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불법 점거와 농성, 도가 지나친 행동으로 논란
최근 온열환자 속출한 우체국 물류센터 들어 쿠팡 공격
관련 업계는 물론 노동계 등에서 질타하는 목소리 높아

[비즈월드] 쿠팡에 폭염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지난 6월부터 농성을 이어온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이하 쿠팡 노조)가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우체국 물류센터는 천국'이라는 간부의 발언으로 신뢰에 금이 가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 사측과 쿠팡 노조는 현재 여름철 냉방 대책과 해고자 복직 등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 6월 23일 노조가 쿠팡 본사 로비를 불법 점거하며 농성을 시작한 후 현재는 본사 앞에서 천막을 치고 사측과 강하게 맞서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쿠팡 노조가 보인 행태가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다. 본사 점거 후 갖가지 도를 넘는 행동을 보이며 논란을 키운 노조는 최근 민병조 쿠팡물류센터지회장의 말 한마디 때문에 된서리를 맞았다.
민 지회장은 지난달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폭염 시기 노동, 온열병 예방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휴게 시간과 장소 보장이 미흡하다는 등 쿠팡 사측의 폭염 대책을 꼬집었다.
또 이 자리에서는 우체국 물류센터가 많은 질타를 받았다. 조정호 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 중부권광역우편물류센터지부 지부장은 "공공기관인 우체국 물류센터에서 온도가 30도가 넘어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는데 사무실에만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어 "2021년 당시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구입한 냉방기기가 오히려 실내 기온과 습도를 높이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어 감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토론회 이후 민 지회장이 한 매체와 인터뷰를 하며 우체국 물류센터를 천국이라고 비유했다는 점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쿠팡 사측은 돈을 쓰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우체국과 쿠팡의 물류센터가 비슷한 개방형 공간이지만 쿠팡과 달리 에어컨을 설치한 우체국에서 일하는 것이 더 낫다는 의미의 말을 했다.
이에 관련 업계는 물론 노동계가 민 지회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앞서 개최된 토론회에서 우체국 물류센터에서 온열 질환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민 지회장이 쿠팡 사측을 비난하기 하기 위해 무리수를 던졌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토론장에 참여한 한 인사는 "아무리 각자 투쟁의 명분이 있다고 해도 같은 토론장에서 잘못된 에어컨 설치로 부작용을 겪고 있다는 동료 얘기를 들어 놓고 언론 인터뷰에서 우체국 물류센터가 천국이라고 말한 것은 실언에 가깝다"고 토로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쿠팡 노조는 지난달 말 쿠팡 물류센터에 에어컨이 없다며 경기도 화성시 동탄 물류센터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쿠팡을 규탄했다. 그러나 당시 쿠팡은 물류센터에서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었으며 뉴스룸을 통해 냉방 시설 사진을 모두 공개하며 강한게 반박, 노조가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본사 점거 후 노조원들은 흡연, 소음, 마스크 미착용 등 도를 넘는 행동으로 쿠팡 사측은 물론 해당 건물 입주 회사원들과 매장 운영 점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이들의 행태를 참지 못한 일부 점주들은 송파경찰서에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쿠팡 노조의 투쟁에 명분이 없는 것은 물론 대중의 신뢰마저 잃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쿠팡 물류센터의 근무 환경이 다른 기업보다 좋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불법 점거와 농성, 눈꼴사나운 행동에 이어 노조를 책임지고 있는 간부의 경솔한 발언으로 쿠팡 노조의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여론을 몰아가기 위해 더 강력한 투쟁을 이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고 이들이 쿠팡 노동자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을 지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비즈월드=황재용 기자 / hsoul38@bizw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