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가격 경쟁력으로 공격적인 마케팅 나선 C커머스
큐텐그룹 티몬, 위메프의 '돌려막기'로 판매 대금 정산 지연 사태

[비즈월드] 코로나19 이후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유통업계 전반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의 국내 침투와 티몬·위메프(티메프) 미정산 사태가 이커머스업계를 뒤흔들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알리익스프레(알리), 테무, 쉬인 등 C커머스는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한국 시장에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며 빠르게 진입해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에겐 예의주시 대상이었다.
실제로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한국에 진출한 테무는 당시 8월엔 81만6077명이 이용을 하는 것으로 집계됐지만, 1년 이후 이용자가 약 9배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이커머스 이용자 수의 감소 이유를 중국 이커머스의 침투 때문으로 봤다. 지난 7월 C커머스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내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발표하고, 서울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알리는 '케이베뉴(K-Venue)' 입점사의 수수료 면제 정책을 펼치고, 일부 제품에 대해 5일 배송을 보장하는 등의 방안을 내놨다.
쉬인은 서울 성수동에서 오프라인 팝업스토어 '스타일 인 쉬인'을 운영했다. 쉬인의 패션 제품을 국내 소비자들이 직접 입어보고 구매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테무는 SNS 광고와 함께 '5개 무료' 이벤트 등 다양한 혜택 증정 프로모션으로 소비자 유입을 유도했다.
당시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알리, 테무, 쉬인은 글로벌 기업으로 시총만 비교해도 국내 이커머스들이 그 덩치를 따라갈 수 없다"며 "국내에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선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에는 큐텐그룹의 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까지 터졌다.
당시 큐텐은 나스닥 상장을 위해 인수에 집중한 채 북미 지역 진출이라는 카드로 '위시'까지 인수했다. 몸집을 불리기 위해 큐텐은 '돌려막기' 수법을 사용하면서 판매 대금 정산이 밀리게 됐다.
소비자가 지불한 판매대금을 판매자에 전달하지 않고 회사 인수 등의 자금으로 사용한 뒤 상품권 등 현금성 상품을 팔아 정산한 것이다.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도 없어 티메프는 결국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으며 피해 규모만 1조5950억원, 피해자는 50만명으로 파악된다.
이 사태로 정산 주기에 대한 판매자들의 관심 높아지면서 11번가의 '빠른정산' 서비스도 당시 함께 주목받았다. 11번가는 지난 2020년 10월 업계 최초로 무료 '빠른정산'(현재 집화완료 바로 다음날 100% 정산) 서비스를 도입했다.
판매자의 원활한 자금 회전 돕는 이 서비스가 주목받으면서 실제로 지난 7월 11번가 신규 판매자 수는 전달 대비 16%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실제 신규 사용자가 증가한 것은 판매자와 구매자들이 모두 티메프 사태를 겪으며 재무구조가 탄탄한 대기업 계열 플랫폼과 대형 플랫폼으로 발길을 돌리면서로 풀이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티메프 사태로 판매자 입장에서는 '정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구매자 입장에서는 '재무구조'에 관심이 높아졌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C커머스의 침투 등으로 국내 토종 이커머스는 사옥 이전, 희망퇴직 등을 단행해 비용 감축에 나섰다. 이러한 잡음에도 쿠팡만은 굳건한 모습이다. 쿠팡은 올해 3분기 10조6000억원의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고, 연매출은 40조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비즈월드=김선주 기자 / sunjookim@bizw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