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측 "수 차례 공문에도 묵묵부답"
소통 단절 지속 시 내부 반발 가능성 제기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한 이후 두 생명보험사 노동조합과의 소통이 사실상 단절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우리금융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한 이후 두 생명보험사 노동조합과의 소통이 사실상 단절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우리금융

[비즈월드]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한 이후 두 생명보험사 노동조합과의 소통이 사실상 단절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조 측은 경영진 면담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우리금융 측이 응답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했고, 업계 일각에서는 조기 조직 통합과 시너지 창출을 위해서라도 소통 채널 확보가 시급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3월 중순 동양생명과 ABL생명 지분을 인수하며 두 보험사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생명보험업에 본격 진출하며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편입 초기부터 노조와의 갈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양사 노조는 편입 직후부터 우리금융지주에 공문을 통해 면담을 요청해 왔으나 현재까지 공식적인 답변이나 면담 일정은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조는 우리금융이 조직 통합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의사결정을 추진하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노조는 우리금융이 노조를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5월 금융위원회가 동양·ABL생명 인수 건을 승인한 뒤 3주가 지났는데도 우리금융이 노조의 대화 요구에 단 한 번도 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26일 노조 결의대회에서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3주가 넘도록 우리금융은 회신을 안하고 있다"며 "대화 요구를 그저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우리금융에 고용보장과 구체적인 보상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우리금융의 인수에 따른 보상으로 최대 기본금 1200% 수준의 위로금을 책정했다.

동양생명 노조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노조와 직원을 무시하고 있다"며 "정당한 요구를 끝까지 외면한다면 총파업을 포함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우리금융은 현재 물리적으로 두 회사가 자회사로 편입되지 않았다며 7월  주주총회때 확인할 예정이고 아직은 대화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을 전했다. 

일각에서는 대화가 시작된다 하더라도 상당 기간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 측이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혔지만 두 회사가 결합되는 만큼 일부 인원은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의 향후 행보에 따라 편입 자회사들과의 관계 설정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앞으로 구조조정이나 통합 작업이 구체화되면 노조의 반발 수위가 높아질 수 있어 초기에 신뢰 구축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새로 편입된 조직과 구성원은 향후 조직 개편이나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 민감할 수 밖에 없다"며 "이럴 때일수록 면담이나 대화를 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노조 측은 공동 대응 체제를 예고하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으로 전개될 교섭 요구는 물론 기자회견이나 집회 등의 방식으로 여론전을 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부 전문가들은 우리금융이 이번 편입을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만큼 내부 혼란과 갈등 요인을 초기에 해소하는 것이 실적과 평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두 회사 간의 합병인 만큼 아예 갈등이 없기는 불가능하다"며 "내부 구성원과의 공감이 중요한 만큼 노조와의 소통이 M&A의 성공의 첫 단추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오는 6월 2일 오후 2시 우리금융 본사 앞에서 전 조합원 총회와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비즈월드=최희우 기자 / chlheewoo@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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