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월드] 국내외로 불안한 정세 속에 리더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고금리·원자잿값 상승 등의 직격탄을 맞은 우리 경제가 벼랑 끝에 서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많은 임직원의 수장인 CEO는 혜안을 갖고 회사의 미래를 열어나갈 사업과 업계에서의 포지션을 신중히 택해야 한다. 이에 비즈월드가 [CEO+]를 통해 각 산업의 최전선에서 우리 경제를 이끄는 CEO들을 조명한다. [편집자 주]

허윤홍 신임 GS건설 대표. 회사 이미지를 쇄신할 막중한 책임을 짊어지고 등판했다. 사진=GS건설

◆ 허윤홍 대표 내정자는?

허윤홍은 GS건설 CEO다. 검단 자이(Xi) 아파트 붕괴와 함께 무너진 GS건설의 이미지를 쇄신해야 할 막중한 책임을 안고 지난달 20일 CEO로 선됐다. 그는 허창수 GS건설 회장의 장남으로 오너 4세 경영인이다.

1979년생이다. 건설사 CEO 치고 젊은 나이지만 자이 브랜드 명성을 회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세대교체를 위해 등판한다.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서울 강동구 한영외국어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Saint Louis University 국제경영학 학사, University of Washington MBA 석사 등을 받았다.

지난 2002년 GS칼텍스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GS건설에는 2005년에 왔다. 재무·경영·플랜트 등 여러 사업 분야를 거쳤다. 본사뿐 아니라 주택·인프라·해외플랜트 등 국내외 현장에서도 근무했다.

2019년부터는 GS건설의 신사업을 이끌었고 모듈러·수처리 등의 신사업 부문에서 성과를 냈다. 신사업 성공을 이끈 성과를 인정받아 벼랑 끝 위기에 처한 GS건설의 새 사령탑에 오르고 5400여명의 임직원을 이끈다.

허윤홍 내정자는 의결권 있는 주식 133만1162주를 보유하고 있다. 허 내정자의 아버지이자 최대주주인 허창수 GS건설 회장은 708만9463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보수로 13억4400만원을 수령했다. 급여 7억5800만원 상여 5억8600만원 등이다. 올해는 상반기까지 9억8300만원을 수령했다. 급여 4억5300만원, 상여 5억3000만원 등이다.

◆ 위풍당당 잘나가던 ‘자이’ 한순간에 와르르… 구원투수 역할 성공할까?

GS건설은 자이 덕분에 흥했고 자이 때문에 위기다.

임병용 전임 대표는 지난 2013년 GS건설 대표에 오르며 건설업계 최장수 CEO로 통했다. 해외 플랜트 부문에서의 손실과 주택사업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던 회사를 수렁에서 건져내며 대표이사 4연임에 성공했다.

벼랑 끝에 몰린 회사를 살리기 위한 임 대표의 승부수는 자이였다. 적자를 기록한 사업을 과감히 축소하고 자이의 가치를 높였다. 2015년 도시정비사업 8조180억원의 수주고를 올렸고 2018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 새 역사를 썼다. 능력을 보인 만큼 주머니도 두둑했다. 지난해 임 대표 연봉은 32억7800만원으로 10대 건설사 CEO 중 1등이었다.

그러나 위풍당당 잘 나가던 자이의 이미지는 한 순간에 무너졌다. 지난 4월 인천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로 시공사인 GS건설은 벼랑 끝에 몰렸다. 정부도 언론도 여론도 너나 할 것 없이 ‘GS건설 때리기’에 나섰다. ‘철근 빼먹은 순살’이라는 조롱이 들끓었다.

임 대표는 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당초 임 대표 임기는 2025년 3월 28일까지였다.

허윤홍은 ‘순살 자이’ 사태로부터 회사의 이미지를 쇄신해야 할 막중한 책임을 등에 업었다. 기업들이 위기에 처하면 임원을 물갈이하고 새 얼굴을 내비치는데 허윤홍도 GS건설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셈이다.

허윤홍의 지상 과제는 실적 개선이다. GS건설은 검단 자이 붕괴 사고 손실 5500억원 반영으로 3분기까지 1947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냈다. 3분기 영업이익은 601억원으로 전년 동기 125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무너진 이미지 때문일까? 수주도 크게 줄었다. 3분기 신규 수주는 1조97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7% 감소했다. 3분기까지 누적 수주는 7조6693억원으로 전년 동기 12조4469억원 대비 40% 가깝게 추락했다.

여기에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영업정지 행정처분도 기다리고 있다. 업계는 허윤홍 신임 대표 내정자의 리스크 대처 능력과 앞으로 어떻게 험로를 헤쳐나갈지에 주목하고 있다.

◆ 신사업 성공 이끈 경력… 힘 실린 ‘40대 오너’ GS건설 쇄신 기대

허윤홍은 지난 2019년 신사업추진실장을 맡아 해외시장 개발, 수처리 사업, 모듈러 사업 등 미래에 회사에 먹거리가 될 신사업을 육성했다.

허 내정자가 집중한 신사업은 수처리 사업과 모듈러 주택사업이다. 해외 선도 업체를 인수하며 신사업 경쟁력을 확보했다. 수처리사업은 지난 2011년 스페인 GS이니마를 인수한 후 2019년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모듈러 주택사업은 지난 2020년 폴란드 단우드 등 해외 업체를 인수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신사업부문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이번 CEO 선임 배경도 그의 탁월한 사업 감각이 뒤에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GS건설 측은 허윤홍 대표 선임에 있어 신사업부문을 성장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현 위기를 극복하고 한 단계 도약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허윤홍이 신사업추진실장으로 나선 뒤 회사의 신사업부문 매출은 2019년 2936억원에서 이듬해인 2020년에는 6111억원으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이어 2021년 7773억원, 2022년 1조255억원으로 지난해 1조원을 돌파했다.

올 3분기까지 누적 신사업 매출은 6625억원으로 3분기 누적 매출 7조원의 10% 수준이다.

업계에서 볼 수 없었던 40대 젊은 CEO라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허윤홍은 1979년생으로 만 44세다. 전통적으로 보수적이었던 건설업의 분위기를 탈피하고 새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허 내정자는 CEO로서 첫 과제로 ‘조직문화 혁신’을 예고했다. 성과주의 인사를 통한 사업본부별 자율경영체제를 본격화하고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킨다.

특히 건설업의 근간인 현장을 직접 챙기는 경영 활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장을 직접 챙기고 품질·안전을 최우선으로 끌어올려 무너진 자이 이미지를 회복하려는 계획으로 보인다.

GS건설의 올해 경영 목표는 매출 13조2000억원, 신규수주 14조5000억원이다. 허윤홍 신임 대표 내정자가 리스크 대처 능력을 보이며 GS건설과 자이의 이미지를 회복해낼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비즈월드=나영찬 기자 / na@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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