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전문정보지 '발명특허웹진' 호스팅 기간 만료로 ‘운영 중단’ 파악조차 못해
'2020 아시아-태평양 스티비상' 소셜 웹사이트 혁신 부분 최고상 수상했다고 홍보
관리감독 맡은 특허청은 '수수방관'

[비즈월드] 올해만 국민의 혈세 833억원이 지원된 한국발명진흥회가 본연의 업무를 망각하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이 단체의 관리·감독을 담당하는 특허청은 뒷짐만 지고 있던 것으로 나타나 덩달아 뭇매를 맞고 있다.
17일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 등에 따르면 한국발명진흥회(회장 권오현, 이하 진흥회)는 지난 1973년 한국특허협회로 발족했다. 1995년 발명진흥사업을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발명진흥법에 근거해 이름을 바꿔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식재산 유관기관 출범의 모체 역할을 수행하며 기술평가‧거래전문기관, 창의인재 양성기관으로서 대한민국의 지식재산 정책을 이끌어 왔다고 자평하고 있다.
이 단체의 목표는 지식재산 가치 극대화, 지식재산 핵심인재 양성, 지식재산 문화 확산, 경영혁신과 투명경영과 전 국민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일깨워 국가경제가 활성화이다.
발명진흥법(제6장 한국발명진흥회, 제52조 한국발명진흥회의 설립)을 보면 이 단체의 설립 근거가 더 명확하게 나와 있다.
해당 법 조항에는 '발명진흥사업을 체계적,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발명가의 이익 증진을 도모할 수 있는 사업을 하기 위해 한국발명진흥회를 설립한다'로 되어 있다.
진흥회의 사업(법 제53조)은 ▲발명진흥에 대한 조사·연구 및 정보화 이외에 ▲산업재산권 기술정보자료의 수집·분석 및 보급 ▲산업재산권 관련 인재 양성 및 교육시설의 운영 ▲발명 교육·연구 및 발명교원의 육성 ▲발명진흥을 위한 전시·행사 및 국제 교류·협력 등 9개 항목이 있다.
이 단체의 2021년 예산은 총 1180억2300만원이며 이 중 특허청으로부터 받는 예산은 833억200만원이다. 이는 전체 예산의 70.9%에 달한다.
그런데 올해 2월 뿌리 깊은 삼성맨인 권오현씨를 새 회장으로 영입한 진흥회가 본연의 업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발명 진흥에 대한 ‘홍보’와 ‘소통’에서 낙제점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다른 사업이 원활하게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단체 홈페이지를 보면 홍보광장에 크게 ▲언론보도 ▲홍보자료 ▲포토갤러리 ▲SNS ▲Webzine 등 4가지의 항목이 나열돼 있다. 이는 일반 기관들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 단체의 성립과 지원 중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국민 소통의 큰 역할을 하는 ‘Webzine’이 어이없게 ‘호스팅 만료’로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다.
가장 최근 확인된 한국발명진흥회의 ‘발명특허웹진(Webzine)’이 정상 운영된 시기는 부산지식재산센터에서 블로그에 올린 ‘2020년 8월 27일 자 [한국발명진흥회] 발명특허 웹진 473호’라는 제목이었다.
한심하게도 진흥회 측은 지난해 7월 27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자체 발간하고 있는 사내 지식재산 전문정보지 '발명특허웹진'이 '2020 아시아-태평양 스티비상' 소셜 웹사이트 혁신 부분 최고상인 금상을 수상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면서 “이 상은 지난 2002년 설립된 미국 스티비 어워즈 위원회가 주관하는 것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 29개 나라의 기업과 공공기관, 단체 등의 혁신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평가해 시상하는 것으로 올해는 총 13개 부문 174개 카테고리에 한국을 포함, 아시아·태평양 지역 20개국에서 약 1200개의 출품작이 접수됐다”라고 설명했다.
진흥회는 특히 “('발명특허웹진'은) 한국발명진흥회 사내 소식 및 우수사례 기업 소개뿐만이 아니라 발명·특허와 관련된 최신 트렌드 및 이슈, 인물, 발명품 등을 다루고 있다. 사보형식으로 1976년부터 발간됐으며 지난 2017년 이후부터 책자가 폐지돼 온라인 웹진형태로 제작되고 있다”면서 “이번 시상작 선정 과정에서 ▲발명품 및 발명가와 연관된 차별화된 스토리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 ▲발명과 특허라는 다소 딱딱한 주제를 독특한 콘텐츠 및 개성을 살린 사진, 위트 있는 구어체로 풀어내 관심도와 친밀도를 높였다는 점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라고 치켜세웠다.
게다가 자료 끝부분에 현재도 한국발명진흥회 상근부회장인 고준호씨는 "이번 수상은 국민들과 함께 생각하고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 온 결과이며 앞으로도 혁신과 창의성을 가지고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발명·특허의 가치를 널리 알리도록 힘쓸 것이다"라고까지 말했다는 부분을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홈페이지의 호스팅은 서버관리와 데이터 보관·유지 등을 위해 외부 사설업체에 금액을 지불하고 일정 기간 대여해 사용하는 방식을 많이 이용한다. 해당 호스팅 업체는 만료 기간이 가까워지면 임대한 업체에서 지정한 관리자 이메일에 이 사실을 최종 만료 이전에 적어도 세 차례 이상 발송해 홈페이지 운영이 중단되는 상황을 예방한다.
그러나 비즈월드 확인결과 진흥원은 지난 2018년 8월 총 6장 22조에 이르는 '홈페이지 관리 및 운영지침'까지 만들어 놓고도 5월 8일 만료된 '발명특허웹진(webzine.kipa.org)의 호스팅 비용 월 1만4500원을 납부하지 않아 방치해 자신들이 치적으로 내세웠던 웹진을 빈 깡통으로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이 웹진의 호스팅 업체는 "해당 호스팅은 관리자가 지정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며 만료에 앞서 지난 4월 20일 등 이미 세 차례 안내 메일을 발송했는데도 연장이 되지 않았다"면서 "만료일 7일 이후인 5월 14일까지는 홈페이지 운영이 정지되고 만료 한 달 째인 6월 8일에는 모든 보관 정보가 삭제돼 복구가 불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올해 1분기(3월 말 기준) 정규직 임직원만 184명인 진흥회는 ‘발명특허웹진’이 운영되고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진흥회 관계자는 "현재 웹진이 정상운영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어처구니없이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사싱 확인 후 "웹진과 SNS 용역 관리에 연간 7000만원이 투입된다"면서도 "지난 2월 말 기존 용역 업체와의 예약이 만료됐고 이번주 공고를 내고 용역입찰을 할 예정으로 용역에 따른 운영은 6월 중으로 생각했다"라고 말해 자칫 그동안 웹진에 쌓았던 모든 정보가 삭제될 위기까지에까지 놓였던 것이다.
게다가 진흥회의 관리·감독을 담당하고 있는 특허청도 비난을 면할 수 없다.
이에 대한 특허청의 입장을 알아보기 위해 전화연결을 시도했지만 담당 공무원 두 명은 모두 자리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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