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해 5년만에 해외수주 1위 탈환… 국내 시장 침체 속 ‘신의 한 수’
재임 중 4차례 사망사고, 신안 방파제 사업비 부풀리기 의혹 등은 오점

[비즈월드] 국내외로 불안한 정세 속에 리더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고금리·원자잿값 상승 등의 직격탄에 우리 경제가 벼랑 끝에 서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 많은 임직원들의 수장인 CEO는 혜안을 갖고 회사의 미래를 열어나갈 사업과 업계에서의 포지션을 신중히 택해야 한다. 이에 비즈월드가 [CEO+]를 통해 각 산업의 최전선에서 우리 경제를 이끄는 CEO들을 조명한다. [편집자 주]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물산

◆ 오세철 대표는?

오세철은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다. 2021년 3월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1962년 11월생이다. 부산에서 태어났다. 부산 해동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5년 삼성물산에 입사한 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 해외 여러 나라를 거치며 현장소장 업무를 봤다. 이후 중동지원팀장 상무, 글로벌조달실장 전무, 플랜트사업부장 부사장 등을 거쳐 대표 자리에 올랐다.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해외사업을 중심으로 회사의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건축·토목·플랜트·주택 각 분야에서 기술 역량 확보를 강조한다.

2021년 보수로 10억8100만원을 수령했다. 급여 5억1500만원, 상여 4억9000만원, 기타 근로소득 7600만원 등이다.

임기는 2024년 3월 19일까지다.

◆ 삼성물산 ‘오세철호’의 먹거리 터는 해외

삼성물산 ‘오세철호’의 먹거리 터는 해외다. 현장 전문가로 통하는 그는 해외에서의 풍부한 경험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해외사업 집중은 최근 국내 주택시장 침체 상황에서 신의 한 수로 통했다.

오세철 대표는 해외사업에 진심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현장을 발로 뛰는 리더십과 열정을 보여줬다.

삼성물산은 그의 임기 첫해인 2021년 해외건설 수주실적 1위(69억6851만 달러, 8조3238억원) 자리를 5년 만에 탈환했다. 지난해에도 해외건설 수주실적 1위(53억8100만 달러, 6조7690억원)를 지켜냈다. 올해도 해외사업에 집중하며 수성에 나선다.

올해까지 해외건설 수주실적 1위를 달성하게 되면 임기 내내 해외건설 수주실적 1위라는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작년 주목할 성과로 사우디아라비아 신도시 프로젝트 ‘네옴시티’ 중 ‘더 라인(The Line)’이라는 철도 터널공사를 수주하며 해외 수주 잔고를 늘렸다.

◆ 위기와 사건 사고

오세철 대표는 2021년 취임 첫해 해외사업에서 괄목할 성과를 냈지만 그해 3분기 1300억원 영업적자를 보며 위기에 봉착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적자는 2016년 1분기 이후 5년 반 만이었다. 2021년 3분기는 탈석탄 정책의 직격탄을 맞은 때였다. 당시 회사는 국내 석탄발전 프로젝트에서 원가 증가 등으로 일시적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취임 첫해 입맛은 썼다. 2021년 총 251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대비 52.7% 줄어들었다.

지난해 10월 삼성물산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하청 근로자가 물에 빠져 사망했다. 현재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하청 근로자 A씨는 삼성물산이 시공 중인 서울 월드컵대교 건설공사 현장에서 물에 빠져 숨졌다. 가설교량 현장의 작업용 부유시설 위에서 추락방호망 설치 작업을 하던 중 부유시설이 전복되며 동료 직원과 함께 물에 빠졌다. 동료 직원은 탈출했지만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고 끝내 숨졌다.

해당 사업장은 공사금액이 50억원 이상인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법에 따라 중대재해를 일으킨 사업주 또는 사업의 경영책임자는 안전보건관리체계 의무를 따져 형사처벌된다. 오세철 대표 취임 이후 삼성물산 시공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는 이 사례까지 네 번이다. 취임 첫 해 사망사고가 세 건이나 발생해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지난해에도 한 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사업은 공사비 증액 문제로 중단 위기까지 몰렸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8월부터 추가 공사비 1560억원을 조합에 요청하며 조합과 갈등을 겪었다. 삼성물산은 조합이 협상에 임하지 않으면 사업비 통장 인출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공사 감리업체도 미납 용역비를 지급하지 않으면 현장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혀 공사 중단 우려가 고조됐다. 최근 삼성물산은 증액 공사비에 대해 한국부동산원에 검증을 의뢰하기로 조합과 합의했다. 사업비를 인출할 수 있게 되며 감리 대금 지급이 가능해졌다. 공사 중단 우려는 일단 가라앉았다.

지난해 11월 전남 신안군 가거도 방파제 관급공사에서 사업비를 100억원 넘게 부풀렸다는 혐의로 검찰이 압수수색했다. 앞서 지난 2020년 해양경찰청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삼성물산 임직원과 해양수산부 공무원 등을 검찰에 송치했다. 연약지반을 이유로 공사비를 부풀려 예산을 챙긴 혐의다. 삼성물산은 공사 수주 이후 400억원에 달하는 추가 예산을 받았다. 해경은 공사비 책정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파악했다. 연약지반 공사비 가운데 100억원 이상이 부풀려졌다고 봤다. 삼성물산 상무 등 임직원과 해수부 공무원·설계·감리업체가 관여했다고 파악하고 검찰에 송치했다.

◆ 오세철호, 미래는 ‘해외’ ‘신사업’에 있다

오세철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새해 신사업 성과를 가시화하고 빈틈없는 사업관리로 경영 목표를 달성하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한 해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취임 2년간 설정한 신상품·사업 고도화 등을 가속화 해 취임 마지막 해 방점을 찍겠다는 의지다. 탄소중립도 강조했다. 탄소 감축 기술 개발을 확대하고 국내외 사업장과 현장 에너지 효율을 주문했다.

삼성물산 오세철호는 지난해 해외 시장에 집중하며 사상 최대의 매출과 업계 최고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만큼 올해도 해외사업에 집중하며 업계 불황을 돌파한다. 지난해 총매출은 14조5980억원, 영업이익은 875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5.99%에 달했다. 올해도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등 중동에서의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수주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올해 신규 수주목표는 13조8000억원이다. 이 중 해외 수주목표가 5조9000억원이다.

임기 마지막 해 친환경 신사업에서의 결실을 얻기 의한 의지도 보인다. 그린수소·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강화한다. 삼성물산은 2030년까지 모든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모듈러건축과 스마트시티에도 집중하며 성장동력으로 삼는다.

SMR(소형 원자로) 사업도 추진한다. 세계 1위 SMR 기업인 미국 뉴스케일파워와 미국·루마니아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한다. 삼성물산은 2021년부터 7000만 달러를 이 회사에 지분 투자해 기술을 공유하고 있다.

하이테크 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삼성전자의 발주물량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전년 3분기 보고서를 보면 삼성전자에서만 3분기까지 4조4477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전년 동기 2조5657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올해로 임기가 끝나는 오세철 대표가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해외건설 수주실적 1위를 3년 임기 내내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즈월드=나영찬 기자 / na@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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