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월드] 국내외로 불안한 정세 속에 리더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고금리·원자잿값 상승 등의 직격탄을 맞은 우리 경제가 벼랑 끝에 서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많은 임직원의 수장인 CEO는 혜안을 갖고 회사의 미래를 열어나갈 사업과 업계에서의 포지션을 신중히 택해야 한다. 이에 비즈월드가 [CEO+]를 통해 각 산업의 최전선에서 우리 경제를 이끄는 CEO들을 조명한다. [편집자 주]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사진=현대건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국내 주택사업 역사를 새로 쓴 ‘현장 전문가’로 통한다. 사진=현대건설

◆ 윤영준 대표는?

윤영준은 현대건설 대표다. 2021년 3월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1957년 12월생으로 청주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환경학 석사를 받았다.

1987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다양한 현장에서 업무를 봤다. 이후 재경본부 사업관리실장, 공사지원 사업부장, 주택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대표 자리에 올랐다.

풍부한 현장경험을 자랑하는 윤영준 대표는 현대건설 주택사업의 역사를 새로 썼다.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만 9조3395억원 규모의 수주를 따냈다. 업계 사상 최대다.

단 풍부한 국내 현장경험에 비교했을 때 해외 현장경험은 약간 부족하다는 평도 있다. 올해는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글로벌 최대 건설사인 중국 CSCEC 그룹과 접촉하고 있다.

2021년 보수로 10억8000만원을 수령했다. 급여 8억8000만원, 격려금 2억원 등이다.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 한남3구역 수주 위해 집 사서 이사… 조합원총회서 직접 프레젠테이션도 

윤영준 대표는 현장에서 탁월한 성과를 인정받아 대표 자리까지 올랐다.

그는 1987년 현대건설 입사 이후 한 회사에서만 일했다. 주택·교량·철도·도로 등의 다양한 현장에서 공사를 관리했다. ‘현장 최고’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현장 최고라는 자부심은 승부사 기질로 나타났다.

도시정비사업에서 그의 승부사적 기질을 엿볼 수 있다. 윤영준 대표는 지난 2020년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사업으로 불리던 서울 ‘한남3구역’(전체 사업비 7조원) 수주를 위해 직접 조합원이 되는 초강수를 뒀다.

당시 부사장이던 그는 조합원 총회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에 나서며 “재산을 모아 한남3구역에 집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아직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되기 전에 던진 승부수였다.

“집주인의 마음으로 애정을 갖고 건축하겠다”는 말이 조합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현대건설이 쟁쟁한 경쟁사를 물리치고 시공사로 선택됐다. 2020년 현대건설은 도시정비사업 수주 4조7383억원으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윤영준이 대표로 승진한 2021년에도 패권은 유지됐다. 현대건설은 윤영준 대표 취임 첫해인 2021년 도시정비사업에서 5조5499억원을 수주하며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도시정비사업 수주 9조3395억원이라는 위업을 세우고 윤영준호 현대건설이 세운 업계 신기록도 갈아치웠다. 3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최대 실적을 새로 쓰고 4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업계 1위라는 위업을 세웠다.

◆ 위기와 사건·사고 

윤영준호 현대건설은 국내 주택사업의 최강자로 꼽혔으나 대구에서의 실패로 명성에 흠집이 났다.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앞세워 성공 가도를 이어가려 했으나 흥행 참패로 굴욕을 당했다.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 1·2순위 청약을 지난 11일까지 받았는데 총 478가구 모집에 28명만 신청했다. 청약 미달 세대수가 450가구다. 청약 경쟁률은 0.06대 1에 그쳤다.

이를 두고 시장 수요·제고 등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고 공급만 내세운 ‘사전 경제성 조사 실패’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높은 분양가 산출도 한몫했다. 한파가 불어닥친 지 오래인 시장 흐름을 예측하지 못하고 높은 분양가를 고수한 것도 흥행 참패의 원인이 됐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소환 교육에 불응한 것도 논란거리다. 지난해 2월 경기 구리시 ‘세종∼포천 고속도로’ 현장에서 현대건설 하청업체 근로자 1명이 추락사했다. 개구부를 열다가 추락하고 끝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표는 이때 발생한 근로자 사망사고 관련 안전보건교육에 불응해 과태료가 부과됐다. 안전보건교육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이수하지 않으면 최대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현대건설은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확정되지 않았으며 대표이사가 아닌 최고안전책임자(CSO)가 중대재해처벌법상의 경영책임자라고 주장했지만, 고용노동부는 이 주장을 기각하고 윤영준 대표에게 과태료 1000만원을 부과했다. 취임 첫해인 2021년 많은 사망자가 나왔던 것도 흠이다. 윤영준 대표 취임 이후 현장에서 매 분기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2021년에만 6명이 사망했다.

CEO 평가의 가장 큰 기준은 경영 성과다. 윤영준 대표 취임 이후 도시정비사업의 역사를 새로 쓰는 등 주택사업의 강자로 자리매김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총매출이 21조2391억원으로 전년 대비 17.6% 성장한 반면, 영업이익은 22.8% 감소한 5820억원(전년 7535억원)으로 확인됐다. 매출은 늘었지만 이익은 줄어든 수익성 악화가 확인됐다. ‘힐스테이트 동대구 샌트럴’과 같은 사태가 발생할 경우 더 큰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 윤영준호, ‘차세대 원전기술’ ‘해외사업’에 미래 걸었다

윤영준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신사업과 해외사업 확대를 주문했다. 그는 신년사에서 “지난해 가장 주목할 것은 SMR 등 차세대 원전기술과 해외 신시장 개척”이라고 꼽았다. 실제로 현대건설의 SMR 최초호기 모델은 글로벌 선진사와의 협업을 통해 상세설계에 이어 실제 배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해외사업도 강조했다. 지난해 매출은 사우디 마르잔 공사,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파나마 메트로 3호선 등 해외 대형현장 공정이 효자 노릇을 했다. 필리핀 남부 철도 공사, 사우디 네옴시티 터널 공사, 쿠웨이트 슈웨이크 항만 공사 등도 새로 따냈다.

해외시장 확대를 위해 글로벌 최대 건설사인 중국 CSCEC 그룹과 접촉하기도 했다. 최근 중국건축 제6공정국 유한공사(CCSEB)와 전략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동남아 지역 주요 인프라 사업 협력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재원 조달 사업 참여 기회 확대 ▲양사 협력을 통한 가격경쟁력 제고 ▲초고층 빌딩 및 부동산 투자개발 사업 추진 등을 협력한다.

부유식 인프라 건설시장에도 집중한다. 일본 오사카대학과 규슈대학에서 36년간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로 재직한 가시와기 마사시(KASHIWAGI Masashi) 명예교수를 영입했다. 가시와기 교수 영입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건설 계획 중 해상 부유식 산업단지와 부산시가 검토 중인 매립식과 부유식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부지 조성 방식을 적용한 신공항 건설, 유엔해비타트(UN-HABITAT, 인간정주프로그램)와 함께 지속가능한 부유식 해상도시를 조성하는 방안 등의 수주 가능성을 높일 구상이다.

기술개발과 특허 확보에도 진심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3분기 기준 628건의 특허를 보유하며 특허왕에 올랐다. 건설 현장에서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작업자를 로봇으로 잡아내는 기술, 믹서트럭에서 토출되는 레미콘 불량을 실시간으로 촬영해 잡아내는 기술, 터널 기계화 시공을 위한 한국형 로드헤더 기술 모두 특허 등록에 성공했다. 연구개발비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도 업계에서 가장 높다. 지난해 3분기까지 연구개발비로 업계에서 가장 많은 993억8700만원을 사용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도 1.17%로 10대 건설사 중 가장 높다.

도시정비사업의 강자답게 관련 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첫 도시정비사업으로 3423억원 규모 경기 고양시 일산구 강선마을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하며 포문을 열었다.

윤영준호가 세운 현대건설의 역사는 도시정비사업에서 압도적이었다. 2023년에도 패권을 유지하며 4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최대 실적을 새로 쓰고 5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업계 1위라는 위업을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즈월드=나영찬 기자 / na@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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