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개인사업자 전업 신용평가 '한국평가정보'
[비즈월드] 올 추석을 앞두고 정부와 지자체에서 연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지원책이 나오고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일자리 창출, 혁신 촉진, 지역 경제 기여, 경제 회복력 강화 등 국가 경제의 저변을 지탱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개인사업자’인 이들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은 높지 않다. 신용평가가 어렵다는 이유다. 개인의 신용평가가 낮더라도 사업성과를 반영하면 되지만 개인사업자의 사업성과는 파악하기 까다롭다. 이런 이유로 개인사업자들은 대표 개인의 저신용을 이유로 금융권 대출에서 소외되곤 한다.
이 문제를 풀어보고자 등장한 곳이 있다. 국내 최초의 전업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사인 ‘한국평가정보(KCS)’이다. 한국평가정보는 2022년 7월 신용평가사 본허가를 획득했다. 이곳이 ‘전업’을 강조하는 이유는 카드사 등 금융사 중에 신용평가를 ‘겸업’하는 곳이라 그렇다.
이에 개인사업자 신용평가기관 중 한국평가정보의 차별점은 무엇인지 또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 올해 3월 한국평가정보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된 윤태식 의장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윤태식 한국평가정보 이사회 의장은 기획재정부에서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국제금융·세제 전문가다. 기획재정부에서 국제기구과장, 통상정책과장, 외화자금과장, 국제금융과장을 역임하고 개발금융국장, 대변인, 국제금융국장, 정책조정국장을 지냈다.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실 선임행정관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로 일했다. 지난 2020년 국제경제관리관(국제차관보)에 올라 세제실 실장을 거쳐 2022년 관세청장에 취임했으며 2024년 3월부터 한국평가정보 이사회 의장에 재임중이다.

Q . 한국평가정보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평가정보는 국내 유일의 개인사업자 전업 신용평가사입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폭 넓은 데이터에 기반하여 개인사업자 신용평가가 정확하고 적시성 있게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개인사업자들은 양질의 금융서비스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정책당국자들은 개인사업자에 대해 효율적인 정책 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
Q. 의장님께서 한국평가정보에 합류하시게 된 계기도 궁금합니다.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한국평가정보가가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들은 국가경제 차원에서 의미가 큰 직업군이면서도, 개인사업자 특성상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변화에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밖에 없어서 정부나 민간부문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두 번째는 공직기간중의 경험, 지식 등을 의미있는 일에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 재직시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대책을 총괄하고 벤처기업 관련 규제완화 업무도 했습니다. 이러한 업무경험을 민간영역에서 계속 이어나가고자 하는 생각이 컸습니다. 4
마지막으로는 한국평가정보가 신생 기업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평생을 틀이 꽉 짜여진 공직에서 보내다 보니, 이번에는 모든 것이 다 갖춰지지 않은, 계속 성장해 나가는 신생조직에 몸을 한번 푹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Q. 카드사 등 금융사에서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을 겸엄함에도 불구하고 개인사업자 전업 신용평가사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개인사업자 특성상 정확한 신용평가는 쉽지 않지만 개인사업자를 위한 지속가능한 금융생태계를 만들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기존 신용평가사의 경우 통상 개인사업자에 비해 신용평가가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수익성도 큰 기업이나 개인의 신용평가에 집중하지만, 한국평가정보의 경우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에만 집중함으로써 전문성이 더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현행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금융 접근성에 한계나 문제점이 있다면요?
은행 등 1금융권은 개인사업자 대출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개인사업자의 경우 업황에 따라 변동성이 크고 매출액, 종업원 수, 비용 구조 등 사업장 정보 파악이 쉽지 않아 연체위험이 높은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개인사업자들은 급여소득자에 비하여 2,3금융권 대출이나 카드 현금서비스를 상대적으로 많이 활용하는데, 이러한 금융이력들이 다시 신용점수에 악영향을 주게 되어 1금융권 접근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행 1금융권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대부분 ‘정부 보증부 대출’, ‘개인사업자의 사업역량이 아닌 대표개인의 신용에 기반한 대출’, ‘부동산 담보대출’ 형태로 이루어지는데 이들 대출은 진정한 의미의 개인사업자 대출이라고 보기 곤란하고, 지속가능한 금융생태계의 모습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Q. 개인사업자의 대표 개인의 신용과 개인사업자 신용은 다를 수 있나요? 어떤 점에서 다른가요?
금융권에서 ‘개인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을 분류하고, 신용평가 관련 법령에서 ‘개인 신용평가’와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를 별도로 분리하는 이유는 개인사업자도 기업과 비슷한 취지로 사업역량을 토대로 신용평가하고 대출을 제공하라는 취지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개인사업자 신용은 대표 개인에 대한 신용평가나 부동산 담보기반이 아닌 사업장 자체의 업황이나 사업능력을 토대로는 평가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사업주 개인신용 점수가 다소 낮더라도 업황이 좋거나 사업운영능력이 뛰어난 개인사업자의 경우 대출을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다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은행들은 순수한 의미의 개인사업자 대출을 많이 취급하고 있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금융시장에서 개인사업자 시장은 얼마나 되나요?
한국은행의 2024년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개인사업자의 금융권 대출 총 규모는 1,050조원에 이릅니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포함한 국내 금융기관의 총 대출 규모 중 28%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개인사업자에 대한 대출 시장 규모는 작지 않습니다.
Q. 법인과 달리 개인사업자 사업장 정보는 파악하기 쉽지 않습니다. 한국평가정보는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요?
한국평가정보는 개인사업자 동의에 기반하여 국세청 홈택스와 여신금융협회 등에서 신용평가에 필수적인 각종 사업장 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하여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료들은 정확할 뿐만 아니라 가장 최신 데이터로서 적시성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평가정보의 가장 큰 장점 중의 하나는 1개월 주기로 사업장 경영정보를 업데이트하여 신용평가를 한다는 점입니다.
Q. 개인사업자의 정확한 신용평가가 이루어지면 정부의 금융 정책에는 어떤 도움이 될까요?
개인사업자 지원 관련 정부와 민간의 명확한 역할 분담이 가능해 집니다. 현재에는 정부 중심으로 개인사업자에 대한 ‘금융서비스’ 차원의 지원과 ‘복지’ 차원의 지원을 병행하고 있는데, 개인사업자에 대한 정확한 신용평가가 이루어지면, 정부는 경쟁력 없는 개인사업자에 대해 전업, 폐업, 재기지원 등 복지차원의 지원을 전담하고, 민간 금융권은 사업역량이 뛰어난 경쟁력 있는 우량 개인사업자를 지원하는데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Q. 정확한 개인사업자 신용평가가 이뤄질 경우 개인사업자에게는 어떤 금융 혜택이 있나요?
궁극적으로 개인사업자에 대한 금융은 민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지속가능한 금융생태계가 만들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민간중심의 금융서비스의 핵심은 결국, 개인사업자에 대한 정확한 신용평가 입니다. 개인사업자가 개인 대표의 신용 또는 부동산 담보 기반이 아닌 순수한 사업역량에 기반해서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즉 경쟁력 있는 개인사업자의 경우 대표개인의 신용도가 낮거나 부동산 담보가 없더라도 대출을 받을 수 있어야 하는거죠. 이렇게 되면 자영업자, 소상공인들도 혁신 등을 통해 사업역량을 강화하는데 노력하게 되고, 이는 개인사업자 시장 전반적으로 경쟁력이 높아 질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한국평가정보와 같이 사업장 정보 혹은 기타 정보를 통해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를 진행하는 국내외 사례가 있을까요?
영미권에서는 SME(Small and Medium Enterprise)라는 표현에 소상공인(매출액 기준 50억 ~ 120억 이하, 상시근로자수 5인 이하) 기준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 Micro Enterprise(EU 기준 피고용인 10인 이하, 매출액 2백만 유로 이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SME 평가시 사업장 정보를 핵심요로서 활용하는 것은 이미 선진국들의 보편적인 경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영국의 Credit Data Research 라는 회사는 소상공인의 오픈뱅킹 계좌의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해서 신용평가를 수행하고 있고, 미국의 JP Morgan Chase 은행의 경우 OnDeck이라는 소상공인 데이터 회사와 제휴하여 전용 대출상품을 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싱가폴의 UOB 은행은 자체적인 소상공인 자금관리 앱 생태계를 구축하여 이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SME 대상 대출규모를 적극적으로 늘리기도 하였습니다.
Q. 한국평가정보의 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 총 규모는 1,000조원이 넘어서고 있습니다. 한국평가정보는 개인사업자 사업역량에 대한 정교한 신용평가모델을 구축하여 개인사업자의 금융접근성을 제고하고,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금리를 낮추고자 합니다. 특히, 현행 대출규모를 감안할 때 대출금리를 일부라도 낮출 수 있게 된다면 연간 수 조원 이상의 금융 비용이 절감되어 개인사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아울러 금융 시장, 금융 당국 등에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개인사업자 신용평가 업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관심을 요청하고 싶습니다. 말씀드린 바와 같이 개인사업자 신용평가 업무는 개인사업자 특성상 개인이나 기업에 비해 데이터 수집, 사업역량 파악 등에 어려움이 많지만, 개인사업자에 대한 민간 금융권의 자율적인 금융서비스 확대를 위한 핵심 요소입니다. 금융권은 진정한 의미의 개인사업자 대출 확대를 위해 좀더 노력하고, 이를 위해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모델 정교화,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사와의 협업 및 투자 등에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금융당국도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사들이 정교한 평가모델을 구축하는데 필요한 데이터 확보/활용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민간 금융권이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에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한국평가정보는 개인사업자의 신용평가 역량을 바탕으로 개인사업자 신용평가 서비스 ‘크레딧노트’를 운영한다. 한국평가정보는 작년 8월에는 조달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개인사업자 국내 공식 신용평가 기관으로 지정되었다. 크레딧노트에서는 공공기관 입찰과 아파트 입찰에 필요한 신용평가등급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크레딧노트의 가장 큰 특징은 개인사업자가 홈택스 인증만 하면 웹과 모바일에서 3분만에 신용평가등급확인서가 발급된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개인사업자가 신용평가등급확인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며칠씩이나 기다려야 했다. 복잡한 서류 제출 절차 없이 당일 발급 비용 또한 다른 기관에 비해 평균 50% 이상 낮다.
또 최근에는 신용등급확인서 발급 전 개인사업자의 신용등급을 미리 확인할 수 있는 ‘신용등급 즉시조회’ 서비스도 오픈했다. 조달청에서 운영하는 나라장터의 공공입찰에서 기업신용등급은 적격심사를 통과하는데 중요한 요소인데, 개인사업자의 경우 신용등급 BB0와 BB- 이상 등급은 입찰 가능한 공고 건 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신용등급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크레딧노트에서 ‘신용등급 즉시조회’ 서비스를 통해 신용등급을 조회한 후 신용평가등급확인서 3분발급 서비스를 연이어 구매하는 비율은 약 60%에 달한다. 한국평가정보가 개인사업자의 금융 접근성을 확대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비즈월드=민호기 객원기자 / minhaoj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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