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비 평균 2배 증가…'조달금리 상승·프리미엄 카드 출시' 등 영향
1조 가까운 연회비 수익…1천만개 넘는 '휴면신용카드' 해지 필요

[비즈월드] #결혼을 앞둔 금융소비자 A씨는 가구 할부 혜택을 이용하기 위해 신용카드를 발급하려다 높은 연회비에 당황했다. 기존에는 1만원이면 가입할 수 있었는데 이제 1만원 중반은 기본에 2만원 연회비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는 기존 카드를 해지하고 신용카드를 발급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조달 금리와 연체율이 상승해 카드사들이 수익 창출 수단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22년과 지난해 신규 출시한 카드와 연회비로 대표 카드 선정 기준은 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에서 발표한 '카드사별 가장 많이 사랑받은 카드'다. 자료=각 사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조달 금리와 연체율이 상승해 카드사들이 수익 창출 수단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22년과 지난해 신규 출시한 카드와 연회비로 대표 카드 선정 기준은 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에서 발표한 '카드사별 가장 많이 사랑받은 카드'다. 자료=각 사

카드사들이 신규 카드 연회비를 높게 설정하면서 금융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9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신규 출시한 신용카드(카드 비교 플랫폼 카드고릴라에서 선정한 '카드사별 가장 사랑받은 카드'만 한정)의 연회비 평균은 지난 2022년 12555원에서 지난해 21111원으로 2배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고릴라가 선정한 지난 2022년 카드사별 사랑을 많이 받은 신규 카드와 연회비는 ▲신한카드 이츠 모아(곰표) 1만5000원 ▲KB국민 톡톡D 카드 1만2000원 ▲삼성 iD SIMPLE 카드 7000원 ▲넥슨 현대카드 1만원 ▲우리카드 NU Uniq 2만원 ▲롯데 LOCA 365 카드 2만원 ▲하나카드 내맘대로 쁨 카드 1만2000원 ▲NH농협 별다줄카드 1만2000원 ▲BC 바로 클리어 플러스 5000원 등이다. 

지난해 카드사별 사랑을 많이 받은 카드와 연회비는 ▲신한카드 구독 좋아요 1만5000원 ▲KB국민 마이 위시 1만5000원 ▲삼성 iD NOMAD 카드 4만7000원 ▲현대 NOL 카드 2만원 ▲우리 카드의정석 EVERY 1 1만2000원 ▲롯데 LOCA Mobility 반띵 카드 1만7000원 ▲하나 트래블로그 신용카드 2만원 ▲NH농협 zgm.휴가중카드 2만5000원 ▲BC 바로 에어 플러스 스카이패스 1만9000원 등이다.

카드고릴라가 자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 출시된 주요 신용카드 59종의 연회비 평균은 8만3453원이다. 지난해 신용카드 76종의 연회비 평균인 3만8171원보다 119% 증가했다. 

연회비 인상은 카드사의 수익성을 도모하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된다.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수단인 여신전문채권의 금리가 연 4%를 넘어서면서 이자비용 부담이 급증했다. 경기 불황과 물가 상승 여파로 카드사 연체율도 현대카드를 제외하고 모두 1%대를 넘어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신한·KB국민·삼성·롯데·현대·하나·우리·BC카드 등 국내 8개 카드사의 연회비 수익은 98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늘었다. 연회비 인상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신용카드 고객은 불필요한 카드를 해지하는 등 연회비 인상에 대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주요 8개 카드사의 휴면신용카드 개수는 지난해 1분기 1245만개에서 3분기 1345만개로 7.9% 증가했다. 고객은 1년 기준 한 번이라도 신용카드를 이용해 결제할 경우 연회비를 내야 한다.

카드 업계는 지난해 프리미엄 카드 열풍이 불면서 연회비 상단이 높아진 것의 영향이 크다는 입장이다.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 우리카드 등이 골프·마일리지·호텔 등 특화 서비스를 담은 수십만원대 프리미엄 카드를 출시한 바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해는 유달리 프리미엄 카드 라인업이 풍성했던 한해라 연회비 수입도 늘었다"며 "연회비 캐시백과 일정 금액 이상 사용 때 현금 지급 등 고객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월드=최상규 기자 / csgwe@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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