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기준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27.5만 명…진료비는 90조원 달해
암 환자는 65세 이상 10만 명당 1552명, 기대수명 살면 38.1% 암 발생 추정

참고사진=픽사베이
참고사진=픽사베이

[비즈월드] 주민등록인구 중 65세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어섰다. 우리나라도 '초고령화 사회'에 본격 진입한 것이다. 지난 2017년 같은 기준 인구의 비율이 14%에 이르는 '고령화 사회'가 된 지 약 7년 만이다. 

이에 따라 사회·경제 전 분야에 걸쳐 급격한 인구 고령화로 인한 다양한 충격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건강과 의료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된다. 노령 인구의 증가로 여러 질환들의 유병률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미 노령 인구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만성질환의 증가세가 가파르다. 진료비 규모 역시 빠르게 늘고 있어 건강보험 재정 고갈 우려가 제기되는 등 사회보장제도의 지속가능성도 위협 받는 상황이다. 

질병관리청의 '2024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 내 '2023 진료비 분석' 내용. 그래프=질병관리청
질병관리청의 '2024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 내 '2023 진료비 분석' 내용. 그래프=질병관리청

1일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2024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에 따르면 고령화로 고혈압, 당뇨병, 암(악성신생물) 등 만성질환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23년 기준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27만5183명으로 전체 사망의 78.1%를 차지했다. 10대 사망원인 중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은 암(24.2%), 심장질환(9.4%), 뇌혈관질환(6.9%), 알츠하이머병(3.2%), 당뇨병(3.1%), 고혈압(2.3%) 순으로 많았다.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만성질환으로 인한 진료비는 2020년 71조원에서 2021년 78조원, 2022년 83조원, 2023년 90조원 등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또 2023년 기준 만성질환 진료비는 전체 진료비의 84.5%를 차지했고, 3년 동안 연평균 증가율은 8.4%에 달했다. 이 가운데 순환계통 질환으로 인한 비용이 13조4000억원으로 만성질환 진료비의 14.89%를 차지했다. 이어 근골격계질환 12.9%, 암 11.2% 순으로 비중이 컸다.

단일 질환으로는 원발성 고혈압 진료비가 4조4000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2형 당뇨병이 3조10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 내 '2022년 연령군별 성별 조발생률' 내용. 표=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 내 '2022년 연령군별 성별 조발생률' 내용. 표=보건복지부

급격한 고령화로 인한 암 발생 증가도 우려된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최근 공개한 ‘2022년 국가암등록통계’를 살펴보면 2022년 기준(전국 단위 암 발생 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1999년부터 2022년까지) 우리나라의 암 유병자는 258만8079명으로 전년(243만 4089명)보다 15만3990명 늘어난 수준이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군 유병자는 130만2668명으로, 전체 유병자의 50.3%를 차지했다. 65세 이상 인구로만 보면 7명 당 1명(65세 이상 인구 대비 약 14.5%)꼴이다. 연령군별 유병자수는 60대가 73만569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후 70대 57만8327명, 50대 50만6457명 순이었다. 

2022년 기준 연령군별 조발생률(일정 기간 동안 특정 인구집단에서 새롭게 발생한 암환자 수)에서는 고령층에서 암발생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전체의 연령군별 조발생률은 10만 명 당 ▲0-14세 14.0명 ▲15-34세 95.1명 ▲35-64세 538.0명 ▲65세 이상 1552.0명이었다.  

또 우리나라 국민이 기대수명(82.7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8.1%였으며, 남자(79.9세)는 5명 중 2명(37.7%), 여자(85.6세)는 3명 중 1명(34.8%)에서 암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처럼 급격한 고령화로 다수 질환의 유병률, 이에 따른 질병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조속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된다. 정부 및 관련 부처에 따른 역할이 부각되는 상황이다. 질병관리청과 보건복지부는 질환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 전략 수립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 질병부담이 증가 추세로,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라 만성질환으로 인한 질병부담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매년 발간하는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를 통해 국내 만성질환 현황을 공유하고 효과적인 예방관리 전략 수립의 근거자료로 활용해 증가하고 있는 만성질환 부담 경감을 위한 전략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통령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인구 고령화의 영향으로 암 발생자 수와 고령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암종이 증가하고 있어 이러한 변화에 효과적인 암 관리 정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비즈월드=김미진 기자 / kmj44@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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