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시장서 고전 디즈니, 내년 겨냥한 콘텐츠 50편 중 30%가 한국
흥행 보증수표 'K콘텐츠' 앞세워 작품성·수익성 ‘두 토끼’ 다 잡는다

내년도 공개될 디즈니 한국 콘텐츠 감독과 배우들이 지난 1일까지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2'에서 미키마우스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내년도 공개될 디즈니 한국 콘텐츠 감독과 배우들이 지난 1일까지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2'에서 미키마우스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비즈월드] 2023년 설립 100주년을 맞는 월트디즈니컴퍼니(TWDC·이하 디즈니)가 아태지역 스토리를 중심으로 미래 백년대계를 그려나간다. 현재 디즈니 플러스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에서 후발주자 신세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만큼 콘텐츠 강화 필요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성장 기폭제로 한국 콘텐츠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는 지난해 11월 국내 OTT 시장에 야심 차게 진입했지만 국내 진출 1년이 넘은 지금 넷플릭스는 물론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 토종 OTT에도 밀리는 신세가 됐다. 디즈니는 지난 3분기 OTT 사업 부문에서만 14억7000만 달러(약 2조원) 손실을 냈다.

이 같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디즈니의 핵심 히든카드로 아태지역, 그 중에서도 한국 콘텐츠가 지목된다. 작품성과 수익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 콘텐츠는 지역·글로벌 관점에서 흥행한 콘텐츠가 많아 스트리밍 가입자 증대에 크게 기여 중이다.

지난 1일까지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엑스포 &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2'에서 디즈니는 내년 50편이 넘는 아태지역 콘텐츠를 공개했다. 이 중 13편이 한국 작품이다. 아태지역 콘텐츠 투자의 약 30% 비중을 한국이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루크 강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총괄사장은 개회사에서 "'빅마우스', '사운드트랙 #1', '인더숲: 우정여행' 등 한국 제작 오리지널 콘텐츠는 공개 첫 주 아태지역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콘텐츠 '톱 3'에 이름을 올렸다"며 한국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러한 한국 작품의 인기를 기반으로 디즈니의 아태지역 콘텐츠 스트리밍 시간은 1년 전보다 8배 증가했다는 게 디즈니의 설명이다. 스트리밍 시장 성장률이 전세계 중 가장 높은 아태지역은 연평균 21.5%씩 성장해 오는 2027년엔 규모가 459.4억 달러(약 60조5948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그 중에서도 한국 콘텐츠가 디즈니의 사업 확장을 견인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한국 콘텐츠 투자 비용은 수 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디즈니는 2024년까지 20억 달러(약 2조6010억원) 이상을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태지역 콘텐츠 투자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향후 투자액이 더욱 상승할 여지도 다분하다. 디즈니는 내년 아태지역 콘텐츠가 올해보다 10%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루크 강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아태지역에서는 콘텐츠 개발 시 기존에 우리가 시도해 보지 않았던 콘텐츠의 새로운 부분인 일명 ‘화이트 스페이스’를 중요하게 여긴다”며 “K-드라마, 일본 애니메이션, 인도네시아 로맨틱 코미디 및 호러 장르처럼 특정 지역에서 높은 인기를 얻거나 현지 시청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로컬 스토리텔링을 위해 더 많은 지역적 특수성에 투자하고 있다. 디즈니는 전 세계 시청자에게 디즈니, 마블, 스타워즈, 픽사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 콘텐츠와 함께 각 지역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현지 제작 스토리를 제공하고 이를 세계적으로 활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대표는 "한국의 문화와 콘텐츠는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그 어느 때보다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며 "월트디즈니 컴퍼니는 계속해서 한국 콘텐츠 라인업을 확장해 나가며 국내 창작자들과 협력하고 우수한 스토리텔링을 발굴해 세계무대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될 K콘텐츠 목록에는 ‘카지노’, ‘커넥트’, ‘사랑이라 말해요’, ‘무빙’, ‘최악의 악’, ‘레이스’, ‘형사록 시즌2’, ‘사운드트랙 #2’ 등이 포함됐다. 방탄소년단(BTS), 슈퍼주니어, NCT127 등 K팝 스타들의 음악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3편(‘슈퍼주니어: 더 라스트 맨 스탠딩’, ‘BTS 모뉴먼트: 비욘드 더 스타’, ‘제이홉 솔로 다큐멘터리’, ‘NCT127’)과 예능 1편(‘더 존: 버텨야 산다 2’)도 내년도 디즈니 주요 콘텐츠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로컬 콘텐츠뿐 아니라 디즈니 대표 글로벌 콘텐츠 브랜드인 마블과 스타워즈 시리즈에서도 한국 배우들을 만날 수 있다. 박서준은 ‘캡틴마블’(2019) 후속작인 ‘더 마블스’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 입성한다. 박서준이 맡은 역할은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이정재도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타워즈: 애콜라이트’에 캐스팅됐다. 이정재는 이날 영상을 통해 “루커스필름 ‘애콜라이트’에 출연하게 됐다. 드디어 디즈니 가족 일원이 돼 기쁘다. 많은 기대와 사랑 부탁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싱가포르 / 비즈월드=김미진 기자 / kmj44@bizw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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