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EVA 완충재, 시간 지날수록 동탄성 급상승하며 소음 저감 효과↓
엘라스토머 완충재, 내구성 우수해 한 번 설치하면 장기간 사용 가능

[비즈월드]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아 아파트·오피스텔 등의 공동주택 보급이 일반화돼 있다. 윗집 아랫집이 다닥다닥 붙은 공동주택은 층간소음에 취약하다. 이에 건설업계는 층간소음을 잡아낼 기술개발에 매진하며 다양한 특허기술을 쏟아내고 있다. 비즈월드가 층간소음을 해결하고 쾌적한 집을 이룰 건설업계 특허를 알아봤다. [편집자 주]

발포체가 설치된 층간 구조의 측단면도. 그림=키프리스

현대엔지니어링(대표 홍현성)이 높은 열에도 변형 없이 층간소음 저감 효과를 유지하는 ‘엘라스토머 조성물’을 개발하고 특허를 취득했다.

7일 비즈월드가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를 통해 확인한 결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층간소음 저감용 열가소성 엘라스토머 조성물 및 그의 발포체’는 지난 2018년 8월 출원(출원번호 제1020180101053호)돼 2020년 7월 특허(등록번호 제102139975호)로 등록받았다.

공동주택은 대부분 콘크리트 구조다. 콘크리트는 말소리 등 공기로 전달되는 소음은 잘 차단되지만 발소리 등 충격으로 전달되는 소음에 매우 취약하다. 콘크리트 구조 공동주택은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해 EVA 소재로 된 완충재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EVA 완충재는 시간이 지날수록 진동을 절연하고 음압을 흡수하는 물성인 ‘동탄성’이 급격하게 상승하며 층간소음 저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열가소성 엘라스토머 조성물’은 열을 가하면 녹고 차게 하면 굳는 고무와 플라스틱의 성질을 가진 소재다. 내열성이 좋아 동탄성 계수를 오랜 시간 일정하게 지속한다.

일반적으로 완충재는 바닥 마감재와 마감 모르타르 밑으로 매립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다시 시공하기 어렵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열가소성 엘라스토머 조성물은 시간이 지나도 동탄성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아 한 번 설치하면 장기간 사용이 가능하다.

높은 온도(약 50~70℃)에 장기간 노출되더라도 동탄성 계수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유연성도 우수해 이로 형성한 완충재의 탄성이 증가하고 완충 효과가 개선된다.

실제 실험에서 열가소성 엘라스토머 조성물로 형성한 패드 형태의 완충재를 70℃로 48시간 가열하고 상온(22~26℃)으로 식힌 후 동탄성 계수를 측정한 결과 변화율이 7.4% 내지 10.2%로 낮았다.

열가소성 엘라스토머의 재료와 조성 비율은 ▲에틸렌 비닐아세테이트(EVA) 10~30%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20~55% ▲올레핀 블록 코폴리머(OBC) 15~30%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15~30% ▲스티렌-이소프렌-스티렌 블록 공중합체(SIS) 5~15% 등이다.

이 중 에틸렌 비닐아세테이트는 70℃ 이상의 연화점을 가진다. 발포체 형태로 제조했을 때 가공성이 좋다.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는 유연성이 우수한 특성을 가진다. 진동을 절연하고 음압을 흡수하는 물성인 동탄성 계수를 낮추는 데 효과가 있다. 동탄성 계수가 낮을수록 소음 저감 효과가 높아진다.

올레핀 블록 코폴리머는 유연하고 내열성이 우수해 발포체를 제조했을 때 치수 안정성이 개선된다. 탄성과 복원력도 좋아 잔류 변형에서 우수한 특성을 나타낸다.

저밀도 폴리에틸렌은 투명성·가공성·기계적 강도가 우수해 발포체의 물성을 개선한다. 비교적 탄성은 낮고 경도는 높아 높은 탄성을 가진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와 섞어 발포체를 만드는 것이 좋다.

스티렌-이소프렌-스티렌 블록 공중합체는 압축 변형 개선에 도움이 된다. 발포체의 복원력을 높이기 위해 에틸렌프로필렌 고무가 함께 포함되는 경우 에틸렌프로필렌 고무의 특성인 처짐을 보완할 수 있다.

여기에 기계적 강도, 발포체 안정, 압축 변형 등 개선을 위해 다른 재료를 더 섞을 수도 있다.

열가소성 엘라스토머 조성물은 구성 성분을 혼합한 후 발포 과정을 거쳐 완충재로 제작된다. 패드 또는 시트 모양으로 성형해 건축물 완충재로 사용하게 된다.

발포체가 설치된 층간 구조의 측단면도. 그림=키프리스
발포체가 설치된 층간 구조의 측단면도. 그림=키프리스

2개의 열가소성 엘라스토머 완충재를 나란히 위치시키거나 위 그림과 같이 평판형 발포체 아래에 요철형 발포체를 설치하면 완충 성능이 높아진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엘라스토머 조성물로 형성한 완충재는 기존 완충재에 비해 기계적 물성, 탄성, 동탄성, 차음 효과가 좋다”며 “가열 전후에도 동탄성 계수가 일정해 공동주택 등의 건축물에서 발생하는 층간소음을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월드=나영찬 기자 / na@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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