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에서 자전거로…가을에는 포도밭에서 와인을 마셔야지
기차 타고 스위스 국민 과자 공장으로…가을 풍경 찾아 산을 오르기도

[비즈월드] 울긋불긋 아름다운 색채로 물드는 가을은 스위스에서 가장 화려한 계절로 꼽힌다. 날씨는 산에서나 도심에서나 야외 활동을 하기에 더없이 좋다.
스위스 사람들은 가을을 어떻게 즐길까? 어디로 단풍놀이를 가고, 어떤 스포츠를 즐길까? 현지인들만 아는 가을 명소가 있을까? 관광지에서 벗어나 스위스의 가을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다면 이들이 주는 팁에 귀를 기울여 보자.
미식과 문화 체험, 여유로운 스파, 자연 속에서의 스포츠 액티비티가 있는 다채로운 스위스 가을은 여행자의 취향이 무엇이든 자연 속에서 모험을 즐겨볼 수없이 많은 가능성을 내어준다.

◆ 지그리스빌 스파에서 만나는 감각적인 가을
지그리스빌(Sigriswil)에 있는 솔바트호텔(Solbadhotel)에 묵는 누구나 운이 좋다고 봐도 좋다. 툰(Thun) 호수의 짙푸른 물빛과 눈 덮인 알프스 봉우리가 발아래 펼쳐진다. 이 아름다운 지역에서 여유로운 가을을 누려볼 수 있다.
샬레 스타일의 4성급 호텔, 솔바트호텔은 그림 같은 베르네제 오버란트(Bernese Oberland) 지역, 지그리스빌 고원 지대 햇살 좋은 위치에 자리해 있다.
널찍한 웰니스 공간에서 긴장을 풀기 좋은 곳이다. 월풀을 갖춘 실내 해수 풀장에서 휴식을 취하다, 야외 거품 욕조나 선 라운지에 앉아 툰 호수와 아이거(Eiger), 묀히(Mönch), 융프라우(Jungfrau) 봉우리가 솟아난 알프스 산맥의 파노라마를 감상할 수 있다.
프라이빗 스파를 예약해 커플만의 시간을 나누기에도 좋다. 호텔 바와 레스토랑에서 미식의 기쁨을 누릴 수도 있다.
자연 속 활동을 즐기는 여행자라면 2시간 반짜리 하이킹에 나서봐도 좋다. 블뤼메(Blueme) 전망탑까지 가보는 코스로 호텔에서 뗏목(Raft) 학교 주차장까지 10분만 걸으면 된다. 여기서 화려한 하이킹이 시작된다.

주차장 끝에 180m 높이의 지그리스빌 구름다리가 나온다. 입장료 CHF 4인 구름다리는 호텔 투숙객의 경우 무료로 건널 수 있다. 반짝이는 툰 호수의 짙푸른 풍경과 황금빛 가을 풍경, 눈 덮인 봉우리가 빚어내는 풍경이 하이킹을 더욱 빛나게 해준다.
트레일을 따라 벤치가 자주 등장해 쉬어가기 좋고, 블뤼메 전망탑에서도 느긋하게 쉴 수 있다. 돌아올 때는 슈반덴(Schwanden)까지 45분가량 걸어 내려온 뒤 버스를 타고 지그리스빌로 돌아가도 좋다.
호텔까지는 툰 기차역에 내려, 버스로 갈아탄 뒤 ‘지그리스빌, 엔도르프(Sigriswil, Endorf)’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된다.

◆ 액티브한 가을을 즐길 수 있는 ‘토렌트 트레일 바이크’
로이커바트(Leukerbad)에 있는 린더휘테(Rinderhütte) 산장에서 출발하는 토렌트 트레일(Torrenttrail)은 야이치넨(Jeizinen)까지 이어지는데, 스위스 최고의 10대 싱글 트레일 중 하나로 꼽힌다. 산악자전거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루트로, 엔듀로 전문가부터 초보자까지 모두 즐길 수 있다.
로이커바트에서 곤돌라를 타면 린더휘테 산장까지 쉽게 올라갈 수 있다. 물론, 자전거로 올라가도 된다. 그러려면 토렌트알프(Torrentalp)까지 이어진 길을 따라가다가 린더휘테로 접근할 수 있다. 정상 역 바로 아래에서 재미가 시작된다.
싱글 트레일이 토렌트호른 남벽을 휘감아 이어진다. 가파른 구간은 전혀 없고, 어렵지 않게 자전거를 탈 수 있다. 플로우의 맛이 있는 싱글 트레일의 표본 같은 구간이다. 라이딩도 즐겁지만, 가끔씩 풍경을 감상하기 위해 쉬어가야 한다. 계곡 건너편으로 발레(Valais) 주에 있는 4000m급 봉우리 대부분이 화려한 풍경을 빚어낸다.
토렌트 트레일은 끝이 없어 보이지만, 알프 오베루(Alp Oberu)에서 조금만 더 달리면 바흐알프(Bachalp)로 향하는 다음 모험이 등장한다.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알프스 산장 근처에서 잠시 쉬어가기 좋은데, 신선한 치즈와 홈메이드 케이크를 맛볼 수 있다.
조금만 더 올라가면 그만한 보상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블 로드를 따라 니벤알프(Niwenalp)로 오른 뒤, 싱글 트레일을 따라 페젤알프(Feselalp)까지 달린다. 싱글 트레일은 끝이 난다. 곧 아스팔트 길을 따라 야이치넨까지 내려가는데, 아스팔트 길이 줄곧 이어진다. 앵거슈(Engersch), 페셸(Feschel), 알피넨(Albinen)를 거쳐 로이커바트로 돌아가게 된다.

◆ 스위스 국민 과자 ‘캄블리 쿠키 기차 왕복 여정’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캄블리(Kambly) 쿠키 기차는 베른과 루체른을 연결한다. 가는 길에 스위스에서 가장 사랑받는 쿠키를 생산하는 공장의 숍에 들러보기 좋다.
트룹샤헨(Trubschachen)에 있는 캄블리 체험(Kambly Experience) 공간이다. 스위스 국민 과자로 불리는 캄블리의 각종 비스킷과 천연 과일청으로 만든 각종 음료를 맛볼 수 있다. 다양한 커피와 티, 수프도 마련되어 있어 간단한 식사를 하기에 좋다. 특별한 기념품을 구입하기 좋다.
캄블리 쿠키 기차를 중심으로 하루의 기차 여정을 짜볼 방법이 있다. 여정을 인터라켄까지 이어가 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당일 여행으로, 눈 덮인 봉우리의 웅장한 모습, 남색의 깨끗한 호수, 초록으로 무성한 초지, 그림 같은 농장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하나로 연결해 주는 기차에 올라 다양하고 멋진 풍경들을 즐기면 된다.

베른을 출발한 캄블리 기차는 에멘탈(Emmental) 지역을 대표하는 구릉지와 유네스코 생물권 엔틀렌부흐(Entlebuch)를 달린다. 기차는 목가적인 에멘탈 중심부에 있는 캄블리 체험 바로 앞에 멈춘다.
루체른에 도착하면 루체른-인터라켄 익스프레스(Luzern-Interlaken Express)로 갈아타고 여정을 이어간다. 브뤼니그(Brünig) 패스, 다섯 개의 호수, 수많은 폭포, 개성 있으면서도 고요한 스위스 마을 풍경이 펼쳐진다. 베른으로 돌아가는 여정에도 스위스 다운 어여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캄블리 기차는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루체른 및 베른과 트룹샤헨 구간을 2회 운행한다. 캄블리 기차를 타지 않아도 일반 기차로 트룹샤헨까지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스위스 트래블 패스로 노선 전 구간을 무료 이용할 수 있다. 좌석 예약은 하지 않아도 된다.

◆ 포도밭을 자전거로 가로지르며 ‘와인 시음하는 가을’
발레(Valais) 지역을 발견할 완벽한 방법이라고 현지인들이 입 모아 말한다. 물론 자전거를 좋아하는 사람에 한해서다. 이 루트는 발레 주의 와인 생산지를 따라 이어진다. 82㎞의 트레일로, 마티니(Martigny)부터 로이크(Leuk)까지 이어지는 계곡의 햇살 가득한 북쪽 면을 따라 오르내린다.
론느(Rhone) 계곡의 멋진 전망과 함께 한적한 뒷길을 따라가다 보면 아름다운 계단식 포도밭을 지나게 된다. 루트를 따라 나오는 자그마한 와인 생산 마을에서는 예약 없이도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곳이 여럿 있다.
발레에서 재배되는 포도는 약 40여 종으로 선택의 폭이 넓다. 돌아오는 길에는 론느 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마티니로 돌아가는 기차를 타는 등 다른 경로를 선택해 봐도 좋다. 거리는 총 82㎞이고, 쉬운 코스다.

◆ 기벨에그 산이 빚어내는 가을의 빛깔
쾌활한 가을 풍경과 기술적 관점에서 볼 때 기복이 심한 매력적인 바이킹을 즐길 수 있다. 간트리쉬(Gantrisch) 자전거 투어는 리기스베르크(Riggisberg) 봉우리 남서쪽의 기벨에그(Gibelegg) 주변을 따라 이어진다.
툰(Thun) 근교에 있는 리기스베르크 마을에서 시작하는 투어는 교통량이 적은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기벨에그발트(Gibeleggwald) 숲을 향해 오르는 여정으로 시작한다. 여기서 숲을 지그재그로 가로지르는 트레일은 기벨에그에서 가장 높은 지점으로 이어진다.
울퉁불퉁한 길을 따라 슈반트(Schwand)까지 내려간 후 계곡 반대편에서 아름다운 랭에나이(Längeney) 숲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짧은 오르막이 나온다.
끝이 없어 보이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길은 이제 뤼티플뢰취(Rütiplötsch)를 향해 내려간다. 자갈과 들판을 지나는 길지만 완만한 오르막길이 이어지며 기벨에그의 북면까지 이어진다. 중간중간 짧은 아스팔트 구간도 나온다. 계곡을 따라 출발 지점인 리기스베르크까지 내려오는 마지막 하강을 끝으로 라운드 투어가 마무리된다.
뤼셰그(Rüschegg)에서 출발하여 반대 방향으로 투어를 할 경우, 같은 길을 따라가지만 리기스베르크로 가는 우회로를 생략할 수 있다. 총거리는 23㎞이고, 난이도는 보통이다.

◆ 샤프하우저 그렌츠베그, ‘하이킹과 와인 시음’
취리히(Zurich) 북쪽에 있는 마을, 샤프하우젠(Schaffhausen)의 경계를 따라 이어지는 트레일은 라인 폭포의 압도적인 수력과 아름다운 와인 재배 지역인 빌칭엔-오스터핑엔(Wilchingen-Osterfingen)의 포도나무가 함께 빚어내는 가을 풍경을 선사한다. 지질학과 식물학을 이 하이킹에서 만나볼 수 있다.
노이하우젠 라인팔(Neuhausen Rheinfall) 기차역에서 출발하는 샤프하우젠 국경 트레일(Schaffhausen Border Trail)은 굉음이 울리는 폭포를 지나 샤프하우젠 남쪽의 란덴(Randen) 지역에 있는 고요한 숲으로 이어진다.
이 지역에서는 16세기 이후, 추정컨대 로마 시대부터 콩광석(리모나이트)이 채굴되었다는 증거가 남아 있다. 오래전에 발굴된 구덩이는 오늘날 토착 동식물 종의 귀중한 서식지가 되어주고 있다.
도중에 1598년 라이나우(Rheinau) 수도원장의 농장 부지이자 여름 거주지로 지어진 아츠하이머호프(Aazheimerhof)에 도착하게 된다. 이 부지는 1936년부터 샤프하우젠 시에 속해 있으며, 농지를 임대한 농부들이 경작하고 있다.
55번 국가 경계석에서 시작하는 트레일은 국경선을 따라 이어진다. 67번 경계석에는 현지인들이 ‘회색 돌’이라고도 부르는 바위 덩어리가 있는데, 콩광석 광산에서 나온 것이다.

이곳은 베링엔(Beringen), 노이키르히(Neunkirch), 예스테텐(Jestetten, 독일) 지역이 만나는 지점이다. 이 거대한 바위는 20만 년 전 리스(Riss) 빙하기 때 린트(Linth) 빙하로 인해 글라루스(Glarus)나 생갈렌 오버란트 (St. Gallen Oberland) 지역에서 여기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에를렌보덴(Erlenboden)과 바센(Wasen) 산장 사이의 웅장한 숲 지역에는 중국에서 유래한 품종인 시카 사슴이 서식하고 있다.
로스베르크(Rossberg) 산의 바위틈에 우뚝 솟은 라데그(Radegg) 성 유적에서 덩굴이 풍경을 지배하는 클레트가우(Klettgau) 계곡의 아름다운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성의 성벽이 여전히 남아 있으며 바비큐 공간에서 쉬어가기 좋다.
1472년에 처음 언급된 바트 오스터핑엔(Bad Osterfingen)은 오늘날 와이너리와 시골 여관으로 유명하다. 스위스 문화유산 목록(ISOS)에 등재되어 보호받고 있는 오스터핑엔의 마을 풍경을 감상하며 샤프하우젠 피노 누아를 시음하면 이보다 더 아름다운 가을은 없다. 총거리는 14㎞이고, 난이도는 쉬운 편이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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