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월드] 국내외로 불안한 정세 속에 리더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고금리·원자잿값 상승 등의 직격탄에 우리 경제가 벼랑 끝에 서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많은 임직원들의 수장인 CEO는 혜안을 갖고 회사의 미래를 열어나갈 사업과 업계에서의 포지션을 신중히 택해야 한다. 이에 비즈월드가 [CEO+]를 통해 각 산업의 최전선에서 우리 경제를 이끄는 CEO들을 조명한다.  [편집자 주]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 사진=신한투자증권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 사진=신한투자증권

◆ 김상태 사장은?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은 1965년생으로 대구고등학교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김성태 사장은 1989년 대우증권에 입사했다. 당시 대우증권은 국내 '증권사관학교'로 불릴 만큼 금융투자업계 인재들이 몰리던 회사다. 김 사장은 대우증권 주식인수부장과 메리츠종합금융증권 IB(투자은행)사업본부장, 유진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장 등을 거쳤다.

김 사장은 지난 2016년 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대우) IB 부문 대표직을 맡아 기업공개·회사채·유상증자 등 주요 기업금융 업무를 수행했다. 2017년 미래에셋증권-대우증권 합병 당시 'IB 강화'를 내세운 그룹 전략에 부지런히 발맞추며 2018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신한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은 지난해 김 사장을 GIB(그룹·글로벌 투자은행) 각자대표 사장으로 신규 추천했다. 당시 신한투자증권은 아시아신탁·신한벤처투자 인수와 신한리츠운용 설립 등 자본시장 내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던 입장이다.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는 김상태 사장 인선 배경으로 추가 성장모멘텀 마련과 IB부문 핵심 역할 수행을 들었다.

김 사장은 이영창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 역할을 수행하다 지난해 이 사장이 사임하면서 단독대표직에 올랐다. 기존 GIB 영역은 물론 리테일·WM(자산관리) 부문까지 총괄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은 상반기 5억원 미만의 연봉을 수령해 공시 대상에서 제외됐다. 미래에셋증권 사장 시절 퇴직금 포함 23억원1000만원의 연봉을 수령한 바 있다.

◆ 1년만에 신한투자증권 순위 끌어올린 'IB통'… 신사업·부동산 등 성과

김상태 사장은 크래프톤·롯데쇼핑·제일모직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IPO(기업상장) 딜에 성공시킨 IB 업계 대표 인물이다. 신한투자증권이 내부 출신이 아닌 외부 인물을 영업한 배경에는 순혈주의를 뛰어넘는 김 사장의 IB 실력이 있었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김 사장은 취임 후 '인재 전략'을 강조하며 타사 인재들을 영입하기 시작했다. 대표 사례로 서윤복 NH투자증권 상무와 김기면 KB증권 이사를 주요 직에 앉혀 IB 영향력을 강화했다. 이후 GIB그룹을 대체투자·비상장과 주식발행시장(ECM)·채권발행시장(DCM) 2그룹으로 구분해 집중도를 높였다.

IB 부문 집중 전략은 좋은 실적으로 나타났다. 신한투자증권은 기존 DCM 부문에서 3조원대 딜을 소화했는데 올해 6조원대로 뛰어올랐다. 기존 5위에서 SK증권을 넘고 4위로 올라섰다. ECM 부문 리그테이블 순위는 10위에서 1년 만에 5위로 뛰어올라 현재 KB·삼성·미래에셋·한국투자증권의 뒤를 잇고 있다.

김 사장이 활약한 지난해 IB 부문 수익은 2532억원으로 전년 대비 23.8% 증가했다. 지난해 GIB그룹 순익은 912억원으로 WM 부문과 GMS(그룹고유자산운용) 부문의 부진·적자를 모두 만회하는 수준의 실적을 거뒀다.

IPO 주관 실적도 지난해 KB증권·모건스탠리를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전년도와 동일한 5건의 상장 건수를 올렸지만 LG에너지솔루션·퓨런티어·대성하이텍 등 주요 기업 IPO에 성공하며 공모총액이 3배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는 미래반도체·씨유박스·시큐센 등 상장 주관사로 참여하며 10위로 마감했지만 빅딜 중 하나로 손꼽히는 HD현대글로벌서비스 공동 주관사, 조 단위 몸값이 예상되는 에이피알 상장 주관사를 맡아 하반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 사장은 해외 현지 기업 인수금융 셀다운(인수 후 재매각) 위주로 해외 IB 영업력도 강화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5월 기준 대표 주관사로 참여한 32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셀다운을 완료했다. 유럽 최대 자전거 제조사 악셀그룹 대표주관사, 글로벌 임상 의약품 플랫폼 클로니젠의 대표주관사로 활약했다. 차별화된 딜 수임과 선별 능력에서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금융 분야에서도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성과를 봤다. 죽전 데이터센터 개발사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주관과 가산동 데이터센터 개발사업 단독 주관에 성공했다. 김상태 사장은 지난해 7월 부동산금융 시장에서 데이터센터 등의 비중을 늘리고 공모 리츠 시장에 관심을 보인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토큰증권(STO) 등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블록체인부를 설립하고 자체 토큰증권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50여개 기업과 'STO 얼라이언스'를 구성하고 연내 인프라 시스템 기반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삼고 있다. 기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신한알파'도 3.0 버전으로 개발해 리테일 부문 이용자 편의성을 강화했다.

◆ 다소 불안한 홀로서기… 상반기 IB 부문 수익 대폭 감소

지난해 호실적이 무색하게도 신한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IB부문 수익은 4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1% 감소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봐도 전년 대비 42.4% 감소했다. 상반기 IPO가 3건으로 줄어들고 부동산 PF 사업이 주춤한 것이 원인이다. 아울러 자산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자산 규모도 5000억원대로 증가해 건전성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키웠다. 신한투자증권은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보수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IB 부문 부진은 한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금융 손실 확대에 기인한다. 증권사 전반에 드리운 업계 이슈인만큼 면책 여지도 있지만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 신한투자증권은 상반기 2차전지 주식 거래에 따른 거래수수료·영업이익 증가 효과를 봤지만 하반기 실적은 불투명한 상태다. 

◆ 올해 임기 만료 앞둬… 리테일 부문까지 '올인원 전략' 구사

김상태 사장은 조용병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 체제 아래 영입된 인사라 올해 초 대표 교체 예상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결국 단독대표로 남았지만 얼마 전 신한투자증권 사외이사 변화 과정에서 고려대학교 동문 박희우 선임 사외이사만 연임에 성공하면서 의사회 의장을 겸임하는 김 사장이 '김상태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결국 내년 대표 교체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서는 남은 기간 내 어느 정도 성과를 이뤄야 하는 입장이다.

김 사장의 책무 중 하나는 자산관리(WM) 부문과 리테일 강화다. IB 부문에서만 강하다는 세간의 평가를 벗어내고 신한투자증권을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증권사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전략이다. 김 사장은 '법인생태계 활성화'와 '신한 커넥트포럼 개최' 등 전 사업 부문이 함께하는 연계 사업을 중점에 두고 있다. 물론 IB 부문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김 사장은 12일부터 인도네시아·홍콩 법인을 방문해 첫 해외 경영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김상태 사장이 해외·IB·WM·리테일 부문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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