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빚투…'고금리·반대매매' 유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급증하면서 반대 매매와 고금리 부담 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네이버증권

[비즈월드] 국내 밸류업 프로그램 가동과 미국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겹치면서 주식 상승을 기대한 빚투(빚내서 투자)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과도한 빚투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는 19조3484억원으로 올해 내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회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주식을 매입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지난해 9월 20조1202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2개월 동안 감소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에코프로머터리얼즈·포스코퓨처엠 등 이차전지주가 급등하자 주가 상승을 노린 빚투가 또다시 성행했다. 

이후 밸류업 프로그램 시동과 미국 반도체주 호황 등으로 빚투가 계속 이어지는 모양새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국내 주식 시장을 살리기 위해 금융 당국 차원에서 주주가치를 끌어올리는 정책을 의미한다.

특히 반도체 종목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열기가 뜨겁다. 삼성전자 신용잔고는 지난 25일 기준 5238억원으로 1년 5개월여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 신용잔고는 3126억원으로 2년 5개월 만에 최대치다.

KB증권·대신증권 등 증권사들도 신용이자 우대금리 이벤트를 펼치면서 빚투를 부추기고 있다. 대신증권은 7일 신용거래융자 1~7일 구간의 이자율을 0%로 인하했고 KB증권은 신규 고객 신용대출금리를 4.2%로 낮추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용거래가 과도해질 경우 대출 금리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주가가 하락하면 주식을 강제 처분(반대매매) 당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해 "레버리지를 내서 투자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예전처럼 (연) 1%대로 기준금리가 떨어질 거라는 생각으로 하신다면 그 점에 대해서는 경고를 드린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국은행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과도한 위험추구와 레버리지 확대가 지속된다면 대내외 충격 발생 때  위험선호가 반전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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