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수수료 3% 경쟁력 발목…독점 체제·비교 어려움 등 한계
'펫보험·실손보험' 등 합류 예정…보험사·핀테크 태도 변화 주목

금융 당국은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당초 기대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 사진은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와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 비교. 사진=금융위원회
금융 당국은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당초 기대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 사진은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와 주담대 대환대출 서비스 비교. 사진=금융위원회

[비즈월드] 자동차보험 보험료를 비교·추천할 수 있는 플랫폼이 출시됐지만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보험사들이 자사 채널 이용자수 확대 등 초기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한 가운데 이제 첫 발을 내딘 플랫폼의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플랫폼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 이후 한 달간 약 12만명이 7개 핀테크 업체에서 자동차보험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6100여명만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는 등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 당국은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이 보험 가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에서 당초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앞서 출시된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 서비스는 13만여명이 이용해 2만3500여건의 대환대출이 발생하는 등 성과를 낸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성적을 두고 보험사가 핀테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험 가입자들이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보다 자사 대면·전화(TM)·온라인(CM) 가입 경로를 이용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 유리하다.

해당 서비스가 외면받은 주 원인은 플랫폼에서 보험사에 부가하는 수수료 3%가 가입자 부담으로 고스란히 전가해서다. 보험사들은 플랫폼 수수료를 적용한 PM(플랫폼)요율을 신설했고 이는 플랫폼 비교·추천 서비스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불러왔다.

플랫폼 이용자들이 수수료 부담까지 지불하는 사례는 '애플 앱스토어 입점 업체들의 인앱결제 가격 인상' 등 기존에도 존재했지만 플랫폼(앱스토어) 이용자 수 감소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런 현상을 두고 핀테크사와 보험사의 분석이 엇갈린다.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을 운영하는 핀테크사들은 플랫폼 운영사(핀테크)보다 콘텐츠 공급자(보험사)의 협상력이 더 크기 때문에 해당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보험사들은 특약별 보장이 세분화된 보험 특성상 비교 분석이 의미 없는데다가 기존 판매 경로를 두고 플랫폼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핀테크사 관계자는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기준 80~90% 독점 체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입점사들이 일제히 플랫폼 수수료를 보험료에 반영한다면 당연히 플랫폼 영향력이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플랫폼 입점 수수료를 내야하는 입장인데 가격 경쟁에 뛰어들면 손해를 감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CM 채널 활성화 등 소기 성과가 있는 만큼 플랫폼 비교·추천 서비스가 실패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펫보험·여행자보험·저축성보험·실손보험이 플랫폼에 합류하는 '2차전'이 예고된 만큼 금융 당국에서 기대한 보험료 인하 효과가 나타날지는 두고 봐야할 여지가 남아 있다.

토스의 경우 서비스 안착할 때까지 1% 수준의 수수료만 받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타 플랫폼·보험사들이 어떤 방안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결국 기존 보험료 이하 수준으로 내려가길 금융 당국에서 기대했을 텐데 그렇게 되기는 요원한 상황"이라며 "지나치게 보험료를 많이 내는 소비자에겐 이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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