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의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조감도(왼쪽)와 포스코이앤씨의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사진=각 사
현대건설의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조감도(왼쪽)와 포스코이앤씨의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조감도. 사진=각 사

[비즈월드] 현대건설(대표 윤영준)과 포스코이앤씨(대표 전중선)가 자사의 최상위 프리미엄급 주거 브랜드인 ‘디에이치’와 ‘오티에르’를 내걸고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 수주전에서 격돌한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오는 23일 시공사가 선정될 여의도 한양아파트를 수주하기 위해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가진 현대건설과 저가 수주의 저력을 보여준 포스코이앤씨가 파격 조건을 내걸고 맞붙는 만큼 정비업계도 여의도 한양 수주전을 주목하고 있다.

여의도 한양은 기존 588가구를 재건축을 통해 최고 56층, 아파트 992가구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여의도 1호 재건축’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재건축에 동의하지 않았던 상가부지 문제로 사업이 미뤄진 사이 ‘공작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570가구, 5704억원)’을 수주한 대우건설에 이 타이틀을 넘겨주고 말았다.

◆ 현대건설, 대표까지 현장 찾아 “원가 손해 보더라도 수주”

현대건설은 윤영준 대표까지 현장을 찾아 “원가를 초과하더라도 최고의 품질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히는 등 여의도 최초의 디에이치 수주를 위해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윤 대표는 지난 13일 현장 방문에서 “여의도 한양을 반드시 수주해 명실상부 여의도 최고의 랜드마크로 건설할 것”이라며 “원가를 초과하더라도 최고의 품질과 소유주에게 제시한 ‘개발이익 극대화’ 사업 제안을 반드시 지키며 하이퍼엔드 특화 상품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여의도 한양 수주 조건으로 소유주의 수익성을 극대화한 하이퍼엔드 주거상품을 제안했다. ▲분양수입 증가 가구당 약 6억원 ▲미분양 때 최초 일반분양가로 대물 인수 ▲일반분양가 상승으로 인한 모든 이익 소유주 귀속 등이다. 특히 소유주가 동일평형에 입주할 경우 100% 환급해 준다는 파격 조건을 걸었는데 이는 사실상 분담금이 0원인 셈이다.

또 최상의 주거 브랜드 디에이치를 적용한 만큼 고품격 아파트로 시공한다. 입주자만 사용할 수 있는 스카이 커뮤니티를 설치해 여의도 하늘에서 한강 조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고 옥상에 버티포트 착륙장을 설치해 응급상황에 대처한다. 고품질 자재와 거실 천장 높이 5.5m, 가구마다 프라이빗 테라스도 약속했다. 단지 이름으로는 ‘디에이치 여의도 퍼스트’를 제안했다.

◆ 포스코이앤씨, ‘저가 수주’ 파죽지세 이번에도 이어질까?

포스코이앤씨의 최대 무기는 경쟁사 대비 낮은 금액을 제안하는 ‘저가 수주’ 전략이다. 여의도 한양 수주전에서도 이익을 내려놓고 총공사비를 7020억원으로 책정했는데 이는 현대건설 투찰 금액보다 720억원 낮은 금액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포스코이앤씨는 저가 수주 전략으로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파죽지세를 이어왔다. 대우건설과 맞붙은 경기 안산시 ‘안산주공6단지(1017가구, 2830억원)’와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맞붙은 부산광역시 ‘촉진2구역(아파트 1902가구·오피스텔 99실, 1조3000억원)’까지 저가 수주 전략을 통해 경쟁사를 꺾었다.

특히 올해 최대의 지방 재개발사업으로 주목받았던 촉진2구역의 경우 삼성물산이 시공능력평가 1위라는 위상과 높은 인지도의 래미안 브랜드로 수주가 유력할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저렴한 공사비를 제안한 포스코이앤씨가 조합의 선택을 받았다. 여의도 한양에서도 쉽게 승자를 예측할 수 없는 이유다.

포스코이앤씨는 여의도 한양에 최상위 주거 브랜드 오티에르만의 특별한 설계를 제안했다. 모든 가구가 한강 조망이 가능하도록 3면 개방 구조를 제안하고 가구별 전용 엘리베이터, 최상급 유럽산 마감재 적용 등 다양한 고급화 전략을 제안했다. 금융 조건도 파격적인데 총사업비 1조원 책임 조달과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 사업비 우선 상환, 환급금 조기 지급까지 제안했다.

한편 여의도 한양 수주를 위해 두 건설사가 무리한 조건을 제안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3.3m당 공사비로 포스코이앤씨는 798만원, 현대건설은 824만원을 제안했는데 하이엔드 아파트를 시공하기에는 부족한 금액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대우건설이 같은 여의도에서 공작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써밋 더 블랙 에디션’의 3.3m당 공사비는 1070만원이다.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가 여의도 한양에 제안한 3.3m당 공사비와의 차이는 200만원 이상에 이른다.

건설사 관계자는 “양사가 여의도 한양 수주를 위해 제안한 공사비는 최근 급등한 주택사업 원가율을 고려하면 수익을 장담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여의도에 노후화한 단지가 많아 재건축 사업장이 늘어날 만큼 앞으로의 사업 수주를 위해 상징성을 가진 여의도 한양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월드=나영찬 기자 / na@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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