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즈월드] 한 해를 마무리해가는 이때 일상이 따분해지면 울산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KTX로 2시간여 달리면 도착하는 여행지다. 우리에게 산업도시로 알려졌지만, 막상 울산에 가면 가볼 곳도 먹을 것도 넘쳐난다. 그동안 우리가 모르고 있던 울산의 매력에 한 번 빠져보자.

◆ 예술의 도시 울산을 만드는 ‘울산시립미술관’
최근 지방 도시들은 색다른 각 지역만의 독특한 여행 테마를 개발하기 위해 분주해졌고, 일부 지자체에서는 결과물을 내어놓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울산은 시립미술관을 통해 색다른 시도로 태어난 작품을 전시하고 있어 최근 지역주민과 여행객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이곳 울산시립미술관에서는 최근 이색 전시회 3개를 개막하고 내년 3월까지 이어간다. 특히 예술을 사랑하는 매니아에서부터 예술을 몰라도 잠시 들러서 편안하게 감상과 체험이 가능한 3가지 테마의 전시회는 지난 10월과 이달 4일 개막 이후 많은 관람객이 찾아 주목을 받고 있다.

울산 중구 북정동 동헌사거리에 위치한 울산시립미술관은 대한민국 최초 디지털 미디어 미술관으로 울산시에 처음 만들어진 지하 3층 지상 2층의 공공미술관이다. 입장료는 매우 저렴해 부담이 전혀 없다. 울산에서 문화·예술적 힐링이 가능한가는 알아보기 위해 이곳 울산시립미술관을 방문했다.
울산시립미술관 옆에는 울산의 대표 문화제인 동헌이 자리 잡고 있다. 미술관이 지루해질 때쯤 동헌을 찾아보자. 동헌은 울산 유형문화재 제1호로 등재되어 있다.

동헌을 울산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관아다. 이곳의 입구인 가학루는 일제 강점기 때 소실됐지만, 일제 강점기 때 사진이 서울대학교 박물관에서 발견되어 이를 기초로 복원한 건물이다.

동헌은 옛날에 매우 중요한 시설 중 하나였다. 지방관리가 공무를 집행하던 관청 건물로 울산에는 현재 관무를 보던 동헌과 관리가 주거하던 동아가 현재 남아 있다. 더욱이 2012년부터 ‘울산 도호부사 행차’라는 전통재현행사가 매해 열리고 있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동헌은 입구부터 업무를 보던 반학헌과 그 옆 동아까지 산책하기 좋게 조성되어 있어 가벼운 발걸음으로 시간을 보내기 좋은 장소다. 그리고 바로 길 건너에 골목에 가수 고복수길이 있어 관광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

◆ 옹기 하나만으로도 즐거운 여행지 ‘외고산 옹기박물관’
울산 시내에서 대중교통으로 1시간여, 차로는 30여분 거리에 있는 외고산 옹기마을은 옹기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재미와 볼거리를 제공하는 여행지다.
이곳에 도착하면 마을 입구부터 가득한 옹기에 카메라 셔터가 마구마구 눌러질 것이다. 하지만 조금 아껴두어도 좋다. 일단 마을 길을 따라 옹기박물관으로 이동하자.
마을 길을 걸어 옹기박물관에 도착하면, 옹기로 장식된 정원에서 잠시 발길이 머물게 된다. 이제 박물관으로 들어가기 전에 입구 바로 옆 유리창 너머 엉덩이를 드러내고 볼일을 보려는 작품을 볼 수 있다. 이내 박물관으로 들어가 입구 오른쪽에 있는 옹기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 옹기 작품은 생각보다 유명하다. ‘화장실 인분 항아리’위 짓궂게 생긴 아이의 응가 하는 모습의 조형물은 매우 인상적이다. 이제 정면을 바라보면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최대 옹기를 볼 수 있다. 그 크기가 옆에 같이 전시된 일반 항아리의 수십 배는 된다.
이 세계최대 옹기를 제작하기 위해 5번의 실패를 겪고 6번째서야 만들어진 항아리로 전통옹기의 우수성과 실용성을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최대 옹기 제작 프로젝트’를 통해 태어난 작품이다.

이후 전시관 입구로 들어가기 전 유리바닥 아래로 다양한 크기의 옹기로 된 관이 있다. 이곳을 넘어서면 입구부터 우리 생활에 다양하게 사용된 옹기에 대해 알 수 있는 전시물들이 있다.
옹기(甕器)는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우리 생활 전반에 사용되고 있는 용기다. 특히 우리의 김치와 된장, 간장 같은 발효음식 저장에서 중요한 그릇이다. 또 화분, 등잔, 풍로에 이르기까지 사용됐고, 이러한 옹기의 다양성을 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제 박물관을 모두 둘러봤다면 ‘독 짓는 장인’들의 숨결을 느껴보기 위해 이제 옹기마을을 산책하면서 각 장인의 옹기를 살펴보자. 옹기 마을에는 현재 울산광역시 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로 지정된 8명의 대표 옹기 장인이 있다. 이들이 직접 운영하는 공방과 가마에서 독 짓는 장인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옹기 만들기 체험도 이곳 옹기아카데미에서 가능하다. 또 이곳 마을 끝자락에 울주민속박물관이 있고 그 옆으로 옹기마을 공원지구도 소담스럽게 꾸며져 있어 방문객들의 휴식 장소도 가볼 만하다.

◆ 울산 힐링 여행지 ‘태화강 십리대숲 은하수 길’
울산에 왔다면 한 번쯤은 태화강 국가정원을 찾게된다. 이곳에 한 번 왔다면 그 매력에 매번 찾게 되는 곳이다. 울산의 중구와 남구 일원 태화강변에 83만여㎡ 넓이의 도시 근린공원으로 2019년 순천만에 이어 두번째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면서 태화강 국가정원이라는 정식 명칭으로 불리게 됐다.
이곳에는 생태, 대나무, 계절, 수생, 참여, 무궁화 총 6개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이곳의 십리대숲은 바람에 부딪히는 대나무의 맑은소리와 한적하고 아름다운 길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곳은 아무것도 할것이 없지만 나도 모르게 할 수 있는 것이 수만가지에 이른다고 현지에서 산책하고 있는 주민이 이야기 해준다.

십리대숲은 태화강을 따라 십리, 약 4㎞에 걸쳐 형성되어 있는 오랜 세월을 자생해온 대나무로 이뤄진 숲으로 만든 자연정원이다. 대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강바람과 댓잎의 속삭이는 듯한 소리가 힐링 여행지로 주목을 받게 하는 이유다.
더욱이 이곳은 밤이면 장관을 이룬다. 일몰 시간이 되면 대나무 숲에 은하수가 내려앉는 이색적인 야간 정원이 만들어진다. 일몰 시간이 되면 대나무 숲에 3색 LED 조명을 비춰 어두운 하늘 위로 흐르는 은하수처럼 조명이 23시까지 켜진다. 낮 시간과는 다른 몽환적이면서 데이트하기 좋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외에 태화강 국가정원에는 유아를 위한 정원 가꾸기, 가족 단위 정원 체험 행사 등이 운영되고 있고, 주위에 태화루, 동굴피아, 철새 홍보관을 비롯해 울산 12경에 속하는 대왕암공원, 동해에서 가장 먼저 해가 떠오르는 간절곶, 선사시대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반구대 암각화, 신불산 억새평원, 강동·주전의 몽돌해변, 울산대공원 그리고 울산대교 등 자연과 도심이 어우러져 매력이 넘치는 장소다.

◆ 울산여행의 백미 ‘슬도-대왕암공원 사운드 워킹’
울산에 왔다면 울산의 바다를 느껴보고 가야한다. 특히 대왕암과 슬도 사이의 바닷길은 보고갈 것을 추천한다. 이곳은 슬도공원부터 대왕암까지 약 40여분이 걸리는 코스에 걷기길과 공원 그리고 캠핑장 그리고 대왕암 공원 등이 잘 갖춰진 무장애 여행지다.
우선 출발은 슬도에서 시작해보자. 더욱이 특별한 체험을 원한다면 울산 동구청이 운영하고 있는 낭만동행 프로그램 중 ‘작은쉼표, EAST울산 해파랑길 사운드워킹’ 프로그램을 신청해보자.

사운드워킹은 특정 방향에서 들려오는 음향을 선택적으로 녹취할 수 있어 주변의 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는 지향성마이크와 헤드폰 등의 사운드장비를 들고 길을 따라 걸으며 시각, 청각, 촉각으로 자연을 느끼는 힐링 프로그램이다.
사운드워킹에 사용되는 음향장비를 착용하고 슬도의 파도소리를 들으면 마치 섬의 이름처럼 거문고 소리와 같은 소리가 들린다. 또 파도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몽동해변에서의 파도소리가 모두 다르다. 소리에 집중하며 주변의 번거로움을 벗어버리리는 기회가 주어져 1시간여의 바닷길은 나와 소리에 온전히 집중하는 힐링의 시간을 준다.

먼저 울산 동구에 위치한 슬도는 울산항의 동쪽 입구에 있는 작은 섬이다. 이 섬의 이름은 ‘슬’이라는 단어에서 유래했으며, 이는 '매끄러운'이라는 뜻을 지닌 순우리말이다. 이 이름은 섬 주변에 있는 매끄러운 바위들 때문에 붙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어진 항으로 들어오는 거센 파도를 막아주는 바위섬으로 '갯바람과 파도가 바위에 부딪칠 때 거문고 소리가 난다'하여 슬도라 불린다. 슬도는 '바다에서 보면 모양이 시루를 엎어 놓은 것 같다'하여 시루섬 또는 섬 전체가 왕곰보 돌로 덮여 있어 곰보섬이라고 한다. 슬도에 울려 퍼지는 파도 소리를 일컫는 슬도명파는 방어진 12경 중의 하나다.


방어진 항에서 슬도로 가는 앞에 주차장이 있다. 여기에 차를 세우고 슬도와 대왕암까지의 여유로운 일정의 트래킹을 시작할 수 있다. 우선 슬도로 향하는 방파제를 넘어 슬도에 도착하면 수많은 구멍이 뚫린 바위가 보일 것이다. 이 구멍은 이곳에 사는 조개가 뚫은 구멍이다.
또 슬도 한편으로 바다 낚시를 즐기는 낚시꾼들이 보여 잠시 물고기 한 마리 잡고 갈까 유혹한다. 섬 중앙에 위치한 등대아래 앉아서 잠시 먼 바다를 둘러보면서 파도소리와 바람소리 그리고 섬을 찾는 사람들의 소리들 들으면서 섬에서 멀리 보이는 대왕암을 찾아본다.

슬도를 출발해 다시 방파제를 넘어 대왕암으로 가는 길 초입에 슬도를 상징하는 조형물과 슬도 글자가 새겨진 조그만 공원이 있고, 바로 앞에 커피숍이 자리해 잠시 커피한잔하고 가라고 유혹한다.
커피숍의 유혹에 넘어가 커피를 한잔 들고 걷기 시작하면 성끝마을을 만나게 된다. 아쉽게도 이곳은 마을 끝자락으로 길지 않는 마을 길을 지나게 된다. 짧은 마을 길을 지나면 대왕암으로 가는 해안길을 만나게 되고 잠시 펼쳐진 풍경에 발길을 멈추게 된다.


잠시 말이 없이 바다와 들꽃을 감상하면서 걷게 된다. 굽이굽이 바닷길을 걷다보면 자연스레 걸음이 느려진다. 말을 아끼고 바다소리와 내 발소리에 집중하면서 천천히 걷다 보면 캠핑장 구역에 다다르고 조금 지나면 몽동해변을 만나게 되는데, 언덕 아래로 조금 내려가야 한다.
몽동해변에서 잠시 앉아 바다의 노래를 들어보자. 매번 해안가로 와서 부딪히는 파도가 신기하게도 음의 높낮이가 있고 장단이 있다.


이제 충분히 쉬었다면 바로 옆 최종 목적지인 대왕암으로 향하자. 대왕암은 울산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거대한 바위들이 마치 왕관처럼 펼쳐져 있어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대왕암은 대왕교를 건너 만나는 첫 번째 바위 가장 높은곳에서 전경을 바라봐도 좋고, 대왕암에 건너가 먼 바다를 바라봐도 좋다. 어떻게 찍어도 기억에 남는 사진 한 장을 건질 수 있을 것이다.

◆ 울산에서의 추억여행 ‘장생포 고래마을’
각 지자체마다 추억여행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유명 관광지로 개발되어 있다. 울산은 장생포 고래마을을 추억을 돋게 하는 추억 여행지로 조성했다.
울산을 예전에는 고래를 포획하고, 유통하는 것을 업으로 삼던 고래산업이 흥했던 곳이다. 하지만 고래의 개체수가 줄어들면서 포획이 금지되면서 사양산업이 됐다. 울산 장생포 고래마을은 고래산업이 흥하던 당시의 마을과 고래를 해체하고 나온 부속물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던 기계들을 전시해뒀다.

또 1970년대 고래잡이 어촌 모습을 재현해두어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는 곳으로 아이보다는 어른들의 놀이터로 제법 많은 관광객이 찾는 장소다.
장생포 고래마을 매표소를 지나 입구에 들어서면 정면으로 골목이 있고, 왼쪽으로 고래와 관련된 전시물이 있고, 오른쪽에는 60~70년대 생활을 기억할 수 있는 문방구, 다방, 사진관, 우물 등과 고래를 잡던 배의 선장과 포수 등 선원들의 집도 재현되어 있어 생활상을 볼 수 있다.


먼저 고래산업과 관련된 전시물이 있는 왼쪽으로 가며, 입구에 음식점이 있다. 이곳에서 실제로 간단한 음식들을 판매하고 있다. 그리고 양 옆으로 고래 기름을 짜던 기계와 고래관련 제품을 거래하던 사무실 등이 있고, 길 끝에 거대한 고래를 해체하던 당시의 모습을 재현하는 조형물이 있다.

거대한 고래를 포획하기 위한 포도 전시되어 있고, 고래 해체에 대한 설명을 문화해설사로부터 들으면서 당시의 고래산업이 얼마나 크게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쳤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이후 골몰을 건너 마을로 넘어가면 시간여행이 계속된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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