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챗봇 서비스, '24시간 대응' 장점에도 실효성 논란

최근 금융권이 인공지능(AI) 챗봇을 활용한 고객 상담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있지만 오히려 소비자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최근 금융권이 인공지능(AI) 챗봇을 활용한 고객 상담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있지만 오히려 소비자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비즈월드] 최근 금융권이 인공지능(AI) 챗봇을 활용한 고객 상담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소비자 불만이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상담의 신속성과 접근성을 앞세운 AI 시스템이 실제로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형식적인 응답에 그친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어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AI 상담 시스템은 고객 문의에 24시간 대응하고 반복적인 질의에 신속한 답변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복잡한 사안이나 감정적인 응대가 필요한 상황에선 오히려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현재 일부 시중은행은 챗봇 상담 이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전문 상담원 연결로 전환하는 2단계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이조차도 연결 대기 시간이 길거나 고객이 다시 설명을 반복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만족도는 낮은 편이다.

이같은 문제는 단순한 사용 불편을 넘어 금융 민원 처리의 지연과 신뢰 저하로도 이어지고 있다. 

AI 상담 시스템의 응답 정확도와 공감 능력 한계가 민감한 금융 상담에선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상담 이력 기반의 AI 고도화, 감정 인식 기술 접목, 복잡도에 따른 전문상담사 자동 연계 시스템 등을 개선 방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AI 상담 품질 관리 가이드라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AI 챗봇이 기본적인 정보 제공에는 유용하지만 고객의 복잡한 요청이나 민원 해결에는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며 "소비자의 상황을 인지하고 응대할 수 있는 전문 상담 인력과 AI의 하이브리드 운영 모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내부에서는 챗봇 고도화뿐만 아니라 AI 상담의 실패율을 줄이기 위한 별도 점검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AI 기술이 고도화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금융상담은 단순 정보 안내를 넘어서 정서적 공감과 복잡한 판단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정부와 업계가 함께 챗봇 품질 기준을 정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고령층과 디지털 취약계층은 챗봇 이용 자체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소비자를 배려한 음성 상담 및 유인 대체 채널 확보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챗봇이 질문 의도를 파악하지 못할 경우 소비자가 이중으로 피로를 겪는다"며 "디지털 전환만 강조할게 아니라 사람 중심의 금융 상담 원칙을 지켜 불편함을 최소화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즈월드=최희우 기자 / chlheewoo@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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