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앞으로 다가온 여의도 한양 재건축 수주전 
현대vs포스코…파격 조건 내걸고 사활 건 경쟁
“한양아파트 수주가 올해 정비사업 왕좌 판가름”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왼쪽)과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 수주전에서 맞붙었다. 사진=각 사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왼쪽)과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 수주전에서 맞붙었다. 사진=각 사

[비즈월드] ‘주택통’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과 ‘재무통’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에서 개인은 물론 회사의 자존심까지 건 맞대결을 벌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시행사인 KB부동산신탁은 오는 23일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의 시공사를 가릴 총회를 개최한다.

주택사업 불황에 시공사들이 정비사업 수주를 꺼리는 상황에서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에서는 이례적인 사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국내 주거의 상급지로 꼽히는 여의도에서도 한양아파트가 높은 상징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사업성이 뛰어나다. 기존 588가구를 992가구로 늘리는 만큼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 수익이 보장된다. 또 여의도에 70년대에 지어진 노후 아파트가 많아 앞으로 재건축사업이 줄줄이 진행될 예정인 만큼 시장 선점이라는 과제를 실현할 수도 있다. 양사의 파격을 조건 내건 수주 경쟁에는 이런 배경이 있는 셈이다.

현대건설이 한양아파트에 제안한 디에이치 여의도 퍼스트 조감도. 조감도=현대건설
현대건설이 한양아파트에 제안한 디에이치 여의도 퍼스트 조감도. 조감도=현대건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도시정비사업에서 승부사적 기질을 보이며 회사를 주택사업 최강자로 군림하게 한 주택통이다. 부사장으로 재직하던 2020년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사업으로 불리던 서울 ‘한남3구역’(사업비 3조원, 5816가구) 수주를 위해 직접 조합원이 되는 초강수를 둬 수주전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한양아파트 수주를 위해서는 건설사 대표가 사업 현장을 방문하는 이례적 모습으로 승부사 기질을 드러냈다. 지난 13일 한양아파트를 찾은 윤 사장은 “원가를 초과하더라도 최고의 품질과 소유주에게 제시한 ‘개발이익 극대화’ 사업제안을 반드시 지키며 하이퍼엔드 특화 상품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공언했다.

포스코이앤씨가 한양아파트에 제안한 '오티에르 여의도' 조감도. 조감도=포스코이앤씨
포스코이앤씨가 한양아파트에 제안한 '오티에르 여의도' 조감도. 조감도=포스코이앤씨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사장은 포스코그룹에서 컨트롤 타워를 수행한 전략통이다. 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면 이에 대한 세부 전략을 수립한 꼼꼼하고 치밀한 인물로 인식되고 있다. 건설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는 약점이 있지만, 포스코의 지주사 전환을 이끈 성과도 있는 만큼 번뜩이는 전략이 주목된다.

전 사장은 “한양아파트 수주가 곧 오티에르의 성공”이라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수주에 전력으로 임할 것임을 명백히 밝혔다. 지난 21일 포스코이앤씨가 낸 한양아파트 관련 자료를 통해 “한양아파트의 성공이 곧 오티에르의 성공이기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전사의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맞불작전을 펼쳤다.

이번 한양아파트 수주전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왕좌 판가름’과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의 맞대결’이라는 주제에서도 흥미롭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한양아파트는 여의도 재건축사업에서도 커다란 상징성을 갖고 있다. 이번 한양아파트를 수주한 건설사가 위상을 드높여 올해 도시정비사업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근소한 차이로 도시정비사업 1,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각 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현대건설은 4조6122억원, 포스코이앤씨는 4조5988억원으로 근소한 차이에 불과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왕에 오르면 2019년부터 6년 연속 1위라는 위업을 달성한다.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의 맞대결이라는 점도 관심사다.

현대건설은 디에이치를 적용한 ‘디에이치 여의도 퍼스트’, 포스코이앤씨는 오티에르를 적용한 ‘오티에르 여의도’를 각각 제안하며 최고급 아파트로 시공하겠다고 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회사의 자존심이자 최고 역량을 결집한다는 의미인 만큼 어느 쪽의 손이 들릴지 주목된다. 공사비는 각각 824만원, 798만원인데 현대건설의 공사비가 다소 높지만 프리미엄 아파트 시공비로는 저렴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비즈월드=나영찬 기자 / na@bizwnews.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비즈월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