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넥슨·카겜·넷마블 '주춤'…신작 부재·기존작 매출 하향 여파
컴투스·데브·네오위즈 등 중견 게임사 '약진'…매출·영업이익 모두 성장세
하반기 신작 잇따라 출시 예정…신규 파이프라인 확충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전경. 사진=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전경. 사진=엔씨소프트

[비즈월드] 국내 게임업계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전반적으로 성장세가 주춤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엔씨소프트, 컴투스, 데브시스터즈 등 일부 게임사들이 깜짝 실적을 내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게임사들은 신작 부진과 기존 라이브 서비스 매출 안정화 등의 여파로 실적 하락을 면치 못했다.

이들은 3분기부터 본격적인 기대 신작을 선보여 하반기 반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6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3N2K로 불리는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실적이 발표됐다. 이중 엔씨소프트가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세를 보이며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넥슨과 넷마블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으며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먼저 엔씨소프트는 2025년 2분기 실적 결산(연결기준) 결과 매출 3824억원, 영업이익 15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 71% 상승했다. 이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 각각 6%, 189% 늘었다. 기존 라이브 서비스의 매출 성장으로 PC와 모바일 게임 부문의 매출이 각각 늘었다.

PC 게임 매출은 전분기 대비 10% 증가한 917억원이다. 아이온 신규 서버 출시 등의 영향으로 이전 분기 대비 53% 성장한 1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모바일 게임 매출은 전분기 대비 6% 확대된 2190억원이다. 최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리니지2M이 1분기 대비 27% 증가한 480억원의 매출을 내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넥슨 전경. 사진=넥슨
넥슨 전경. 사진=넥슨

넥슨은 2분기 매출 1조 1494억원, 영업이익 3646억원, 순이익 162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 17%, 58%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2분기 중국 시장에 출시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크게 흥행했던 것이 역기저효과로 작용해 올해 2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다만 기존 라이브 서비스와 신작이 고르게 흥행하며 지난해와 올해 실적 간극을 메꿨다.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PC), FC온라인 등 주력 PC 라이브 서비스들은 역대급 접속률을 기록하는 등 활약을 펼쳤다.

여기에 최근 출시된 마비노기 모바일 초반 흥행세가 지속되고 있고, 메이플스토리 월드의 국내외 흥행이 실적에 일조했다.

넷마블 사옥 전경. 사진=넷마블
넷마블 사옥 전경. 사진=넷마블

넷마블 역시 넥슨과 마찬가지로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2분기와 비교했을 때 역기저현상이 발생했다. 

넷마블은 2025년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176억원, 영업이익 101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2%, 13.2% 줄어든 값이다. 

넷마블의 2분기는 1분기 말(3월 20일)에 출시된 ‘RF 온라인 넥스트’의 실적이 온기 반영됐고, 기대 신작 ‘세븐나이츠 리버스’의 출시 성과가 더해지면서 전분기 대비 눈에 띄는 성장을 보였다.

다만 지난해 2분기 출시돼 크게 흥행했던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의 성과와 비교했을 때 역기저현상이 발생했다. 

크래프톤 사옥 전경. 사진=크래프톤
크래프톤 사옥 전경. 사진=크래프톤

2K인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는 2분기 신작 부재의 영향으로 숨을 고르는 양상이다.

크래프톤은 2분기 매출 6620억원, 영업이익 24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6.4%, 25.9% 감소했다. 

크래프톤의 대표 매출원 '배틀그라운드' 시리즈가 계속 흥행하며 안정적인 매출을 발생시켰으나 신작 개발 확대에 따라 인건비가 13.3% 증가하면서 영업비용이 11% 증가한 것이 영업이익 하락의 원인이 됐다. 

지난 3월 말 출시된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inZOI)는 초반 흥행에 성공했지만 꾸준하게 매출로는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2분기에 출시된 신작이 없던 것도 실적 축소에 일조했다.

카카오게임즈 사내 전경. 사진=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 사내 전경. 사진=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는 2025년 2분기 매출액 약 1158억원, 영업손실 86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 줄었으며 영업익은 적자전환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2분기 신작 공백이 이어지며 실적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컴투스, 데브시스터즈, 네오위즈 등 중견 게임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컴투스는 2025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848억원,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했다.

컴투스 대표 흥행작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의 11주년 업데이트, 야구 게임 라인업의 꾸준한 성장세가 실적 성장에 기여했다. 컴투스의 야구 게임 라인업은 한국을 포함한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데브시스터즈는 2025년 2분기 매출 920억원, 영업이익 101억원, 당기순이익 10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 69%, 영업이익 104% 증가했고, 전분기 대비 각각 3%와 7% 상승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특히 게임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7%, 전분기 대비 15% 성장했으며 해외 매출 비중 또한 77%로 높아졌다. 

P의 거짓: 서곡 콘셉트 아트. 사진=네오위즈
P의 거짓: 서곡 콘셉트 아트. 사진=네오위즈

네오위즈는 2분기 매출 1100억원. 영업이익 186억원, 당기순이익 128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26%, 292%, 66% 성장했으며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24%, 82%, 109% 상승했다.  

네오위즈의 호실적은 'P의 거짓'의 확장판 격인 DLC(Down Loadable Contents) 'P의 거짓: 서곡'의 흥행이 주도했다.

DLC 출시에 따른 신규 이용자 유입이 본편의 판매량 증가로도 이어졌다. 지난 6월 기준 본편 및 DLC를 합산한 누적 판매량은 300만장을 돌파했고 매출 역시 전분기 대비 약 3배 이상 확대됐다.  

모바일 게임 부문 매출은 440억원으로 전년 대비 9% 성장했다. 모바일 게임 성적은 브라운더스트2가 견인했다.

브라운더스트2는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 약 28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매출 역시 전 고점을 돌파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아이온2 이미지. 사진=엔씨소프트
아이온2 이미지. 사진=엔씨소프트

쉬어가는 2분기를 보낸 한국 게임업계는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반등의 기회를 모색한다. 게임사별 기대 신작 출시가 잇따라 예정돼있어 연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먼저 엔씨소프트는 올해 4분기 기대작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이온2'를 선보여 MMORPG 명가의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어 내년에는 '브레이커스'·'LLL'등 7종의 신작을 연달아 선보인다.

넥슨은 오는 10월 30일 PvPvE 액션 신작 '아크 레이더스'를 시작으로, 메이플스토리 IP 기반 신작 '메이플 키우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또 '더 파이널스'의 중국 정식 출시에도 박차를 가한다.

이외에도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 '낙원: LAST PARADISE', 넥슨게임즈의 '우치 더 웨이페어러' 등 다양한 신작을 개발중이다.

뱀피르 이미지. 사진=넷마블
뱀피르 이미지. 사진=넷마블

넷마블은 하반기 7종의 신작을 쏟아내며 신규 매출 확보에 나선다. ▲오는 26일 출시되는 MMORPG '뱀피르'를 시작으로 ▲킹 오브 파이터 AFK ▲스톤에이지: 펫월드 ▲몬길: STAR DIVE ▲프로젝트 SOL ▲일곱 개의 대죄: Origin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 OVERDRIVE를 준비중이다.

카카오게임즈는 9월 중 모바일 게임 '가디스오더'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이어 2026년에 크로노 오디세이, 아키에이지 크로니클을 포함해 7종 이상의 신작을 내놓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게임업계는 신작 부재 등의 이유로 주춤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하반기부터 등장할 대규모 신작 흥행 여부에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면서 "일부 게임사들은 출시 일정을 연기했는데, 그만큼 게임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시간을 번 것이라 생각한다. 이에 따라 게임사들의 신작 경쟁은 3분기부터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이효정 기자 / bombori61@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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