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월드] 금융사의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는 상품 구성이다. 금융산업 특성상 상품 구성은 정해진 틀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미묘한 차이를 통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금융사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비즈월드는 보험·증권·카드·은행 상품을 들여다보고 각사의 경쟁력이 어디에 있는지 조명한다. [편집자 주]

최근 동창회·커플·여행모임 등 다수 구성원들의 돈을 관리할 수 있는 '모임 통장'이 각광 받고 있다. 회비 납부와 계좌 내역 확인, 미납 알림 등 다양한 기능으로 금융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시중은행·저축은행 가릴 것 없이 새로운 모임통장을 시중에 출시하고 있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모임통장 강자로 군림했던 카카오뱅크의 아성을 깨뜨리기 위한 도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모임 통장은 모임장이나 총무가 만든 하나의 계좌를 기반으로 해당 계좌가 없는 다른 인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모임원은 모두 회비 납부 현황을 살펴볼 수 있고 탈퇴도 간편하다는 특징이 있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과 연계한 모임 통장 설계로 사용자만 1300만명을 넘어서는 성과를 이뤄냈다. 카카오톡 친구를 모임통장으로 초대할 수 있고 거래명 별표 처리 기능으로 안전한 이용이 가능하다. 타사 모임통장에서도 가능한 회비미납알림·예산관리 등도 지원한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1월부터는 모임통장에 모임원 누구나 게시글을 올릴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해 소통 창구를 넓혔다. 게시글에 댓글을 달 수 있는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의 금리는 0.10%, 세이프박스 보관 때 2.0%다.

토스뱅크는 카카오뱅크의 뒤를 쫒는 입장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여럿 제시했다. 먼저 카카오뱅크와 다르게 이체·출금거래 등을 담당할 수 있는 모임장을 여러명 둘 수 있다. 토스는 이체·출금거래·카드발급 등을 이용하려면 실명 인증을 거쳐야 해 안전성도 보장한다고 한다.

토스뱅크 모임통장의 가입인원 제한은 없어 100명에 한정됐던 카카오뱅크와 달리 대규모 모임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또 모임통장 전용카드도 만들 수 있다. 이마트·노래방·음식점 등 캐시백 월 최대 7500원이 주어지며 발급 비용은 2000원이다. 현재 발급 비용 면제 프로모션 중이다.

하나은행은 기존에도 모임 통장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었지만 1년 이상 새로운 구성에 공들여 신규 시스템을 최근 선보였다. 하나은행의 모임통장은 새로운 통장 발급 없이 기존 통장에 모임 기능만 연결해 사용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자 지급도 기존 통장의 금리를 따라간다. 

하나은행 모임 통장의 구성원은 공동 모임장 대신 '총무 변경'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모임원의 동의를 거쳐 새로운 총무가 선정되며 새로운 총무는 기존에 사용 중인 본인 통장에 모임 기능을 연결해 총무가 될 수 있다. 타사와 동일하게 미납알림·문자초대 서비스도 활용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토스뱅크와 마찬가지로 모임전용 체크카드를 지원한다. 음식점·커피전문점·편의점 등 주 이용 업종에서 체크카드를 사용할 경우 3~20%의 캐시백(월 최대 1만원)을 제공 받을 수 있으며 발급비는 2000원이다. 

모임통장 서비스는 적은 사업비로 대규모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케이뱅크는 최대 10% 이자까지 받을 수 있는 모임통장을 출시했고 KB국민은행도 모임통장 성격의 'KB국민총무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통합 금융앱 'SB톡톡플러스' 기반 모임통장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모임통장은 파킹통장이나 예금상품 금리에 비해 1~2%포인트 낮은 금리로 많은 손님을 유입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특히 하나의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고도화 작업은 계속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