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 50%대 주주환원율 등 '주주가치확대' 경쟁
미래에셋·한투증권 등 신용 전망 하락…투자 신중 유의

미래에셋증권은 다음 달 31일까지 디폴트옵션 사전지정, 직접매수 고객에 우리쌀 또는 기프티콘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사진=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한 주요 증권사들이 금융 당국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발맞춰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외 신용평가사의 부정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중한 주식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미래에셋증권

[비즈월드] 증권사들이 자기주식 취득·소각과 배당금 확대로 주주환원에 나선다. PF 리스크 등을 고려한 신중한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요구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보통주 800원과 우선주 850원을 현금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또 13년 만에 처음으로 5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해 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배당 총액은 2808억원으로 지난 2021년 3320억원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주주 환원은 주로 현금 배당과 자기주식 취득·소각으로 이뤄진다. 전자는 회사 주식을 보유한 주주에게 직접 배당 이익을 안겨주는 것을 의미하고, 후자는 유통되는 주식을 줄여 보유 주식의 가치를 높이는 것을 뜻한다. 

올해 금융 당국이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주주 환원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증권사를 비롯한 금융사들은 건전성 우려로 당국에서 주주환원 관련 제재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해당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의 경우에도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위해 기취득한 자사주 209만5345주(발행 주식 7.99%)를 오는 2026년까지 매년 3분의 1씩 소각할 계획이다. 2023년 배당금액은 881억원으로 자사주 취득액 700억원을 합하면 주주환원율은 47%에 달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주주환원의 선봉장에 선 회사다. 일찍부터 30% 이상 주주환원율 계획을 실천해왔고 이를 앞으로 3년 동안 35%로 늘릴 것으로 예고했다. 또 매년 최소 보통주 1500만주와 2우선주 100만주 이상을 소각할 것을 약속했다. 주주들도 이에 화답해 지난달 관련 공시 이후 주가가 두자릿수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대신증권도 주당 1200원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하면서 '고배당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대신증권의 별도 기준 배당 성향은 39.9%에 달한다.

메리츠증권은 메리츠금융그룹에 편입돼 있는 상태로 메리츠금융지주의 주주환원율은 무려 51% 수준이다.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콘퍼런스에서 "배당가능이익이 충분하기 때문에 주식의 저평가가 깊게 지속될 경우 50% 한도에 얽매이지 않고 그 이상의 자사주 매입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주 환원만 보고 주식 시장에 뛰어들기엔 증권업계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가 남아있는 상태다. 글로벌 신용평가 기관 S&P 글로벌은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외 부동산 시장 둔화로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도 다올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내릴 만큼 증권업계 전반에 불안감이 퍼지는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장 충당금을 쌓은 상태라 증권사 내부 위기감이 돌지는 않는 상황이다"라며 "다만 부동산 시장 회복이 늦어질수록 시행사-시공사-금융사가 같이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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