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 선수서 재입사 거쳐 경영 전면에
유통·레저·로봇 및 건설 해외사업 총괄
수익 개선, 신사업 확대 등 성과 창출 중요

[비즈월드] 국내외로 불안한 정세 속에 리더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고금리·원자잿값 상승 등의 직격탄을 맞은 우리 경제가 벼랑 끝에 서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많은 임직원의 수장인 CEO는 혜안을 갖고 회사의 미래를 열어나갈 사업과 업계에서의 포지션을 신중히 택해야 한다. 이에 비즈월드가 [CEO+]를 통해 각 산업의 최전선에서 우리 경제를 이끄는 CEO들을 조명한다. [편집자 주]

김동선 한화 부사장이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김동선 한화 부사장이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시안게임 승마 금메달에서 재입사 후 '동분서주' 경영까지

한화그룹 오너가(家) 3남 김동선 부사장은 1989년 태어났다. 위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있다. 지난 2022년 종편방송 기자 출신 A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김 부사장은 미국 태프트스쿨과 사립 명문 다트머스대학교를 졸업했지만 어린 시절에는 그룹 경영보다는 승마에 더 큰 관심을 뒀다. 

그는 만 17세의 나이로 아시안게임 승마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가 되며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마장마술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은메달을 각각 목에 걸며 병역 문제까지 깔끔히 해결했다.

이후 2014년 10월 김 부사장은 한화건설 해외토건사업본부 과장으로 입사하며 경영 수업에 들어갔다. 2016년 신성장전략팀장을 맡아 한화건설 새 먹거리 발굴에 직접 나서기도 했지만 2017년 일신상의 이유로 경영에서 물러났다.

그의 복귀는 그로부터 3년이 흐른 뒤 이뤄졌다. 2020년 한화에너지 글로벌전략 담당(상무보)으로 재입사를 했고 2021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로 자리를 옮기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김 부사장은 2022년 갤러리아 신사업전략실장으로도 선임되며 경영 보폭을 넓혔다. 현재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 한화로보틱스 전략기획담당에 더해 2024년 ㈜한화 건설부문 부사장까지 겸직하면서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의 직급은 2021년 상무에서 2022년 전무, 2023년에는 부사장으로 올라섰다.

아울러 김 부사장은 지배력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지난해 4월부터 7월까지 한화갤러리아 주식 총 55만8860주를 사들이는 등 지분 확보에도 신경을 쓰는 상황이다.

◆'파이브가이즈' 등 외식·로봇사업서 가시적 성과 창출

경영 전면에 나선 지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김 부사장은 현재 유통·레저·로봇 및 건설 해외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에서 주도한 첫 신사업인 외식업을 시작으로 하나둘 성과를 만드는 중이다.

김 부사장은 지난해 미국 '3대 버거'로 알려진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 들여왔다. 파이브가이즈 상륙을 위해 초기 기획부터 계약 체결까지 사업 추진 전 과정을 주도했으며 오픈런 행렬과 추가 매장 확대 등으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최종 평가는 아직 이르지만 파이브가이즈를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의 자회사 에프지코리아의 2023년 3분기 매출은 35억8000만원이었다. 당시 파이브가이즈의 영업 일수(92일)를 고려하면 하루 평균 약 3900만원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김 부사장은 최근 그룹의 새로운 신사업인 로봇사업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한화그룹 로봇 전문기업 한화로보틱스 전략기획담당인 그는 주방 자동화 로봇 시스템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외식 산업 주방 자동화 서비스 전문 기업인 웨이브라이프스타일테크와의 협업을 성사시켰다.

또 지난해 가을 국내 기술 전시회 중 하나인 '창원스마트팩토리 및 생산제조기술전(SMATOF)'에도 참가했다. 한화로보틱스는 참여 업체 총 111곳 중 가장 큰 규모로 부스를 차려 다양한 로봇 기술을 선보였다. 당시 자체 개발한 신제품 'HCR-14'도 국내 최초로 공개해 화제가 됐다.

여기에 김 부사장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외식 부문 자회사 더테이스터블을 식음 서비스에 첨단 기술을 접목한 푸드테크(FoodTech) 전문기업 한화푸드테크로 재탄생시켰다. 외식 브랜드 운영 경험과 한화로보택스와의 협업으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함이다.

한화푸드테크 역시 출범 후 곧바로 일론 머스크가 수장으로 있는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 출신 엔지니어들이 2019년 설립한 ㈜서브 오토메이션과 손을 잡았다. 이번 협력으로 피자 로봇 시장에서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갖춘 스텔라피자를 국내에 들여온다는 계획이다.

◆경영 시험대에서 인정받을 '승부수' 필요 

김 부사장이 발 빠르게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지만 그는 이제 막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그는 그가 속한 모든 부문에서 업계 안팎이 인정할 수 있는 성과를 창조해야 한다.

특히 김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로보틱스, 한화 건설부문 등 4곳의 부사장을 맡고 있지만 아직 미등기임원이라는 상황을 극복해 등기이사로 올라서야 한다.

먼저 김 부사장은 파이브가이즈가 힘을 내고 있지만 한화갤러리아의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 지난해 3분기 한화갤러리아의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 74% 줄어든 매출 1200억원, 영업이익 20억원에 그쳤다. 김 부사장이 2대 주주인 만큼 한화갤러리아 실적 개선 등 유통 사업에서의 성과가 시급하다는 얘기다.

친정으로 불리는 건설 부문 해외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해외 시장이 핵심 먹거리로 자리한 가운데 이 사업은 김 부사장이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 할 수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김 부사장의 건설 복귀에 맞춰 관련 조직을 실에서 본부로 격상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어 무게감이 더 크기도 하다.

김 부사장은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 중 하나인 로봇사업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 다수 대기업 및 글로벌 기업들도 관련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푸드테크와의 접목, 그룹 계열사들과의 협업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비즈월드=황재용 기자 / hsoul38@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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