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교보험사 설립추진단 출범
:예금보험공사, 300억 출자 의결
보험업계에 인수합병(M&A) 바람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자본 확충이 어려운 중소 보험사들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 공적 관리를 받아들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MG손해보험을 시작으로 금융사들의 M&A 이슈와 구조개편 등의 흐름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비즈월드] 경영난에 직면한 MG손해보험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MG손보의 보험계약을 일시적으로 인수·관리할 가교보험사 설립에 나서면서 구조조정 절차가 본격화된 것이다.
예보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가교보험사 설립에 필요한 출자금 300억원을 집행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가교보험사 설립추진단'을 공식 출범시켰으며 조만간 금융위원회의 설립 승인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와 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는 28일 오후 2시 예보 본사에서 '공동경영협의회' 첫 회의를 개최한다.
공동경영협의회는 MG손보의 최종 계약이전을 위해 운영될 가교보험사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협의회로 첫 회의에서는 가교보험사의 설립과 운영을 위한 제반 사항을 논의할 계획이다.
가교보험사는 파산 위기에 처한 보험사의 보험 계약을 임시로 이전해 계약자 보호와 보험서비스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해 예보가 설립하는 특수 목적 법인이다.
MG손보의 부실 위험이 장기화되고 외부 투자자 유치 무산 등으로 자본 확충이 지연되면서 정상화가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MG손보는 지난 2023년부터 수차례 유상증자와 경영개선 계획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2024년 말 기준 지급여력(RBC) 비율은 100%를 크게 밑돌며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최저 기준(100%)을 계속 하회했다.
금융감독원은 수차례에 걸쳐 자본 확충을 압박했으며 예보 역시 부실 우려를 이유로 정상화 가능성을 검토해왔다.
지난 수개월간 외부 매각과 추가 출자 유치 방안이 논의됐으나 성사되지 않으면서 예보가 직접 나서 공적 관리 체제로의 전환을 결정하게 됐다.
업계는 이번 결정이 MG손보 계약자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향후 매각 및 구조개편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4일 정례회의를 열고 MG손보의 신규 영업을 중단하고 기존 계약은 가교보험사를 거쳐 대형 5개 손보사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금융위는 "MG손보 기존계약은 최종적으로 대형 손보사에 이전하는 방식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다만 계약 이전 준비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기존 보험계약 유지·관리가 필요한 만큼 1년여간 한시적으로 보험계약을 가교보험사로 이전해 관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가교보험사 설립은 최후의 수단이라는 점에서 예보의 이번 조치는 MG손보의 단독 회생이 어렵다는 판단으로 보인다"며 "이후 MG손보를 안정화한 뒤 매각 절차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가교보험사는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설립되며 설립 후 MG손보의 보험계약과 일부 자산·부채가 이전된다.
MG손보는 현재 약 151만건의 보험계약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약 90%는 질병·상해 관련 장기보험이다.
계약이전을 위한 전산시스템 구축과 절차 진행에만 최소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향후 계약 배분 과정을 거쳐 각 손보사로의 이전이 완료되면 금융위원회의 최종 의결을 거쳐 내년 4분기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한편 예보는 이번 조치를 통해 향후 보험사 구조조정의 전례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예보 관계자는 "보험계약자들이 불편 없이 기존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가교보험사의 안정적인 운영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최희우 기자 / chlheewoo@bizw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