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변화와 K-컬처 콘텐츠 활용 시장 확대…디지털 플랫폼 통한 고객 서비스 확대

[비즈월드] 앞에서 여행관련 전문 기업인 하나투어, 노랑풍선, 모두투어의 2023년도 실적 및 사업진행 방향에 대해 살펴봤고, 중소 여행업계를 대표하는 서울시관광협회의 올해 활동도 알아봤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여행업계가 코로나 장기화의 충격을 이제 벗어나 업체별 차이는 있지만, 본격적인 여행 활성화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 2019년 대비 75% 수준 회복
우리나라 관광업계는 2022년 12월을 전후로 코로나 팬데믹이 일상회복 단계로 접어들면서 동시에 시장회복을 꾀하기 시작했다. 상반기부터 아웃바운드 시장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시장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2023년 6월 1일을 기해 정부의 공식적인 코로나 엔데믹 선언 이후, 관광업계는 3년만에 가장 폭발적인 시장 회복기로 접어들었다. 업계는 정부·지자체 등의 각종 시장활성화 사업 및 붐업 이벤트에 힘입어 올해 최종 목표인 2019년 규모 대비 인·아웃바운드 통합 75% 정도의 시장 회복세에 접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바운드의 경우 2019년 10월 대비 2023년 10월까지 60% 수준으로 회복됐고, 7월부터는 매월 100만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이 입국하고 있다. 아웃바운드는 2019년 10월 대비 2023년 10월까지 75% 수준으로 회복됐고, 7월부터는 매월 200만명이 넘는 한국여행객이 외국을 다녀오고 있다.
박정록 서울시관광협회 상근부회장은 “이런 여행수요의 폭발로 시장 분위기 또한 매우 공격적인 마케팅 기조를 형성하고 있다”며 “자금·인력 부분에서 회복 준비를 할 수 없었던 소규모 영세 자영업체까지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면서 시장 활성화를 위한 조기 회복과 시장 정상화를 꾀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 인바운드 ‘중국’ 의존도 낮춰…아웃바운드 ‘프리미엄 시장’ 확장
중국 정부는 지난 8월 10일을 기해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 사드보복 한한령(금지조치) 이후 6년 5개월 만에 한중 단체관광 시장을 개방했고, 이를 계기로 인바운드 시장 활성화의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다.
중국인관광객 800만명이 한국을 찾았던 지난 2016년 사드 보복이전의 상황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출발한 지난 8월 24일 중국의 한국행 단체관광 전면 개방 조치 이후 중국 관광객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10월 말까지 약 155만명의 중국인이 한국을 다녀갔다.
또 일본인 관광객의 경우는 올해 10월까지 총 20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활성화됐다. 특히 아·중동, 동남아 지역 국가에서 유입된 관광객이 10월까지 360만명에 이르며, 중국을 제외한 중화권을 포함하면 아시아 전역에서 500만명 가까이 한국을 찾아 왔다.
이런 상황은 우리나라 인바운드 시장의 중국 의존도가 상당히 낮아졌음을 보여주고 있어서 매우 바람직한 현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반면 중국 관광객 유입이 예상보다 더딘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양국 사이의 국민적 관심도가 코로나 이전보다 현격히 낮아졌고, 우리 인바운드 시장의 생태계 복원이 늦고 준비상태가 부족한 것을 이유로 꼽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또한 미묘한 양국 이해관계가 원인이 되어 동남아·일본 지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어 상호 교류 확대를 위한 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아웃바운드의 경우 10월 초부터 장기 휴무기간을 계기로 국민의 상당수가 외국여행을 계획하는 등 극성수기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경기침체와 유가인상, 생활물가 상승,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외국여행이 다소 주춤한 상태이지만 억눌렸던 보복여행 수요로 인해 프리미엄 여행상품 판매는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 욕구가 커서 연말·연시 외국여행이 급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말까지 2019년 대비 80% 수준으로 시장 회복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회복단계…중소 영세 기업 중심 관광업계 지닌 고질적 문제점 ‘자금부족·인력문제’
대기업 위주의 여행업계는 회복단계를 벗어나 투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중소 영세 여행업체들은 아직도 회복 중이다.
중소 영세 여행업체들의 회복단계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로 나타난 것은 회복자금 동원 여력의 상실이다. 또 고용 가능한 인력의 태부족이 시장 회복과 활성화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했고, 현재 시장 회복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행업계와 정부, 지자체에서는 다양한 노력들을 진행하고 있어 다소 개선의 모습을 보인다. 그렇지만 회복이 시작된 지난 1년 동안 고용노동시장의 인력대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실제로 관련 현장에서는 ‘인력을 구하지 못해 회복 자체를 포기한 상태‘라는 반응도 나타나고 있을 정도다. 여행업, 관광호텔업, 관광식당업 등 인·아웃바운드의 주력 업종 모두가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으며 관광호텔업과 관광식당업이 가장 심각한 업종이다.
인력 문제보다 원초적인 문제는 바로 회복자금 여력 상실이다. 특히 영세기업의 경우 지금도 여전히 개점휴업 상태인 경우가 많다. 지난 코로나 3년 동안 이미 막대한 매몰비용이 발생하면서 각종 대출 등 가용 자금을 모두 소진한 상태에서 설상가상으로 대출금 상환 기간과 맞물리면서 자금 동원 능력을 상실한 상태다.
인바운드 관광 활성화의 또 다른 큰 문제점으로는 정부의 동남아 지역 국가에 대한 비자정책 혼선과 규제 완화가 늦어지면서 동남아 국가 관광객의 한국방문에 대한 기대치를 감소다. 법무부 등 불법 체류에 대한 단속에만 경도되어 관광비자 발급 또는 입국에 상당한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비자 문제 때문에 동남아 국가 국민들은 특히 태국 국민들은 태국 내부에서 큰 사회적 이슈가 되어 한국에 대해 인종차별이라고 항의하는 등 외교 문제로 비화될 여지도 남아 있다.
2023년 아웃바운드 관광에서는 일본이 최대 수혜국이다. 환율 하락과 해외여행 수요 폭발로 인해 항공 좌석을 구할 수 없을 만큼 많은 한국 관광객이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또 짧은 일정으로 여행이 가능한 대만·필리핀·사이판·베트남·괌 등에 한국인 관광객이 각국의 여행업을 주도할 정도로 많이 찾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 2024년 ‘재도약 원년’…“중소업체 디지털 전환 서둘러야”
다가오는 2024년은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재도약 기반 마련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와 2024년을 ‘한국방문의 해’로 정해서 해외 홍보를 더욱 강화하고 있으며, 특히 K-CULTURE 전반의 콘텐츠를 관광산업과 접목해 한류 기반의 테마관광, 체험관광, 힐링관광 등에 초점을 맞추어 외국인 방문 기회를 제공하고, 재방문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24년을 2019년 대비 100% 수준의 회복 및 정상화의 해로 정해서 세계관광기구(UNWTO)가 예측하는 ‘2025년 완전 회복’ 보다 1년 앞당긴 조기 정상화를 꾀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중국·일본 시장의 상호 시장확대 정책과 교류 확대 방안이 실질적인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미주·유럽의 관광객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고, 중국을 제외한 중화권과 아시아 중동 지역의 한국방문 선호도가 고점을 유지하고 있어서 시장 다변화를 통한 관광시장의 균형적 발전에도 새로운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2024년을 위해 앞서 살펴본 하나투어, 노랑풍선, 모두투어는 자사의 플랫폼을 강화하고, 대고객 서비스 강화를 위해 인프라 구축과 현지 업체와의 협업 등에 힘을 쏟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함께 최근 한국을 찾아 홍보 활동을 펼치는 많은 해외 각국의 관광부서 및 업체들과의 상생을 위한 미팅도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협의 경우는 서울시 중소 영세업체들의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정책지원과 인력수급을 위한 교육과 구인·구직의 연결 등을 통해 회복단계를 넘어 활성화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나타났던 디지털전환과 플랫폼에 대한 적응 등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중소업체에서는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망설이는 모습이다.
국내 여행업은 점차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그리고 플랫폼 사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중소 영세업체들은 오프라인 및 인맥을 통한 영업방식에서 디지털전환을 서둘러야 한계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말한다.
홍규선 한국여행학회 회장(동서울대 교수)는 “여행업의 문제는 기존의 중소형 여행사들이 설자리가 없다는 것”이라며 “그 이유는 국내 및 해외 OTA(여행 직접판매 플랫폼)가 시장을 독점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중소 여행사들의 여행업에 대한 디지털전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서 시장을 뺏기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 회장은 “이제 중소 여행사들도 디지털전환을 통해 영업 및 마케팅을 강화해야 생존할 수 있다”며 “한국여행업협회에서는 여력이 없는 중소여행사를 위해 ‘여행샵’이라는 중소여행사용 플랫폼을 만들어 무료로 운영 중이다. 중소여행사라면 누구나 가입해 자기 상품을 업로드해 판매·홍보가 가능하다”라며 생존을 위한 경쟁력 강화에 활용할 것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홍규선 회장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여행사들이 생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지 않으면 여행시장은 해외 OTA에 시장을 내어주게 될 뿐이다”라며 “이제 여행사들이 디지털전환을 통해 스마트한 여행사 운영에 매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끝-
[비즈월드=손진석 기자 / son76153@empa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