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KB국민카드 앱 'KB페이' 통합…NFT·메타버스 등 신사업 공들여
국내 당기순이익 '뒷걸음질'… 상품·해외사업 확장 등 수익 다각화 절실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 사진=KB국민카드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 사진=KB국민카드

[비즈월드] 국내외로 불안한 정세 속에 리더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고금리·원자잿값 상승 등의 직격탄에 우리 경제가 벼랑 끝에 서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많은 임직원들의 수장인 CEO는 혜안을 갖고 회사의 미래를 열어나갈 사업과 업계에서의 포지션을 신중히 택해야 한다. 이에 비즈월드가 [CEO+]를 통해 각 산업의 최전선에서 우리 경제를 이끄는 CEO들을 조명한다.  [편집자 주]

◆ 이창권 사장은?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은 1965년생으로 서울 중앙고와 고려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했다.

이 사장은 KB국민은행에서 근무하다 2011년 KB국민카드 생활서비스부장직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후 2015년 금융지주로 넘어가 전략기획·총괄과 글로벌 전략총괄 업무 등을 담당했다. 능력을 인정받아 부장·상무·전무에 이어 부사장직에도 오른다.

2022년 1월 KB국민카드 사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당시 이 사장은 회원 중심 성장, 조직관리 역량을 보유한 점을 인정받았다. 또 전략과 글로벌 등 다양한 컨트롤 타워 경험을 바탕으로 그룹 핵심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지닌 점도 높게 평가받았다.

이 사장의 임기는 올해까지 2년이지만 '2+1' 관행에 따라 내년 혹은 그 이후까지 임기를 이어갈 지 주목된다.

◆ 짧은 임기 내 플랫폼 통합, 회사 인수 등 굵직한 성과

이창권 사장은 취임 전 지주 글로벌전략총괄을 역임하며 푸르덴셜생명 인수 등 의미있는 족적을 남겼다. 임원 재직 시절부터 사내 직원들과의 적극 소통으로 두각을 드러냈고 합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업무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다.

이 사장은 앞선 성과를 바탕으로 2018년부터 KB국민카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전임 이동철 대표의 뒤를 이었다. 이창권 사장은 업계 2위까지 끌어올린 이동철 전 사장의 성과를 이어갈 책무를 안게 됐다.

그러나 이 사장 취임 직후 가맹점 카드수수료가 0.3%포인트까지 인하되며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또 금리 인상 시기가 겹쳐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카드사 간 경쟁 심화로 성장동력이 약화됐다.

이창권 사장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글로벌·신사업·플랫폼·ESG'를 내세워 1등 카드사의 위상을 회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글로벌 사업은 기존에 진출한 미얀마·캄보디아·인도네시아·태국 등 동남아 사업 기반을 넓히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9월 KB대한특수은행 '떡뜰라 지점'을 개소하며 캄보디아 네트워크 인프라를 넓혔다. 12월에는 캄보디아 리스사 'i-Finance Leasing Plc'를 자회사로 편입해 4개의 현지법인 지점을 확보했다. KB국민카드 태국법인은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휴대폰 할부금융 서비스를 출시하며 '최상위 여신전문금융회사'로의 도약을 노렸다.

이창권 사장은 직접 현지를 시찰하며 해외 사업을 챙겼다. 지난해 5월과 올해 2월 태국과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주요 거점을 방문해 자회사 경영진과 현지 사업 공략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현지에서 성과를 거둔 직원들을 포상하며 '소통 경영인'으로서의 자질을 드러냈다.

이 사장은 신사업에도 열성을 기울였다. 주로 NFT와 메타버스 관련 협업을 추진했다. 지난해 4월 메타버스·NFT를 활용한 디지털 콘텐츠 개발을 위해 '플레이댑'과 손잡았고 7월에는 자체 앱과 메타버스를 연계한 소비자 이벤트도 열었다. 아울러 사내벤처 하프하프와 'BNPL(선결제 후지불) 결제서비스' 구축·운영을 준비해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는 KB페이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성장이 두드러졌던 한 해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9월 KB국민카드 앱, 12월 리브메이트 앱을 KB페이로 통합했다. 그동안 국민카드 이용자들은 앱이 지나치게 많다는 불만을 표출해 왔는데, 하나의 플랫폼으로 합쳐지면서 결제·카드·자산관리 등 연결성 있는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 사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면에서도 힘썼다. 지난해 10월 소아암 기부금 1억원을 조성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에 주력했다. ESG 특화 상품 출시와 스타트업 지원 등도 이끌었다. 그 결과 KB국민카드는 2년 연속 '서스틴베스트 AA 등급 획득'과 2년 연속 '국가고객만족도(NCSI) 신용카드 1위' 등 성과를 이뤘다.

◆ 지난해 당기순익 뒷걸음질 등 부진한 성적표… 배당 논란도

KB국민카드는 지난해 37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전년(4189억원) 대비 9.6% 감소한 수치다. 2019년 이후 이어져오던 상승세가 멈췄다. 가장 큰 이유는 이자비용의 상승이다. 전자공시시스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조달 이자율은 1.44%에서 2.34%로 1%포인트(p) 가까이 뛰었다. 다만 해외 실적은 상승세를 보였다. KB국민카드의 해외사업 당기순익은 지난 2021년 160억원에서 지난해 255억원으로 59.3%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KB국민카드의 '배당성향 96%'에 대한 수시검사에 돌입했다. 이 검사는 위기대응 능력을 보기 위한 결산검사로 금감원은 KB국민카드가 손실흡수 능력 대비 과도한 배당을 결정했다고 봤다. 타 카드사들의 배당 성향은 많아야 60% 수준이라 업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이 나왔다. 결국 KB국민카드는 배당액을 35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줄인다고 공시했다.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이 지난 1월 서울 종로구 KB국민카드 본사에서 열린 '2023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KB국민카드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이 지난 1월 서울 종로구 KB국민카드 본사에서 열린 '2023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KB국민카드

◆ 통합 플랫폼 중심 '수익 다각화' 숙제… "상품·채널 혁신하겠다"

이창권 사장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색을 천명했다. 이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통합 앱 KB페이를 중심으로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대전환하겠다는 뜻을 발표했다. 앞서 이 사장은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을 전원 전략기획부 출신 인사들로 교체하며 '기획통'으로서의 면모를 살린 바 있다.

구체적으로 전문 프로세싱 대행(PA) 역량을 강화하고 고객사를 신규 발굴하는 등 비즈니스 확대를 이어 나간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익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가맹점수와 개인·법인 회원 수 성장을 꾸준히 이어 나가고 있다. 이 사장은 고객관리 체계 상품·채널 혁신을 창조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카드사들은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비용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고객 혜택을 줄여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 만큼 다른 수익 창출안을 찾는 것이 카드사들의 숙제가 될 전망이다. 이제 1년 임기를 지나온 이창권 사장이 고객을 만족시키면서도 기업의 성장을 끌어올릴 '묘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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