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경관 돋보이는 절제된 톤과 인테리어로 '제주 풍경 담은 갤러리' 분위기
10개 타입 스위트룸 215실과 신설된 3개 레스토랑, 여러 웰니스 프로그램 등 다채

해비치 리조트 제주의 아침. 사진=김미진 기자
해비치 리조트 제주에서의 일출. 사진=김미진 기자

[비즈월드] 제주만의 태고의 자연을 오롯이 맞이할 수 있는 공간이 나타났다. 창 밖 풍경을 저해하지 않는 색감의 인테리어부터 완만한 평지와 습지를 품은 오름, 드넓은 바다 등 표선이 가진 자연과 함께하는 다채로운 액티비티, 그리고 테라피 프로그램까지. 몸과 마음의 '재충전'을 위한 모든 노력을 담았다.

바로 약 10개월 동안의 개보수 공사를 마치고 다시 문을 여는 '해비치 리조트 제주'다.  

◆객실로 번져온 자연…제주 풍경과 잘 어우러지는 시설 고도화

참된 휴식은 어쩌면 '조망(眺望)'에서부터 시작된다. 많은 이들이 완벽한 여행을 위해 '뷰(View)'가 좋은 숙소를 고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늑한 객실에서 낯설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조망하기 좋은 곳에선 실제 풍경과 우리를 가로막는 창문조차 액자가 되기 마련이다. 

그런 감성적인 기대를 안고 지난 20일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해 1시간 정도를 달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에 바다 전망이 가깝기로 유명한 해비치 리조트 제주에 도착했다. 해비치 리조트는 도내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의 백사장을 자랑하는 표선 해수욕장 부근에 위치해 드넓은 해안가 경관은 물론, 리조트 내 넓은 잔디밭과 꽃들, 울창한 나무 등 다양한 자연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제주 동남부 해안가에서 아름다운 바다 전망과 다채로운 시설로 제주의 대표적인 종합 휴양 리조트로 자리매김해 온 해비치 리조트 제주는 앞선 지난해 7월, 개관 20주년을 맞아 전면 개보수에 돌입했다. 이후 약 10개월 간의 노고 끝에 5성급 호텔에 준하는 시설·서비스를 갖춘 프리미엄 리조트로 탈바꿈해 오는 29일 본격 재개장을 앞두고 있다. 

21일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에 따르면 이번 리노베이션(Renovation)은 시설·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스테이케이션(Stay+Vacation) 리조트'로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목표로 이뤄졌다. 한가하면서도 아름다운 경관을 지닌 제주 동남부의 이점을 살려, 북적이는 관광지가 아닌 제주의 자연과 어우러진 리조트 안에서 온전한 휴식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와 서비스, 다채로운 미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해비치 리조트 제주 내 주니어 스위트와 그랜드 스위트 객실 내부. 사진=김미진 기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인테리어'였다. 아름답고 평화로운 휴양지의 분위기를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리조트를 둘러싼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더욱 돋보이도록 절제된 톤과 디자인을 적용, '제주의 풍경을 담은 갤러리' 같은 분위기를 내는 데 초첨을 맞췄다.

객실을 먼저 살펴보면 표선의 빼곡한 삼나무 숲처럼 무게감 있는 목재 벽과 바닥, 돌의 질감을 떠올리게 하는 낮은 티 테이블부터 백사장의 모래 같은 베이지톤의 벽지와 소파 등 객실의 모든 요소들이 자연을 배려했다. 

해비치 리조트 제주에는 10가지 타입의 스위트 객실이 총 215개가 있는데 이런 자연적인 조화를 중시한 인테리어 덕분에 바다를 마주한 '오션뷰', 제주민속촌과 한라산이 보이는 '빌리지뷰' 등 어디서든 제주의 바람과 햇빛에 번져 들어온 풍경을 고스란히 맛볼 수 있다. 

단순히 색감만 자연적으로 맞춘 건 아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깊이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모토로 원자재도 인위적인 가공은 최소화하고 자재 본연의 물성과 깊이를 살릴 수 있는 소재들을 사용했다. 자연처럼 조화롭고도 시간이 흐를 수록 더욱 멋스러워질 소재 말이다. 질감까지 제주의 생생함을 더했다.  

또 모든 객실은 기존의 주방 공간을 최소화하는 한편, 거실과 침실 공간을 확대하고 분리시켜 특급 호텔 스위트급으로 업그레이드 했다. 기본 객실의 실평수가 호텔 스위트룸 크기에 맞먹는 63㎡에 달한다. 자연이란 물감을 흠뻑 쏟아놓은 듯한 인테리어에 확장된 평수가 만나 더욱 더 넓은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객실 안의 가구와 소품은 이재하, 조병주 등 주목받는 국내 가구 디자이너에게 의뢰해 제작해 감각도 살렸다. 

객실 말고도 이번 리노베이션을 통해 레스토랑 3개, 라운지, 야외 수영장 등도 새롭게 조성했는데, 이들의 인테리어 역시 마찬가지다. 

인기 부대시설인 '야외 수영장'은 하얀 모래와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해안가를 떠올리게 하는 색감으로 구성, 다양한 꽃과 나무 등 리조트 주변 조경과 잘 어우러지는 느낌을 준다.

이번 재개장을 통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기존에는 여름에만 한시적으로 운영했었지만 이번에는 사계절 온수풀로 변경했다. 바닷가와 가까운 위치에 선베드와 카바나를 설치해 파도 소리와 바닷바람을 그대로 느끼며 이국적인 휴양을 즐길 수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 '이디', 일식 레스토랑 '메르&테르', '야외 수영장'의 야경, 그릴 다이닝 레스토랑 '하노루'. 사진=김미진 기자.

리조트 안에서 다양한 미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신설·강화한 레스토랑도 풍경이 입맛을 돋운다. 각 레스토랑 별로 적합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객실과 같이 색감과 질감에 신경을 쓴 티가 났다.

특히 절제된 인테리어를 통해 창이 있는 곳에서 존재할 수 있는 내부와 바깥 풍경의 위화감을 없앴다. 이들 레스토랑은 모두 3개다.

먼저 제주산 식재료와 제철 해산물들을 활용한 스시 오마카세와 정통 관서식 스키야끼를 제공하는 '메르&테르' 레스토랑을 새롭게 열었다.

또 기존의 라운지 카페였던 '이디'는 정통 이탈리언 퀴진을 맛볼 수 있는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변신했고, 그릴 다이닝 레스토랑 '하노루'는 고품질의 육류뿐 아니라 다양한 한식 반상 메뉴도 추가해 새롭게 선보인다. 

시설뿐 아니라, 서비스도 한층 고도화했다. 컨시어지, 인룸다이닝 등을 도입해 고객 환대 및 편의 서비스를 강화한 것은 물론, 100평 규모의 프리미엄 서비스 공간인 '모루 라운지'를 신설했다.

모루 라운지는 마스터 스위트 이상 객실의 투숙 고객과 라운지 전용 패키지 고객에 한해 이용할 수 있는 고품격 서비스 공간이다. 익스프레스 체크인·체크아웃 서비스, 조식과 간단한 점심 식사, 쿠키와 차, 저녁 시간의 무제한 주류 서비스 등이 제공된다. 

재충전을 위한 서비스로 '웰니스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표선 해안가를 달리며 상쾌한 아침을 여는 '선라이즈 런'과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바이크 라이딩', 계절에 따라 추천하는 숲길이나 오름을 걷는 '포레스트 트래킹', 일몰에 즐기는 '선셋 요가 및 싱잉볼 테라피' 프로그램 등으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모든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을 통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해비치 제주도 호텔에서 제공하는 웰니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물영아리 오름에서의 트래킹, 표선 해안가 라이딩 등을 즐기며 제주의 자연과 더 가까이 호흡할 수 있다. 사진=김미진 기자.
해비치 제주도 호텔에서 제공하는 웰니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물영아리 오름에서의 트래킹, 표선 해안가 라이딩 등을 즐기며 제주의 자연과 더 가까이 호흡할 수 있다. 사진=김미진 기자.

◆'고즈넉한 자연' 통한 차별화된 가치 제공…"제주 동쪽 휴양지의 상징이 목표"

"표선이라는 마을은 아주 평화롭고 아름다운, 작은 마을입니다. 중문과 애월 등 주로 관광객들이 가는 다른 곳과 떨어져 있는 게 사실이지만, 저희가 표선과 공유하고 있는 자연 자체가 최고의 장점이라는 생각으로 이번 리노베이션을 진행했습니다. 해비치가 동쪽 여행을 위한 베이스 캠프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과 동시에 제주 동쪽 휴양지의 상징이 되는 것이 이후의 목표입니다."

김민수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대표이사의 말이다. 그는 현대자동차에서 브랜드 전략실 이사, 마케팅사업부 상무를 거쳐 지난 2019년 12월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사실 중문과 애월 등 제주도 여행이라고 했을 때 가장 유명한 곳들은 서쪽에 주로 몰려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제주를 찾는 여러 관광객들이 만나는 '제주의 경험'은 그곳에서만 이뤄지는 일이 다반사다. 해비치에게는 그런 최근의 주요 관광 포인트로부터 조금 떨어진 곳에 있다는 점이 불리한 여건으로 작용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그 단점은 장점으로 바뀌었다. 

김민수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대표이사가 지난 20일 해비치 리조트 제주 내 모루 라운지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미진 기자.
김민수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대표이사가 지난 20일 해비치 리조트 제주 내 모루 라운지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미진 기자.

김 대표는 "코로나19 격리가 풀리고 나서 예상하지 못했던 호황을 누린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사람들이 제주로 많이 몰려와 중심지들이 너무 복잡해졌는데 그때 한적하면서도 가만히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표선의 해비치가 많이 알려졌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때 해비치가 그동안 사람들이 몰랐던 제주도 동쪽을 발견하는 중심지의 역할을 수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런 소망을 기반으로 약 10개월 동안 720억원의 투자비를 들여 리노베이션을 단행한 해비치는 '프리미엄'을 붙인 고품격 리조트로의 발돋움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그동안 리조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컨시어지부터 베딩과 청소 서비스, 룸서비스까지 모두 고품격 호텔식 서비스를 가능하게 했다. 아울러 여정을 계획하고 오지 않아도 표선 동쪽의 아름다운 자연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액티비티 프로그램 자체를 제안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김 대표는 이를 위해 기존에 없던 CX팀(Customer eXpireance)도 신설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말씀 드렸던 것처럼 해비치가 갖고 있는 장점이자 단점은 바로 다른 곳과 떨어져 있고 자연을 공유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이를 가지고 여러 콘텐츠를 만들어서 여정을 계획하지 않고 오셔도 리조트로부터 여러가지 액티비티를 제안 받을 수 있게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앞으로 여행객들에게 해비치가 그런 경험들을 위한 목적지 자체가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의 수를 계속 늘려갈 예정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단점 아닌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차별화된 가치 제공'을 위한 다양한 시도로 해비치 리조트 제주가 앞으로의 제주 여행의 키워드를 바꿔나갈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비즈월드=제주 서귀포 김미진 기자 / kmj44@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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