 ‘안산 주공6단지 재건축’을 위한 수주 총력전에 나서기도 했다. 이 사업장은 지난 23일 포스코이앤씨가 최종 수주했지만 대우건설은 이 사업장 수주를 위해 JERDE와 설계를 협업하고 이주비 최저 5억 지원, 대물변제 등 파격적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이 안산 주공6단지 수주에 공을 들였던 이유는 푸르지오 텃밭으로 꼽히는 안산에서 푸르지오 브랜드 타운을 확장하기 위해서였다. 이 회사는 지난 2001년 안산 푸르지오 1차를 시작으로 안산 푸르지오 브리파크까지 18개 단지 2만2510가구를 공급해 ‘안산 푸르지오 브랜드 타운’을 조성해 왔다. 

대우건설은 공작아파트 재건축 수주로 ‘여의도 1호 재건축 수주’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 투시도=대우건설
대우건설은 공작아파트 재건축 수주로 ‘여의도 1호 재건축 수주’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 투시도=대우건설

대우건설 측은 안산에서는 고배를 마셨지만 ‘여의도 1호 재건축 수주’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는 데는 성공했다. 대우건설은 지난 17일 열린 공작아파트 재건축사업 소유자 전체회의에서 시공사로 선정됐다.

대우건설은 올해 주택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경쟁력 있는 사업지만 선별해 수주하고 있지만 공작아파트 수주에는 월드 클래스 해외 거장과 설계를 협업하는 등 공을 들였다. 공작아파트를 한강의 랜드마크로 시공하며 목동·압구정 등 서울 상급지에서 수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한편 시장 불황을 다소 비껴간 서울이더라도 사업성이 떨어지면 외면받고 있다. 노량진1구역(2992가구)은 조합이 평당 공사비를 730만원으로 제시했는데 공사비가 너무 낮다는 이유로 단 한 곳의 건설사도 입찰하지 않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원가율 상승에 외면받던 정비사업이 입지가 좋은 알짜 사업지에서는 수주 열기가 뜨겁다”면서 “단 주택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사업성이 좋거나 회사의 특정 전략을 이루기 위한 옥석 사업장만 가려지는 것이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월드=나영찬 기자 / na@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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