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사업 통해 연결되는 플랫폼 되도록 노력
지역사회·기업과 관계 구축 통해 상생모델 개발

이승우 인제스피디움 대표이사. 사진=인제스피디움
이승우 인제스피디움 대표이사. 사진=인제스피디움

[비즈월드] 지난해 인제스피디움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모터스포츠 경기인 인제 마스터즈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국내 모터스포츠가 그동안 관람형이었다면 ‘참여형 모터스포츠’ 이벤트를 만들겠다면서 진행한 인제 마스터즈 시리즈는 성공적인 출발을 했다. 더욱이 인제 지역과 상생하는 방법을 찾는 모습을 보여 지역에서 많은 호응을 받고 있다.  

인제 마스터즈 시리즈는 올 한해 선수와 관계자 등 총 1만여명의 사람들이 방문했다. 자동차는 물론 바이크까지 참가하는 종합 모터스포츠 대회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또 메인 이벤트로 내구레이스를 내세워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해당 종목의 시리즈 대회를 운영해 내구레이스를 국내 시장에 안착케 하는 등 모터스포츠 종목 다변화를 꾀했다. 

인제 스피디움과 국내 모터스포츠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  이승우 인제스피디움 대표와 일문일답을 나눴다. 

이승우 대표는 2006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 F1 대회 세일즈·마케팅·운영 총괄을 맏았고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인제스피디움 기획팀장, 2022년 9월 인제스피디움 서킷사업본부장에서 2022년 12월 대표이사에 임명됐다.

- 인제스피디움 2023년 실적은.

“대외적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의미있는 한 해를 보냈다고 생각한다. 

임대, 스포츠 주행, 광고 후원 이 세 가지가 그동안의 서킷 비즈니스의 주요 수익 모델이었다. 올해부터 새롭게 드라이빙 교육 프로그램인 ‘드라이빙 X’도 론칭했고 ‘인제 마스터즈 시리즈’나 ‘KARA 카팅 코리아 챔피언십’ 등 새로운 대회를 주관하고 ‘람보르기니 슈퍼 트로페오’ 같은 국제 대회도 다시 인제 서킷을 찾아 더 풍성한 모터스포츠 경기장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다.

호텔·콘도 사업도 다양한 단체고객을 유치하고 신메뉴 소개로 더 많은 고객들의 만족도를 올릴 수 있었다. 3연속으로 코리아 유니크 베뉴에 선정된 것도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온라인 자동차 쇼핑몰 ‘오토 망고’를 론칭해 서킷·리조트 너머의 사업으로 진출을 했고 이제는 월별 BEP가 넘어서 안정화됐다.

물론 어려움이 없지는 않았다. 전반기가 매우 힘들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았던 것도 문제였지만 자동차 산업적으로도 SUV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았고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전기차가 주목받는 등 모터스포츠로 유입될 수 있는 자동차 모델들이 시장에서 줄어드는 것도 어려움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우리 업계에서도 전기차 레이스가 만들어지는 등 전통적인 레이스에서 현재 시장에 적응해 나가는 방향으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이 밖에도 내부적으로는 지난해에 결정된 인제스피디움의 임대 정책으로 인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한 임대료가 기존 기업 고객들이 다시 찾을 수 있는 진입 장벽이 높아져서 이 부분을 정상화하고 알리는데 반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기도 했다.

현재는 업체들에게 저희의 임대료와 정책적 내용을 잘 알렸기 때문에 2024년 임대에 대한 논의가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 인제스피디움만의 차별화된 사업은.

“저희가 다른 서킷과 다르게 호텔·콘도를 같이 운영하는 리조트이기 때문에 관람객 이외 숙박객들이 많이 찾고 있는 부분이 차별화된다. 인제스피디움에 가면 어떤 특별한 것이 있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 리조트 사업은 모터스포츠 관련 수요가 매출의 20~25%를 이루고 나머지 75~80%는 순수하게 일반 관광 수요를 통해 발생한다.

강원도의 리조트들은 대부분 해안권이나 설악권을 중심으로 위치해 있다. 저희는 해안권도 아니고 설악권도 아닌데 계절별로 긍정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스키장이나 골프장에 인접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저희가 갖고 있는 자체적인 유니크함이 더욱 필요하다.

그래서 올해부터 서킷 택시 승강장을 호텔 로비 앞에 두고 투숙 고객들 대상으로 서킷 택시도 운영하고 있다. 또 서킷 택시와 비슷한 개념으로 리조트 고객은 물론 기업고객들까지 바라보고 새로 준비하고 있는 사업은 오프로드 파크다. 

오프로드 파크는 순수 일반 고객들이 체험하는 공간이다. 아빠가 운전하는 차에 부인과 아이들을 태울 수 있는, 아빠가 운전하는 놀이기구를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개념이다. 업다운힐, 외나무다리 통과, 수로, 사면 코스 등 총 11개의 모듈로 구성될 예정이고 숙련도에 따라서 쉬운 레벨과 약간 더 어려운 모듈을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이 오프로드 파크는 총 1만3000여평의 부지 중 6000평 정도만 개발하고 나머지는 유휴부지로 남겨뒀다. 다양한 브랜드들이 행사용으로 오프로드 파크를 이용하면서 오프로드 파크 모듈을 기본으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유휴부지에 자신들의 독창적인 혹은 꾸준히 해왔던 전통적인 모듈을 추가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남겨뒀다. 

인제스피디움에서 차로 30분 내에 자작나무 숲 뒤편과 한석산, 아침가리 같이 멋진 오프로드 코스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오프로드 좋아하시는 고객분들 대상으로 5대 이상이 모이면 이런 코스들을 투어를 시켜드리는 프로그램도 같이 운영할 예정이다”

- 올해 처음으로 인제 마스터즈 시리즈를 진행한 결과는.

“내구 레이스를 포함해서 인제 마스터즈 시리즈는 시즌 초반 날씨의 영향도 있었고 다양한 영향으로 생각보다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여름 이후 조금씩 나아지고 마지막 라운드에는 거의 정점을 찍는 느낌으로 분위기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차박부터 시작해서 다른 쪽에서는 10시 넘어까지 드리프트 주행이 진행되고 다양한 행사가 개최돼 그걸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가 생각했던 방식이 맞고 이대로 가도 괜찮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저 혼자만 그렇게 생각했으면 모르겠는데 당시에 같이 있던 인제군 공무원과 내년 시즌 후원 때문에 방문했던 기업 관계자들도 모두 반응이 좋아서 앞으로 잘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인제 마스터즈 대회는 사실 지자체의 지원이 없었으면 진행하기 어려웠다. 원래대로라면 인제군청은 올해 저희를 지원할 예산이 잡혀 있지 않았는데 1월에 군청에 가서 행사 계획을 설명하고 요청한 지원 건에 대해 다행히 추경 예산 안에 포함을 시켜줘서 대회가 시작할 때 군의 지원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이 건이 저희가 인제군의 사업 예산을 지원받은 첫번째 케이스로 군청이 없었다면 훨씬 더 어려운 여건에서 분투해야 했고 결과도 지금과는 많이 달라졌을 수 있다”

- 2024년 인제 마스터즈 시리즈 운영 방향에 변화가 있는가.

“내구 레이스의 시스템이나 규정을 완벽하게 만들어서 대회가 안정되기까지는 3년을 보고 있다. 2023년에 시작을 했으니 2025년부터 안정기로 들어가게 될 텐데 내년은 그 중간 단계라고 봐 주시면 좋겠다.

올해는 시작하는 데 의미를 뒀고 내년에는 규정이나 시스템 같은 부분들을 좀 가다듬고 안정화를 시키겠지만 내년까지도 많이 타이트하지 않게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 또 내년은 참가선수들의 참여도 확보가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너무 타이트하지 않지만 시스템을 정비하고 레이스도 4개 라운드 중 2시간 두 번, 3시간 두 번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2025년부터는 경기 시간을 4시간으로 해서 본격적인 내구레이스라고 할 수 있게 하고자 한다. 레이스가 4시간이 되면 저희 서킷에서 5~600㎞ 거리를 주행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1인 드라이버로는 참가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그 이후로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겠지만 프로팀이 얼마나 참가하는지에 따라서 6시간이나 12시간 레이스로 갈 수도 있어서 그에 대한 준비도 꾸준히 해나가야 한다.

2025년 이후의 성장을 위해 내년이 매우 중요한데 타이트하지 않게 진행하겠다고 했지만 2025년에 본격적인 진행하기에 앞서 브릿지가 되는 중요한 해이기 때문에 저희 내부적으로는 도전적이고 바쁜 한 해가 될 것으로 본다. 

2025년 대한 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반 요소들은 갖추고 전반적인 퀄리티를 높이고 세련되게 만드는 과정이 저희의 내년 도전 과제다. 피트 내 행동수칙, 오피셜 배치 등 안전 부분을 강화하고 대회 규정이나 마케팅적 측면에서의 콘텐츠를 포함해서 전반적으로 올해보다 나은 내년이 될 것이다. 

그 결과를 외부에서도 인정하는 상황을 만들 예정이다. 그러기 위해서 더 사람들이 인제스피디움을 찾을 수 있도록 더 공격적으로 활동할 것이다. 또 올해 람보르기니 대회를 진행하면서 우리가 보유한 카메라 트래킹 시스템을 통해 언제나 중계를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올해 마지막 라운드 때 테스트 중계를 진행했는데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고 조용히 테스트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재밌다는 평가를 해 주셨다. 겨울 동안 시스템을 보강해서 내년부터는 우리 대회뿐만 아니라 원하는 다른 중소규모 대회도 중계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승우 대표가 카트 체험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인제스피디움
이승우 대표가 카트 체험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인제스피디움

- 모터스포츠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해결할 방법은.

“인제 마스터즈 시리즈의 핵심은 두가지다. 하나는 스포팅적 측면에서 내구레이스라는 국내에는 잘 없는 독특한 시스템의 대회이고, 두번째는 프로모션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모터스포츠를 접할 수 있는 모터스포츠 백화점이라는 부분이다.

첫 해를 마치면서 어느 정도의 내년에 대한 방향성이 나왔다고 볼 수 있다. 마스터즈 대회에서는 차박이 있었고, 신나는 디제이 박스가 있었고, 바비큐가 있었다. 그 옆에서는 밤 늦게까지 드리프트를 하는 등 여기저기서 여러 행사가 한 번에 진행되는 것에 대해 아주 신나고 긍정적인 반응을 많이 받았다. 

특히 ‘차박’이라는 행사에 중요도를 체감할 수 있었다. 차박으로 인해 그리드 워크 때 보는 사람들이 늘고 경기를 관람하는 사람들이 생기고, 단순히 차박 이벤트로 끝이 아니고 이 행사로 인해 일반인들이 경기장으로 유입된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이런 요소를 지속적으로 내년에 진행할 계획이다.

또 인제 마스터즈 시리즈의 유튜브 중계에 대해 많은 분들이 호응을 해 주셨다. 유튜브 중계를 강화하면서 중계 노하우를 업그레이드할 예정이고, 이것은 단순히 인제 마스터즈 시리즈를 외부에 알리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향후 유튜브 중계시스템을 타 대회나 행사 임대에 패키지화 시키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국내 대회들 중 슈퍼레이스와 현대 N 페스티벌을 제외하면 독자적인 중계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대회는 없다. 하지만 다른 작은 대회들도 이런 중계에 대한 니즈가 있다. 저희 서킷을 이용하는 대회들이나 트랙데이 때 고객이 필요로 한다면 이런 중계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시스템 제공은 저희의 이익도 있겠지만 모터스포츠가 외부로 좀 더 알려지기 수월한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인제스피디움은 FIA 그레이드 2 규격 서킷으로 국제대회 개최가 가능한데, 향후 계획은.

“내년에 람보르기니 대회를 할 때 저희가 다른 것들과 엮어서 재미있는 국제 대회를 하나 만들어 보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이색적인 행사가 내년에 7월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단순히 자동차나 모터스포츠를 넘어서는 국제적인 문화 교류까지 확대할 수 있는 행사가 될 것으로 인제스피디움을 알리고 성장해 나가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교류전에 대해서는 인제 마스터즈 시리즈가 안정되고 견고해지면 교류전도 가능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는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며 정보 공유차원의 교류만 하는 중이다”

- 인제스피디움과 지역과의 상생 계획은.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지역 축제와의 연계는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단순 연결이 있고 유기적 연결이 있는데 지금도 인제군 지역 축제에는 인제스피디움이 홍보 부스가 참여하고 있다. 그런 단순한 차원의 기계적 연결은 지금도 하고 있다. 

인제군에서 진행하는 큰 축제가 두가지 있는데 빙어 축제와 합강제다. 그 외에도 황태 축제 등 다양한 축제들이 있는데 문제는 시기적으로 인제스피디움이 그 축제들과 연결시켜 유기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기는 아직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축제와 연계하는 것과는 별도로 인제군과 얘기 중인 것이 관내 관광상품을 연결하는 투어 프로그램이다. 내년 하반기, 10월 정도부터 인제스피디움에서 숙박을 하고 자작나무 숲 같은 주변 기존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인제군에서는 이 프로그램을 위해서 아침가리 뒤편의 폐광 터널을 개발해서 관광자원으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런 관광지들을 연결해서 상시적인 투어버스를 운영하는 계획을 인제군과 논의해 준비하고 있다. 이런 것들을 시작으로 내년부터는 인제군 주도로 관내 관광상품을 연결하는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 인제스피디움의 중장기적인 전략은.

“올해 일단 공을 새로 굴리기 시작했다고 보시면 된다. ‘마찰력에 가장 높을 때는 정지 상태’라는 말이 있듯이 올해는 정말 어렵게 새로운 사업들을 시작했던 해였다. 

올해 시작된 사업들이 모두 앞으로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염두하고 시작한 것들이기 때문에, 중장기 미래 전략이라면 이 사업들이 서로 시너지를 내면서 잘 굴러가도록 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오프로드 체험파크, 마스터즈 대회, 카트 챔피언십 대회, 오토크로스 대회, 카트장 운영, RC카, ATV, 믈래식카 박물관, 온라인 쇼핑몰, 드라이빙엑스 교육 프로그램 등 저희가 진행하는 모든 프로그램은 인제스피디움을 플랫폼으로 강력하고 전문적인 파트너들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구조다.

예를 들자면 올해 시작한 드라이빙 스쿨 프로그램을 임대기업에서 좋게 보고 기업 행사에 저희 프로그램을 입힌 경우도 있었고, 앞으로는 대회 후원으로 저희와 관계를 맺은 기업이 자신들의 상품을 저희 쇼핑몰에서도 판매가 가능하게 만드는 등 올해 맺어진 관계와 앞으로 맺어지는 관계들을 통해서 저희의 다양한 사업들을 통해 연결되는 플랫폼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관계를 계속 구축해 나가고 다양한 연결고리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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