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대형사는 신사업·해외사업으로 활로 모색
자금도 여력도 안 되는 중소 건설사는 ‘위기에 위기’

중소 건설사의 폐업과 도산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폐업한 종합건설업체는 11일 기준 총 528곳이다. 사진=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 누리집
중소 건설사의 폐업과 도산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폐업한 종합건설업체는 11일 기준 총 528곳이다. 사진=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 누리집

[비즈월드] 중소 건설사의 폐업과 도산이 이어지고 있다. 대형 건설사가 해외사업과 비주택 사업 등으로 활로를 뚫고 있는 것과 달리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자금도, 여력도 안 되는 중소 건설사들은 발만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11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폐업한 종합건설업체는 총 528곳에 이른다. 지난해 362곳보다 46% 가까이 늘어났다.

부도 건설사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까지 부도가 난 건설사는 총 13곳이다. 최근 부도를 맞은 건설사는 경남 창원지역 중견 건설사인 남명건설이다. 이 회사는 시공능력평가 전국 285위, 경남지역 8위였다. 주택사업에 투입한 공사대금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해 재무 건전성이 악화하며 부도 처리됐다.

이런 상황에서 준공 후 분양이 되지 않는 ‘악성 미분양’도 1만 가구 이상으로 늘어나며 재무 건전성이 취약한 중소 건설사가 더 부도처리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중소 건설사가 벼랑 끝 위기에 처한 이유는 원가율·PF·고금리 등의 악재로 국내 주택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대형사들은 비주택 사업으로 분류되는 대규모 플랜트·토목 사업 수주로 숨 쉴 틈을 만들거나 해외로 눈을 돌려 불황을 타개하고 있다.

실제 업계 1·2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은 해외사업 수주에서 새 역사를 쓰고 있다. 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DL이앤씨는 해외 플랜트, GS건설은 수처리·모듈러 주택, SK에코플랜트는 수처리·소각과 같은 환경업에서 성과를 낸다.

하지만 자금도 여력도 안 되는 중소 건설사는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 쉽지 않다. 대규모 사업을 추진할 인력이나 장비 등의 확보도 어렵고 해외시장도 이미 대형사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게다가 올해 폐업한 업체도 상당하지만 내년 분위기도 더좋지 않다는 불안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서 발표한 ‘건설외감기업 경영실적 및 한계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잠재적 부실로 구분되는 건설기업은 총 929개 사로 건설업 전체의 41%를 차지했다.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기업은 387개 사로 전체 18.7%다. 한계기업 중 대기업은 54개로 14%, 중소기업은 333개 사로 86%에 달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미 돈줄이 막힌 중소 건설사가 줄도산하는 상황에서 내년에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폐업을 결정하는 업체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 분위기를 크게 반전시킬만한 정부의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건설업계의 줄도산은 현실이 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비즈월드=나영찬 기자 / na@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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