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월드] 국내외로 불안한 정세 속에 리더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고금리·원자잿값 상승 등의 직격탄을 맞은 우리 경제가 벼랑 끝에 서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많은 임직원의 수장인 CEO는 혜안을 갖고 회사의 미래를 열어나갈 사업과 업계에서의 포지션을 신중히 택해야 한다. 이에 비즈월드가 [CEO+]를 통해 각 산업의 최전선에서 우리 경제를 이끄는 CEO들을 조명한다. [편집자 주]

◆ 마창민 대표는?
마창민은 시공능력평가 3위 DL이앤씨의 대표이사다.
1968년생이다. 미국 메리마운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일리노이주립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건설사 대표지만 경력은 대부분 마케팅 쪽이다. 1995년 존슨앤존슨 코리아 마케팅에서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2005년부터 2020년까지는 LG전자 마케팅에서 일했다. 한국사업 마케팅팀과 글로벌 마케팅 전략팀에서 상무로, 미국 법인과 상품전략그룹에서 전무로 일했다.
DL이앤씨와는 2020년 11월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영입되며 인연을 맺었다. 영입 두 달만인 2021년 1월 1일 새롭게 출범한 DL이앤씨의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건설과는 인연이 없던 그가 대표이사로 내정된 것을 두고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건설사 CEO는 대부분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가 내정됐기 때문이다.
마창민 대표는 마케팅 전문가로 통한다. 새로 출범한 DL이앤씨의 방향타를 잡은 마창민 대표는 마케팅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여실히 드러냈다. 신사업·신성장동력 발굴과 디벨로퍼 역량을 강화하며 회사의 수준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1년 보수로 6억500만원을 수령했다. 급여 5억8300만원, 임원 처우 규정에 따른 복리후생 등 기타소득 2200만원 등이다.
임기는 내년 초까지다.
◆ 마창민호 DL이앤씨, 출범 첫해 영업이익률 12.5% 기록
마창민 대표는 업계에서 마케팅의 대가로 통한다. DL이앤씨가 출범 대표로 마창민을 선택한 것은 성공적이었다. 마 대표를 통해 디벨로퍼 역량을 한층 끌어올린 DL이앤씨는 역대급 영업이익률을 올리며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마창민 대표 취임 첫해인 2021년 DL이앤씨는 역대급 영업이익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2021년 연결기준 매출 7조6287억원, 영업이익 9567억원을 기록했다. 그해 영업이익 목표였던 8300억원을 15%나 초과했다.
영업이익률은 12.5%에 달하며 건설업계에서 쉬이 볼 수 없는 수치를 보였다.
당시 업계는 디벨로퍼 사업을 확대한 것이 영업이익률 성장의 견인차가 됐다고 평가했다. 주택·토목·플랜트 등 모든 사업 분야에서 양호한 이익률과 균형 잡힌 성과를 기록하며 출범 첫해를 기분 좋게 마쳤다.
◆지난해 67개 현장 459건 위반 적발…158건 사법조치, 과태료 7억8000만원
마창민호 DL이앤씨는 취임 2년 차인 2022년에 ‘위기의 해’를 맞았다. 5분기 연속 사망사고부터 경영실적 악화까지 뼈아픈 한 해를 보냈다.
DL이앤씨는 2021년 4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5분기 연속 사망사고 발생’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DL이앤씨 공사 현장에서는 지난해 4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해 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3월 서울 종로구 전선드럼에 의한 사고 ▲4월 경기 과천시 굴착기에 의한 사고 ▲8월 경기 안양시 콘크리트펌프카에 의한 사고 ▲10월 경기 광주시 이동식크레인에 의한 사고 등이다. 2021년 10월 1명이 사망한 사망사고까지 포함하면 5분기 연속 사망사고 발생이다. 5분기 연속 5건의 사망사고로 6명이 사망했다.
마창민 대표는 연이은 사망사고에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증인으로 소환되기까지 했다. 당시 마 대표는 “안전대책을 강화하고 현장에서 또다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3월까지 DL이앤씨의 주요 시공 현장에 대한 강도 높은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지난해 시공 현장 67개소에서 4차례에 걸친 감독을 실시하고 65개소에서 459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459건의 위반사항 중 사망사고와 직결될 수 있는 위반사항이 158건이나 확인됐다. 이 158건은 사법조치되고 나머지 301건은 7억8000만원의 과태료를 맞았다.
경영실적 악화도 골칫거리다. DL이앤씨는 2021년 경영실적으로 매출 7조6287억원, 영업이익 9567억원을 올렸다. 2022년 경영실적은 매출 7조4968억원, 영업이익 4963억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1.76% 줄었고 영업이익은 반토막(-48.1%)났다.
취임 첫해 실적이 너무나 좋았던 탓일까. 지난해 경영실적을 두고서 마창민 대표의 위기관리 능력이 전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마창민호 DL이앤씨는 올해 CCUS 등 신사업을 통해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다.
◆ 마창민호, 신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로 재도약 꿈꾼다
마창민호 DL이앤씨는 지난해 8월 시공능력평가 3위 자리를 탈환하며 재도약의 신호탄을 쐈다. 2021년 기업분할 이슈로 3위에서 8위까지 추락했지만 다시 3위에 올라섰다.
올해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부진했던 지난해를 털고 재도약을 꿈꾼다.
핵심사업 중 하나는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다. DL이앤씨는 오는 2030년까지 국내외 연 2조원 수주액 달성 목표로 CCUS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3월 호주의 친환경 비료 제조 기업인 뉴라이저(NeuRizer)와 CCUS 시설 건설을 위한 개념설계와 기본설계를 수행하는 우선 계약 합의서를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
2024년까지는 국내외 CCUS 누적 수주 1조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향후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연간 1조원 수준의 수주 규모를 유지하고 2030년에는 매년 2조원 수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올해는 자회사 카본코(CARBONCO)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해수담수청 SWCC와 CCUS사업을 추진한다고 지난 1월 밝혔다. 세계 최대의 해수담수화 설비를 운영하는 SWCC 발전소에서 탄소를 포집하고 해수 담수화 후처리 공정에 이용하는 기술 도입에 협력한다. 앞으로 상용 CCUS 플랜트 건설을 포함한 CCUS 사업개발 전반에 걸쳐 협력할 계획이다.
베트남에서는 ‘탄소광물 플래그십 사업’에 뛰어든다. 탄소광물화 기술은 발전소에서 발생한 석탄재나 건설공사 과정에서 나온 폐콘크리트 등을 포집한 탄소와 반응시킨 뒤 저장·활용하는 기술이다. 지난 1월 DL이앤씨, 카본코, 하노이광업지질대학교, 탄소광물화플래그십사업단, 강원대학교가 ‘탄소광물 사업의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 이전과 상업화 협업’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탄소광물화플래그십사업단은 탄소광물화 기술 이전부터 현지 사업화까지 베트남 국영 기업들과 협력한다.
소형모듈원전도 빼놓을 수 없다. DL이앤씨는 미국 소형모듈원전(SMR:Small Modular Reactor) 개발사인 엑스에너지(X-Energy)에 전략적 투자를 결정하며 SMR 사업 관련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DL이앤씨는 2000만달러(250억원)를 투자해 엑스에너지가 발행하는 전환사채를 인수했다.
DL이앤씨는 향후 엑스에너지와 SMR 플랜트 사업을 협력하고 에너지 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회사의 플랜트 사업과 연계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복안이다. SMR 가동 시 발생하는 600℃ 이상의 높은 열을 또 다른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암모니아 생산에 활용하며 친환경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도 있다.
마케팅 전문가 마창민 대표가 이끄는 DL이앤씨는 출범 첫해 호성적으로 업계의 주목을 한눈에 받았다. 부진했던 지난해를 털고 올해 재도약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즈월드=나영찬 기자 / na@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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