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즈월드] 그동안 줄다기리를 하던 미국과 관세가 31일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번 한·미간 관세 타결은 국내 자동차산업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쟁력 심화에 따른 장기적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은 주요 교역국과 새로운 형태의 관세를 적용하면서 관세 전쟁을 펼쳐왔다. 더욱이 우리나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거센 압박은 국내 자동차 및 모든 산업계에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이번 한·미관세 타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리 자동차업계는 기대와 긴장 속에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특히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현대차와 기아와 제조 및 수출업체 등 국내 기업들은 이번 협상 결과로 중장기적인 경쟁력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도 준비가 필요해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한·미 관세 타결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미국 정부는 한국산 자동차에 부과하던 10%의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또 전기차와 친환경차 부문은 추가 혜택 대상에 포함되며, 일정 요건 충족 시 보조금 지원이 가능하다. 한국산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 완화도 포함되어 있어 생산 비용 절감이 예상된다.
우리 자동차 업계에 미칠 영향을 예측해보면 먼저 관세가 철폐되면 한국산 차량의 가격 경쟁력이 상승해 미국 내 점유율 확대가 기대되는 등 수출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시장에 진출해 있는 현대차와 기아 등 주요 제조업체들이 현지 시장에서 더 높은 점유율을 달성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지 소비자들이 한국산 자동차를 더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되어 판매량 증가도 예상된다.
이어 현지 생산 전략의 재조정을 통해 미국 현지 공장 확대 대신 국내 생산 후 수출 전략이 재부상할 가능성도 높다. 또 전기차와 미래차 투자 증가로 미국 시장에서의 친환경차 수요 확대에 발맞춰 기술 개발 및 R&D를 강화할 수 있다.
수출량 증가는 국내 생산 공장 가동률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상황이 도래하면 더 많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것이고, 자동차 산업과 관련된 부품 제조업체들까지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축된다.
반면 이번 한·미 관세 타결에 따른 잠재적 위험으로는 미국 내 노조와의 마찰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내 일자리 감소 우려로 정치적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여기에 타 교역국과의 경쟁 심화도 커질 전망이다.
특히 일본, 독일 등의 자동차 브랜드도 동일 혜택을 받으면 미국 현지 시장에서 더욱 공격적인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커져 한국 업체들이 직면할 도전 과제가 늘어날 수 있으며, 경쟁 환경이 더욱 복잡해져 새로운 방향성이 요구될 것이다.
이외에 관세 협상 과정에서 추가적인 무역 규제와 환경 규제 등이 포함될 때 우리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생산 원가 상승에 대한 부담을 받게 된다. 원가 상승은 최종 소비자 가격에 영향을 미쳐 수요 감소를 초래할 우려도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한·미 관세 타결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분명한 수혜가 있지만, 우리 자동차 업계가 진정한 수익성을 확보하려면 브랜드 가치 제고와 고급화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또 미국시장에서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확대되는 측면도 있겠지만 새로운 규제와 경쟁 심화로 인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이번 관세협상 타결 내용과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제언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31일 발표한 ‘한·미 관세협상 타결에 따른 우리 자동차산업의 입장문’에 따르면 “이번 한-미 관세 협상과정에서 지난 4월부터 적용되어 온 25% 고율의 자동차 관세가 일본, EU 등 경쟁국가와 동등한 15%로 감소된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러한 협상 결과를 이끌어 낸 정부의 전방위적 통상외교 노력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시장은 우리나라 수출 278만대 중 50% 이상 차지하는 주력시장으로, 이번 관세 협상 타결로 우리나라가 일본, EU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자동차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이 없어진 데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국내 자동차 산업계는 “자동차업계는 이러한 정부의 통상협상 결과에 힘입어 경쟁력 제고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기술개발 및 생산성 향상 노력을 추진해 나가고, 아울러 미국 현지시장 점유율 확대, 수출시장 다변화와 미래차 전환 촉진의 기회로 삼겠다”며 “아울러 자동차과 부품 품목관세가 빠른 시일 내에 수출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며, 자동차업계가 국내생산기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국내생산세액공제 신설 등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을 기대한다”고 한미 관세 타결에 대한 환영의 뜻을 밝혔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