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즈월드] 글로벌 의료 관광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CAGR)이 15% 이상으로 전망되는 관광산업의 블루오션으로 2025년 약 4400만명, 3461억 달러(한화 약 482조원)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전문가들은 내놓고 있다.
최근 글로벌 의료관광 시장에서 아시아, 유럽, 북미 등 다양한 지역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태국, 인도, 한국 등이 인기 있는 목적지로 부상하고 있다.
의료관광은 단순한 치료를 넘어 관광과 웰니스 그리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경험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의료기술과 K-콘텐츠를 바탕으로 글로벌 의료관광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이에 맞는 전략적 투자와 제도적 뒷받침이 병행된다면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게 된다.
◆ 국내 의료관광산업에 일조하고 있는 ‘서울 의료관광 국제트레블마트’
국내 의료관광의 90%의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이 서울이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지난 2023년부터 서울 의료관광 국제트레블마트(SITMMT)를 진행해 글로벌 의료관광 비즈니스를 활성화 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SITMMT를 통해 서울의 우수한 의료 인프라와 관광 콘텐츠를 해외에 홍보하고 실질적인 계약과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SITMMT 첫해인 지난 2023년에는 20개국의 60여명의 바이어와 국내 240개사의 셀러가 참가해 1409건의 상담과 약 320억원의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2004년에는 300개사가 참가했으며, 중동과 유럽, 미주권의 해외 바이어가 참석하는 등 범위를 확대했다.
참석한 해외 바이어를 대상으로 북악산 둘레길 투어, 한방체험, 서울 주요 병원 방문 등 팸투어도 실시하며 프로그램에도 변화를 주어 국내 관광에 대한 홍보도 병행했다.
올해는 지난 9월 2일부터 3일까지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국내 셀러 300여개사와 해와 바이어 70개사가 참여하는 트래블마트를 진행했다. 트래블 마트에는 사전 상담 예상 기준 1700여건과 현장 상담 수천 건 이상이 진행됐으며, 수백억원 규모의 계약 논의가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서울 의료관광객 수는 2022년 15만명에서 2023년 47만명, 2024년 117만명이다. 특히 지난해 117만명 중 100만영 이상이 서울을 방문해 서울은 이제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의료·웰니스·뷰티·문화가 융합된 글로벌 의료관광 허브로 도약하고 있다.

◆ 의료관광, 단순 치료를 넘어 프리미엄 관광으로 새로운 트렌드로 진화
의료관광은 이제 단순한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현지에서 쇼핑과 식사 그리고 관광 등 다양한 활동을 포함하고 있어 관광산업의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일반적인 관광과 달리 목적성 관광으로 프리미엄 관광산업의 한 축으로 발전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의 의료관광은 건강검진과 미용성형, 치료 등 다양성을 가지고 있어 의료+웰리스 프로그램과 결합이 되거나, 의료+문화체험 등 자신의 거주 국가나 지역에서 체험하지 못했던 색다른 경험과 휴식을 위한 프리미엄 관광으로 변화를 거치고 있다.
의료관광을 육성하고 있는 주요 국가의 전략을 살펴보면, 먼저 태국은 의료와 웰니스를 통합해 많은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태국은 저렴한 비용과 고품질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내세우며 의료관광의 목적지로 알려지고 있다.
또 인도는 심장, 정형, 암치료 등 특화 의료를 내세우며 첨단 수술 중심의 의료관광을 육성 중이며, 싱가포르는 고급진료와 영어기반 서비스를 통한 프리미엄 의료를 특징으로 한다. UAE(아랍 에미레이트)는 중동환자 유치를 중점으로 국제병원을 유치했으며, 의료 허브구축을 통한 의료산업을 구축해 주변 국가에 이름을 알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스마트 의료와 K-뷰티를 앞세워 정보통신 기술(ICT) 기반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성형·피부과 치료가 알려져 있다. 이외에 내과와 정형외과 그리고 한방 치료의 효과가 점차 알려지며 의료 미용에서 벗어나 더욱 다양한 의료분야에서 의료관광 목적지로 글로벌 관광객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을 찾은 이들 관광객은 ‘우수한 의료 기술과 치료 효과’를 주요 이유로 꼽으면서도, 자국의 고비용 의료 비를 회피할 수 있다는 점과 자국에서는 받기 힘든 성형외과, 피부과, 내과, 정형외과, 한방(대체의학) 등에 대한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 지속가능 의료관광을 위해 ‘전략적 투자와 제도적 제약 풀려야'
한국의 의료관광산업은 ICT 기반 융합 콘텐츠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으며, 전략적 투자와 제도적 뒷받침이 병행된다면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일관된 이야기다.
이를 위해 의료관광 전용 플랫폼 구축과 통합 예약서비스 시스템과 다국어 통역 인력 확대, 문화적응 프로그램 마련, 국제 인증 병원 확대와 브랜드화 그리고 웰니스·한방·뷰티 등의 패키지 상품 개발 등이 필요해 보인다.
여기에 지방 의료기관 대상 의료관광 역량강화 교육과 제주 한방 힐링, 부산 해양 재활 등과 같은 지역 특화 의료관광 콘텐츠의 개발도 필요해보인다.
지난 2025 서울 의료관광 국제트래블 마트에 참여한 키즈키스탄에서 방문한 KG트래블 엘리자 아스카라베코바 대표는 “최근 들어 한국에 대한 교육과 관광 또 다양한 한국 의료관광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라며 “특히 한국의 의료관광에 관심을 가지는 현지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키즈키스탄에서 한국으로 오기 위해서는 비자 문제가 발생한다”라고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엘리자 대표는 “한국으로 오기 위한 비자 문제가 있음에도 한국으로 의료관광을 오려는 사람들이 증가해 비자를 발급을 수 있도록 우리 회사가 돕고 있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한국으로 오려는 의사가 있지만 비자 문제로 우선은 비자 문제가 없는 관광객들 위주로 모집을 하고 있다”고 현지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녀는 한국 의료관광의 장점에 대해 “키즈키스탄 사람들 입장에서 생각을 했을 때 첫 번째로 의료 기술이 뛰어나다. 두 번째는 신뢰가 간다”라며 “그리고 아무래도 세 번째는 케이 드라마나 케이팝의 영향이 좀 많다. 이렇게 세 가지 이유로 유럽하고 비교해서 차별성을 가진다”고 분석했다.
엘리자 대표는 한국으로 오는 키즈키스탄 사람들이 주로 찾는 의료 관광 종목에 대해서 “건강검진과 성형”을 가장 먼저 찾는다고 했다. 이어 의료관광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의원을 방문했을 때 받은 느낌을 “키즈키스탄 사람들이 기대하는 수준보다 높았다”라며 “다만 아쉬운 것은 언어적 소통이 다소 불편했다. 특히 영어는 그래도 소통이 되는 것 같지만 러시아어 사용을 하지 못해 소통의 문제가 보였다”고 지적했다.
엘리자 대표는 “한국으로 오려는 관광 수요는 많지만 한국 정부가 비자를 주지 않아서 일본으로 의료관광을 가는 경우가 많다”라며 “그리고 항공기도 일본과 직항은 있는데 한국과는 직항이 없어서 일본으로 가는 것이 절차가 편해 일본으로 가는 자국민이 많다”고 아쉬운 부분에 대해 이야기 했다.
◆ 국내 의료기관과 인바운드 업체 사이의 기준 필요…'인바운드 업체 노력 인정받지 못해'
국내 의료관광을 위해 많은 인바운드 관광을 하는 업체들이 해외에서 자금과 시간 그리고 노력을 들여 개설한 의료관광객들을 이제는 국내 의료기관들이 직접 모객과 브로커들을 통해 잠식하면서 그동안 시장을 개척해온 인바운드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의료관광산업에서 인바운드업체와 의료기관의 협업은 필수적이지만 이해관계와 운영방식 차이로 인해 분쟁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바운드업체가 환자를 유치했지만, 병원이 수수료 지급을 거부하거나 축소하는 등 환자 유치에 대한 수수료 불일치와 정산지연, 계약 미이행이 가장 많은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상황은 시술 결과에 대한 환자 불만을 인바운드업체가 병원에 전달했지만, 병원은 책임을 회피하는 등 의료 서비스 결과에 대한 불만과 환자 불만 처리 책임에 대한 불명한 부분도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병원이 일방적으로 예약을 취소하거나 변경해 여행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는 경우 또는 환자의 노쇼, 예약 중복 등의 문제도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는 인바운드업체와 의료기관과의 서비스 범위, 환불조건, 통역제공 여부 등에서 해석의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명확한 계약서 없이 협업이 진행된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이를 해결하기위한 표준계약서의 작성이 필요하다. 계약서에는 앞에서 예를 들었던 수수료율과 지급방식, 환자 불만 처리 절차, 일정 변경에 대한 책임 소재, 통역·픽업 등 부가서비스 제고 여부를 포함해 분쟁 예방과 법적 근거를 확보해야 한다.
더불어 서비스 개선과 환자 피드백 공유, 신뢰 구축을 위해 병원과 인바운드업체 사이의 정기 간담회와 협의체 구성 등도 필요해 보인다. 인바운드업체와 의료기관 사이의 갈등을 조정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한국관광공사 의료관광지원센터, 서울관광대잔 의료관광팀, 대한의사협회, 소비자보호원 등의 중립적 입장에서의 조정과 중재도 활용해야한다.
2017년 설립되어 10년여 동안 국제의료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는 김도균 굿메디코리아 대표는 “의료관광은 의료기관에서 치료와 더불어 의료기관 외의 장소에서 발생하는 여러 상황에 대처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라며 “그러나 의료기관들이 직간접적으로 수익 창출에만 목적을 두고 나서다 보니 그 외에 부분에서 수익 창출의 기회를 버리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국내 의료관광에서 문제점에 대해 김 대표는 “외국인 환자 유치에 대한 국내 의료기관들의 니즈가 굉장히 높은 상황”이라며 “그러나 외국인 환자의 유치를 위해서는 언어적인 부분이 얼마나 잘 준비되어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는 비의료 서비스와 컨시어지 서비스 즉 메디컬 컨시어지에 대한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지가 성공적인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기본 조건”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의료기관에서 메디컬 컨시어지 팀이 준비되어 있다면 외국인 환자 유치를 진행할 수 있다”라며 “당장은 메디컬 컨시어지 팀이 없더라도 구축을 해 나가려는 의료 기관은 외국인 환자 유치에 좋은 발전이 가능하다”라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김 대표는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 국내 의료관광에 대해서 “현재 90% 이상의 외국인 환자가 서울 쪽에 집중되어 있다”라며 “현재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의료관광 체계가 너무나 고도화되어 있다. 최근 인천과 부산, 대구 그리고 경기의 의료관광이 약진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국내 의료관광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국내 의료관광은 단연 뷰티와 피부 성형 환자가 가장 많다”라며 “뷰티와 성형은 단연 세계 탑 수준으로 점차 더 많은 관광객 유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균 대표는 국내 의료관광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위한 조언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법 체계 안에서 외국인 환자 유치라고 하면 의료기관과 함께 외국인 환자 유치 사업자라고 하는 정식 사업자들이 허가를 받고 이렇게 진행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다만 10여년 전에 만들어진 법안으로 인해 현재 의료기관들이 B2C 환자들을 직접 대면하거나 아니면 해외에 나가서 직접 이렇게 마케팅을 하는 것으로 해서 기존의 불모지를 개척했던 외국인 환자 유치 사업자들의 입지가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다만 이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상황은 아니고 전 세계적으로 IT가 더 발전되고 웹 기반의 정보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플랫폼 비즈니스가 확장되는 부분에 있어서 불가피한 부분”이라며 “안타까운 것은 외국인 환자가 의료기관에서만 서비스를 받는 것이 아니라 의료관광이라는 말뜻 그대로 의료기관 외의 장소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상황들 서비스들이 고객들이 원하는 서비스들을 제공하면서 발생되는 수익들이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김도균 대표는 “외국인 환자 유치 사업자들이 더욱 면밀하게 일반 여행사보다도 환자들을 대상으로 면밀하게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라며 “이러한 부분을 위해 정부와 국회 등에서 법안과 추가적인 시행령을 통해서 보완하고 육성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바탕에서 국내 의료관광이 발전돼 가면, 더욱 많은 외국인 환자들이 서비스에 만족해할 것이고 이는 1000만, 2000만 이상의 외국인 환자가 한국으로 의료관광을 올 것”이라고 제언했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