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규선 동서울대 교수 “공항과 면세점 상생의 길 찾아야…면세점 임대료 계산 방식 개선해야”

[비즈월드] 인천공항의 면세점 업계에 이상이 발생했다. 인천공항의 임대료가 면세점 업계를 고사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팬데믹 시기를 넘어오면서 면세점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소비 패턴이 변했고, 인천공항 면세점의 주력 고객층이었던 중국 여행객의 감소 및 소비도 줄어 면세점 업계의 수익이 감소한데 반해 임대료 부담은 오히려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전 세계 관광산업의 규모는 약 11조4500억 달러의 거대산업이다. 우리나라 해외여행(out- bound)규모는 세계 Top 10 규모로, 아시아에서는 중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관광산업은 외화획득, 고용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회경제적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2019년 1750만명, 2024년에는 1374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K-팝, 한식 등과 같은 K-콘텐츠가 한국 관광의 중요한 매력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외래관광객의 82%는 서울을 중심으로 방문하며, 서울은 최근 해외 주요 매체에서 매력적인 관광지로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관광산업은 스페인, 이탈리아 등 관광대국에 비해서는 GDP 기여도 등 측면에서 추가 성장 여지가 충분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우리나라 관광사업 성장의 가장 큰 핵심의 축은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한 항공산업의 경쟁력이다.
인천국제공항은 2001년 개항 이후 국제여객 부문에서 동북아 1위, 국제화물 부문에서 세계 2위로 성장했고, 87개 항공사가 53개국, 164개 도시와 연결돼 있으며, 2024년 인천공항은 7100만명의 여객을 처리하는 수준에 올랐다.
여객 1억6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여객터미널 두 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3대 메가 허브로 발전하기 위한 4단계 확장사업을 완료했다. 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12년 연속 1위 달성(2005~2016)으로 명예의 전당 입성 후 지속적으로 글로벌 최우수 공항으로 선정(세계 최초 5 Star Airport)되고 있는 곳이 바로 인천공항이다.
인천공항 경쟁력의 비결은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한 적극적 시설 및 서비스 투자로 비항공 수익이 공항수익의 65% 내외를 차지하고 있으며, 면세점은 상업시설 전체 임대료의 88% 부담(2023년)하고 있다.
공항수익의 70% 가까이 차지하는 것은 비항공 부문으로서(아태지역 평균은 49%), 이중 가장 큰 것이 면세점 임대료다. 따라서, 공항이 경쟁력이 있는 항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배경에는 비항공부문의 대규모 수익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최근 인천공항 면세점의 수익성 악화로 국내 면세점업의 위기설이 돌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면세매출 총액이 2019년 24조원에서 코로나 이후에 오히려 14조로 대폭 하락했고, 코로나 이후 내국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은 그동안 70%대에 달하던 중국인 비중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 수는 과거 수준으로 회복함에도 불구하고, 중국인 구매액이 상당액 감소했다는 것은 객단가가 그만큼 감소했다는 것으로 여행객 구성이나 쇼핑 트렌드 등에 대한 획기적 반등 요소가 없는 만큼, 단기적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인천공항 2024년 이용객은 코로나 이전 규모로 완전히 회복했다. 하지만 중국을 대상으로 한 출국객은 2019년 676만9610명 대비 2024년 499만6154명으로 26% 감소했다.
더욱이 객단가 측면에서 중국인의 객단가는 2024년 평균 객단가는 5만원인데 비해 중국인는 18만원으로 3.6배에 달해 중국인의 감소는 면세점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또 다른 인천공항 면세점업계의 위기설은 임대료 문제 때문으로 대기업 면세점 기준으로 임대료는 매출액 대비 임대료 비중은 2019년 23%에서 2024년 32%로 올라 코로나 이전대비 5% 정도 증가했으나, 면세점 매출은 26%가 감소했다.
여기에 면세점 매출에 중요한 척도인 달러 환율이 29% 상승함에 따라 공항 내 면세점 영업환경 및 시장변수는 더욱 악화됐다.
인천공항은 면세점 임대료 수입을 통해 세계최고 수준의 여객서비스와 시설 확충, 저렴한 항공서비스 제공 등에 활용하고 있다. 면세점은 공항경제권의 주요한 일원으로서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에 기여하고 있고, K관광의 성장은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항공산업 기반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2024년 우리나라에 오는 외국인은 전년 대비 59.4% 증가했지만 외국인의 면세점 매출은 0.8% 증가에 불과해 지금은 인천공항 면세점에 긴급수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면세점 업계에서는 이야기한다.
홍규선 동서울대학교 관광학부 교수는 “면세산업이 무너지면 궁극적으로 공항, 여객, 사회가 모두 손실을 보게 되며, 인천공항 서비스와 항공사 경쟁력에도 부정적인 파급효과 발생이 우려된다”며 “현재 면세 사업자들의 자구노력만으로 실적을 개선하기는 힘들다. 때문에 전반적인 소비 형태가 바뀌고 있는만큼 면세 산업을 과거처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하는 시선을 바꾸고 전향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 면세산업의 건강한 회복을 위해 더 늦기 전에 문제의 심각성 인식과 전향적 조치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 인천공항의 임대료 부담완화가 필요하다.
현재 면세사업자의 위기를 가중시키는 것은 공항 임대료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으로 공항면세점 사업자의 적자가 매출 대비 과도한 임대료로인해 누적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비상한 상황인식과 사업자와 소통을 통해 시장상황 파악과 연령, 경로, 체류시간, 환승여부 등 임대료 부과기준 조정을 통한 차등적용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현재 경제적 능력이 떨어지는 어린이와 면세점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있는 환승 고객까지 모두 임대료 부과 대상에 포함되어 있는 등 실제로 면세점 사용자를 대상으로한 현실적인 부과기준의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요구사항이다.
이외에 터미널 내에서도 핵심 여객동선과 분리된 손님이 몇 명 오지 않는 곳은 과감하게 임대료를 축소해 상권에 따른 차별적 임대료 부과와 탄력적 임대료 적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기계적 임대료 부과에서 영업상황을 반영한 분기별 판매상황에 따른 임대료 조정 등 공항의 시장 상황을 수시 적용할 수 있는 방안 수립과 임대료 외에 사업자가 공항운영에 기여함으로써 상호간 상생 방안 모색도 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인천공항 경제권의 유기적인 성장을 위해 면세사업자와 실질적인 협업구조 도입 및 수익구조 개편도 필요하다. 매장 및 카테고리 특성을 감안한 임대료 측정과 공항경제권내 진정한 상생과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도록 공항과 사업자간 새로운 협력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홍규선 교수는 “인천공항 경제권의 유기적 성장을 위해 면세사업자와 실질적인 협업구조 도입 및 수익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며 “기존의 면세점 운영모델에서 진일보해 고객위주 가성비 모델 도입과 변화하는 고객 요구를 매장과 상품 구성에 반영해 타채널과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항공수익과 비항공수익 비중의 균형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면세점 임대료에 치중한 수익구조는 운영 및 서비스 품질의 지속가능성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라며 “면세점 임대료 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은 2023년 기준 공항 전체 수익의 약 40%, 상업시설 임대료의 88% 차지할 만큼 그동안 인천공항의 주요 수입원이었다. 이제 인천공항도 수익구조 개편을 통해 공항의 안정적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고, 공항수익의 항공사 마케팅 활용으로 면세점 추가 고객 확보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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