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달원 HK이노엔 대표
곽달원 HK이노엔 대표

[비즈월드] 국내외로 불안한 정세 속에 리더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고금리·원자잿값 상승 등의 직격탄에 우리 경제가 벼랑 끝에 서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 많은 임직원들의 수장인 CEO는 혜안을 갖고 회사의 미래를 열어나갈 사업과 업계에서의 포지션을 신중히 택해야 한다. 이에 비즈월드는 [CEO+]를 통해 각 산업의 최전선에서 우리 경제를 이끄는 CEO들을 조명한다.    [편집자 주]

◆ 곽달원 대표는?

곽달원 대표는 1960년 5월 13일생으로 경복고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동 대학원에서 마케팅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삼성 공채 27기 출신으로 지난 1986년 삼성그룹에 입사,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에서 활동했다. 2013년 CJ제일제당 제약부문 대표에 올랐고 2014년 제약부문이 따로 CJ헬스케어로 출범했을 때 김철하 당시 CJ제일제당 대표와 함께 CJ헬스케어의 각자대표를 맡았다.

그는 CJ헬스케어 대표로 있으면서 2020년 전까지 연구개발비를 1500억원 수준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마련하는 등 신약 연구개발 기반을 마련하는 데 힘썼다. 

건강기능식품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노력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CJ헬스케어는 컨디션을 2014년부터 중국과 일본, 베트남 등 해외시장에 선보이며 판매영역을 넓혔다.

이에 따라 CJ헬스케어 매출은 2014년 3295억원, 2015년 4631억원, 2016년 5208억원 등으로 성장을 거듭했다.

다만 곽 대표가 줄곧 CJ헬스케어 대표를 맡지는 않았다. CJ헬스케어는 2015년 강석희 곽달원 공동대표체제로 전환했고 2017년에는 강석희 단독대표체제로 바뀌었다. 곽 대표는 회사 전반의 혁신사업을 책임지는 경쟁력강화TF로 자리를 옮겼다.

그가 대표에서 물러나 있는 사이 CJ헬스케어는 주인이 바뀌었다. CJ헬스케어는 2018년 한국콜마로 인수됐고 2020년에는 HK이노엔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곽 대표는 CJ헬스케어가 HK이노엔으로 새출발하는 동안에도 계속 요직을 맡았다. ETC(전문의약품)사업총괄, 수액사업총괄, 생산총괄 등을 역임하며 회사의 성장에 힘을 보탰다. 한국 MSD의 백신 공동 유통 파트너십, 오송 수액 신공장의 생산체제 구축 등을 이끌었다.

이어 지난해 1월 HK이노엔 대표로 취임했다.

◆ 업계 '영업통' 글로벌 진출 가시화… HB&B사업 실적도 반등

대표가 된 이후에도 회사 마케팅이나 영업 임원과 함께 종합병원 의료진들을 만나는 행보를 보였다는 곽달원 대표는 업계에서 '영업통', '야심있는 경영인'으로 통한다. 

40년 가까이 한 회사에 머물면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국산 30호 신약 '케이캡'은 물론 숙취해소음료 '컨디션' 등 회사의 굵직한 업적을 이끈 인물로도 평가받고 있다. 

HK이노엔 대표로 취임한 이후에는 3개월만에 미국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하며 케이캡의 혈중농도 등 약동학적 안전성을 확인, 위 내 산도(pH) 측정에서도 위약 대비 높은 산도를 나타내면서 약효를 나타냈음을 증명시켰다. 

이는 HK이노엔이 처음으로 임상에서 뚜렷한 성과를 선보인 것으로 미국 진출을 향한 첫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후 미국과 캐나다에 케이캡 기술수출, 미국 임상 3상 돌입, 케이캡 중국 출시(제품명 타이신짠) 등을 이뤄내며 꾸준히 해외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덕분에 현재 HK이노엔이 중국,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제약사들과 맺은 케이캡 관련 기술수출 계약 규모는 1조 원이 넘는다. 

코로나19로 장기화로 고전을 면치 못했던 HB&B(건강기능식품·화장품·음료) 사업 부문도 새로운 제품들을 중심으로 치열한 판매전략을 가동해 실적을 회복시켰다.

HK이노엔은 숙취해소음료 컨디션 등 유명 제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전문의약품에 비하면 HB&B사업 비중이 크지 않다. 이 점을 강화하기 위해 곽 대표가 수장으로 온 후 HK이노엔은 HB&B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뉴틴, 더마코스메틱(약국화장품) 브랜드 클레더마, 탈모·두피케어 브랜드 스칼프메드 등을 차례로 선보이고 있다.

◆ 취임 초반 코로나19 백신 임상 자진 중단 ‘뼈 아픈 상처’

HK이노엔은 지난해 5월 코로나19 백신 ‘IN-B009’의 국내 임상 1상시험을 자진 중단했다.

해당 임상은 건강한 만 19~55세 성인을 대상으로 ‘IN-B009’의 안전성·반응원성·면역원성을 평가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승인을 받은 바 있다.

HK이노엔 측은 임상 철회 결정 사유에 대해 “국민 다수 인원이 코로나 19에 감염됐거나 여러 차례의 백신 추가 접종으로 인해 면역력이 확보됐고 대규모 유행 발생 가능성이 낮아지는 등 코로나 상황이 급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 19와 더불어 사는 엔데믹화, 풍토병화로 사회적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후기 임상 진입에 대한 목적이 불분명한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개발 전략에 대한 조정이 불가피해 코로나19 관련 전문가의 의견 및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임상시험을 중단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임상 중단과 함께 취임 초반인 1분기 실적도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분기 매출은 1802억원, 영업이익은 42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5%, 67.5% 하락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본격 가동을 앞둔 수액 신공장의 안정화 작업으로 인한 고정비 증가와 뷰티, 건기식 신제품의 1분기 집중 출시에 따른 판매관리비 증가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5% 감소했다.

◆ "'포스트 케이캡' 발굴로 글로벌 바이오헬스 기업 목표 성취"

현재 곽달원 대표의 HK이노엔은 케이캡을 성공적으로 개발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2의 케이캡을 발굴하기 위해 체계적인 R&D 중점 전략을 추진 중이다.

특히 소화·암·면역·감염 등을 중점 분야로 채택했고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세포·유전자치료제 개발에도 집중해 모두 16개의 파이프라인을 가동 중이다. 

곽달원 대표가 취임 이후 "지난 38년간 그러했듯 오늘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겠다. 암·면역·소화·감염, 백신분야의 신약, 바이오의약품 연구뿐 아니라 미래 첨단 기술 확보에도 집중하고 고부가가치의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글로벌 바이오헬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연구개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만큼 HK이노엔이 개발하는 다양한 제품들이 앞으로도 곽달원 체제에서 결실을 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비즈월드=김미진 기자 / kmj44@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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