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기관과 유사한 화면·번호로 위장
문자, 메일 등으로 소비자 혼란 가중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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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월드] 최근 금융사를 사칭한 피싱과 스미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면서 소비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사기 수법은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으며 공공기관이나 금융회사와 유사한 번호, 웹페이지를 활용해 소비자를 속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동안 접수된 금융사기 관련 민원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특히 문자메시지를 통한 스미싱 피해 사례가 급증했고 전화로 금융사 직원을 사칭해 대출을 유도하거나 개인정보를 빼내는 사례도 여전히 다수 보고되고 있다.

지난 10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탐지된 스미싱 건수는 219만6469건으로 2023년(50만3300건)보다 4.4배 증가했다. 

단순한 사기 문자를 넘어 티켓 예매, 투자 정보 등 개인의 관심사를 자극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이스피싱 피해도 심각하다. 

금융감독원이 접수한 피해 금액은 지난해 9월 249억원에서 12월 610억원으로 급증했다. 

3개월 만에 약 2.5배 늘어난 수치로 1인당 평균 피해금액은 4100만원에 달했다.

스미싱은 문자메시지(SMS)에 악성 링크를 넣거나 앱 설치를 유도해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수법이며 보이스피싱은 전화를 이용해 정부기관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해 금전 피해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모두 포괄적 사이버 범죄인 '피싱'의 하위 유형으로 분류된다.

실제로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최근 '저금리 전환 대출이 가능하다'는 문자를 받고 링크를 클릭한 뒤, 안내에 따라 앱을 설치했다가 휴대전화에 저장된 계좌 정보와 연락처가 유출돼 수천만원대 피해를 입었다. 

해당 앱은 실제 금융사 홈페이지와 유사한 디자인으로 위장돼 있었다.

금융권 업계 관계자들은 이처럼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선제적 보안 대응이 앞으로 금융업계 전반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사기범들이 실제 금융회사와 유사한 전화번호를 이용하거나 포털 검색을 통해 접속할 수 있는 가짜 사이트를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며 "소비자가 정식 앱스토어나 금융사 홈페이지 외 경로를 통해 링크나 앱을 실행할 경우 위험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 유형이 다양화되고 있어 단순한 경고 메시지나 안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소비자 교육과 함께 이동통신사·금융당국 간 실시간 정보 공유 체계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 관계자도 "사칭 범죄에 악용되는 번호나 계좌를 신속히 차단하고 있으며 금융사기 피해 예방을 위한 모니터링도 확대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어떤 경우에도 출처가 불분명한 링크를 클릭하거나 개인정보를 전달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홍보 캠페인과 함께 사기 유형별 대응 가이드를 강화할 방침이다. 

[비즈월드=최희우 기자 / chlheewoo@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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