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장기화 불구 1분기 산업재산권 출원 건수 5900건 육박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러시아명 키예프)에 위치한 우크라이나 지식재산청 전경. 사진=우크라이나 지식재산청 홈페이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러시아명 키예프)에 위치한 우크라이나 지식재산청 전경. 사진=우크라이나 지식재산청 홈페이지

[비즈월드]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미사일로 공습하고 지상군을 투입하면서 발발한 전쟁이 어느덧 3개월째로 접어들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의 평온했던 삶의 터전이 파괴되고 있으며 사랑하는 가족과 헤어져 전 세계로 뿔뿔이 흩어지고 있다. 게다가 수많은 무고한 생명이 목숨을 잃는 아픔을 아직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발명가들은 전쟁 중에도 쉼 없는 연구개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한국지식재산연구원
표=한국지식재산연구원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이하 연구원)은 지난 17일 우크라이나 지식재산청(Ukrainian Intellectual Property Institute, 이하 ‘Ukrpatent’)의 ‘2022년 1분기 산업재산권에 대한 출원 통계’ 발표를 인용해 전했다.

연구원 측은 해당 기간 Ukrpatent는 총 5891건의 산업재산권 출원을 접수했다. 세부적으로 발명은 582건, 실용신안은 480건이었으며 디자인은 331건, 상표는 4498건이었다고 한다. 

이 가운데 전자 출원 시스템을 통해 3597건의 산업재산권이 출원돼 전체 출원 건수의 61.1%를 차지했다고 연구원 측은 설명했다. 전자 출원을 세부적으로 나눠보면 발명 205건, 실용신안 114건, 디자인 142건, 상표 3136건이었다.

해당 출원 통계는 올해 1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집계한 것이다.

2022년 3월(왼쪽)과 4월 우크라이나 지식재산청에 출원된 산업재산권 현황. 표=우크라이나 지식재산청 홈페이지
2022년 3월(왼쪽)과 4월 우크라이나 지식재산청에 출원된 산업재산권 현황. 표=우크라이나 지식재산청 홈페이지

그렇다면 러시아 침공 이후 산업재산권 관련 특허의 출원 현황은 어떻게 변했을까?

비즈월드가 Ukrpatent 홈페이지의 통계 부분을 분석한 결과, 오히려 러시아 침공 이후 산업재산권 출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Ukrpatent의 집계 결과 올해 1월 출원 현황을 보면 발명이 187건으로 전년(2021년) 같은 기간 176건보다 늘었다. 실용신안은 207건(전년 168건), 상표는 2535건(전년 2402건)보다 증가했다. 다만 디자인권만 111건으로 전년 1월 172건보다 감소했다. 이 기간 신업재산권(특허·실용신안·디자인·상표)의 총 출원 건수는 3040건으로 전년 동월 2918건보다 122건(4.2%)이 많았다. 

한창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 침공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실제 도발이 감행된 2월에는 총 3506건 산업재산권이 출원됐다. 이는 전년 동월(4102건)에 비해 14.5%(596건)가 감소한 것이다. 세부 권리별로 발명이 280건(2021년 2월)→244건, 실용신안 342건→252건, 상표 3340건→2809건으로 소폭 감소했다. 반면 디자인은 140건에서 201건으로 43.6%(61건)나 증가했다.

러시아군의 총알과 미사일이 본격적으로 날아든 3월에는 전체 산업재산권 출원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전쟁 도발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3월 한 달 동안 발명 출원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71건→153건, 실용신안 448건→20, 디자인 174건→19건, 상표 3750건→1241건으로 총 4643건에서 1433건으로 69.1%(3210건)이 줄었다.

그러나 4월에는 소폭 반등하며 우크라이나 현지 발명가와 창작자들이 연구개발을 통해 자신들의 조국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4월 한 달 동안 발명 출원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7건→168건, 실용신안 324건→145건, 디자인 134건→35건, 상표 3664건→1215건 등 총 4439건에서 1564건으로  64.8% 감소했다.

그러나 전월인 3월과 비교하면 발명 153건→168건, 실용신안 20건→145건, 디자인 19건→35건, 상표 1241건→1215건 등 총 1433건에서 1563건으로 오히려 9.1%(130건)가 늘어 회복하는 기미를 보였다.

국내 한 지식재산 관계자는 “발명이나 실용신안, 디자인, 상표 등 산업재산권의 권리를 위해 출원을 하는 것도 해당 국가의 경제사정 등과 밀접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다”면서 “해당 국가가 안정적이지 못한 상황에서도 산업재산권 출원이 회복되는 것은 ‘각자의 위치에서 본연의 업무를 충실하게 하는 것도 애국’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러시아와의 전쟁 기간이 길어질수록 우크라이나 발명가와 창작자들의 연구개발 의욕이 점차 감소하면서 덩달아 출원 건수도 하강곡선을 그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지식재산청은 지난 2월 24일부터 러시아군 침공에 따라 내려진 계엄령으로 지식재산권에 대한 소송이 중단됐지만 전자문서 형식의 산업재산권 출원은 그대로 시행하고 있다.

[비즈월드=정영일 기자 / zprki@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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