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차 다운 잘 달리고, 잘 멈추는 기본기에 충실
국내 친환경 정책과 달리하는 파워트레인은 의아

[비즈월드] 국내에서 C 세그먼트, 중형이라 불리는 SUV 차종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차량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므로 가장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위해 신차 출시에 정성을 들인다.
7월말 고객인도를 시작한 폭스바겐의 뉴 티구안도 내수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모델이다. 경쟁모델인 토요타 RAV-4와 혼다 CR-V, 푸조 3008 그리고 현대 투싼, 기아 스포티지 등과 가격대와 성능 등이 비교되며 티구안만의 매력으로 소비자들의 꾸준한 선택을 받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가 최근 선보인 신형 티구안은 2세대 티구안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새로운 폭스바겐 SUV의 아이덴티티를 반영한 외관 디자인과 혁신적인 라이팅 기술인 IQ.라이트와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IB3, 무선 앱 커넥트 기능 등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본지는 폭스바겐이 제공한 2.0 TDI 프레스티지 모델로 서울시청에서 충남 당진시 매산해안공원까지 왕복 약 200㎞를 시승했다. 이날 시승에서 자동차 제조사들이 친환경 모델 출시에 힘쓰는데 하필 디젤 모델을 국내 출시했을까하는 궁금증과 유로d를 만족하는 폭스바겐의 엔진은 어떤 성능을 발휘할 것인지 살펴봤다.

◆ 투아렉 닮은 디자인…“작은 변화로 다듬어진 모습”
새롭게 다듬어진 티구안은 ‘폭스바겐 디자인의 매력’인 명료하고 깔끔하게 디자인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상위 모델인 투아렉과 유사한 모습에 작은 변화로 뭔지 모를 큰 변화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신형 티구안의 외관은 전면부의 보닛이 높아지고 더욱 넓어진 새로운 디자인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이전 세대보다 날렵하고 스타일리시하게 변경된 LED 헤드램프 디자인으로 한층 세련되면서도 역동적인 스타일이다.
측면은 볼륨감과 곡선이 더해진 전면과 달리 기존과 흡사하게 직선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직선을 중심으로 한 루프와 윈도우 실루엣 등이 깔끔하고 균형 잡혀 각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후면부는 LED 리어콤비네이션 램프 디자인을 보다 입체적으로 변경하고 폭스바겐 브랜드 로고 배지 아래쪽에 ‘TIGUAN’ 레터링을 새롭게 배치해 티구안의 존재감을 강조했다.
실내 공간은 큰 변화가 없는 듯 하지만 새로운 디자인이 요소마다 적용돼 있다. 7세대 골프와 기존의 폭스바겐 차량이 보여줬던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등 구성에 신규 디자인으로 스티어링 휠이 살짝 변화를 주고 있다.
고해상도 TFT 컬러 디스플레이와 운전자 맞춤형 메뉴가 적용된 10.25인치 디지털 콕핏이 고해상도 그래픽을 통해 다양한 주행정보를 제공한다. 히팅 기능과 패들 시프트가 적용된 새로운 디자인의 가죽 멀티펑션 스티어링 휠을 비롯해 터치 방식으로 업그레이드된 공조버튼, 다채로운 30가지 컬러의 앰비언트 라이트 역시 기본으로 적용됐다.
또 전작보다 한글화가 많이 진행됐다. 폭스바겐 본사가 개발한 한국형 ‘디스커버 프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탑재한 9.2인치 멀티컬러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 친환경 엔진보다 디젤 EA288 엔진 적용 ???
신형 티구안의 가장 큰 특징은 디젤 게이트 이후 새롭게 개발한 차세대 EA288 엔진 적용이다. 신형 2.0 TDI 엔진과 7단 DSG 변속기를 얹은 신형 티구안은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6.7㎏‧m의 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최고출력이 중고속 영역에서 성능을 발휘하는 플랫 파워가 특징으로 1600~2750rpm의 넓은 실용영역을 가지고 있다.
폭스바겐에 따르면 트윈도징 테크놀로지를 적용한 EA288 신형 2.0 TDI 엔진은 유로6d 배출가스규제를 만족시키는 신형 디젤 엔진으로 이전 세대보다 질소산화물(NOx)을 약 80%까지 저감시킨다. 이 엔진은 신형 티구안을 시작으로 향후 출시되는 폭스바겐의 모든 디젤 모델 라인업에 적용될 예정이다.
트윈도징 테크놀로지는 기존 SCR 시스템과 달리 두 개의 SCR 촉매변환기가 내부 연소과정을 최적화해 배출가스로부터 생성되는 질소산화물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제거하는 작업을 분담해 유로 6d 배출가스 규제를 충족시킨다.

특히 디젤 산화촉매(DOC)와 일체형인 실리콘 카바이드(SiC) 소재의 디젤 미립자 필터(DPF)가 첫 번째 SCR 촉매변환기 역할까지 수행해 요소수와 화학 반응해 질소산화물을 1차로 감소시킨다.
차체의 하부에 위치한 두 번째 SCR 촉매 변환기는 요소수를 다시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트윈도징 테크놀로지의 핵심부분이다. 엔진과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차체 온도가 높거나 고속도로 주행과 같이 엔진에 부담이 가해지는 고온 상태 등 어떠한 주행 상황에도 상관없이 질소산화물을 제거해 주는 역할을 한다.
시내 주행에서는 의외로 편안한 주행감을 보였고, 고속에서는 주행은 다이내믹함 보다는 무난한 수준이었다. 특히 가속페달을 밟으면 전반적으로 무거운 느낌이 들고, 어느 정도 힘을 모아 속도를 냈다. 주 고객층으로 보이는 2030 혹은 3040 세대의 감성보다는 패밀리카에 중점을 둔듯한 주행성능 설정으로 보였다.
저속 주행에서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진동이 크지는 않지만 약간 신경이 쓰이는 정도였고, 고속에서는 저속보다는 조금 나은 수준이지만 디젤 특유의 진동 소음은 지속해서 발생해 대화를 하려면 목소리를 조금 높여야 했다.
주행성능은 전체적으로 부족함은 없지만 다이내믹함도 없었다. 변속 역시 적당했고, 서스펜션도 소프트하지만 하드한 수준도 적당이 유지하고 있다. 독일차 다운 잘 달리고, 잘 멈추는 등 기본기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줬다.

◆ 첨단 안전‧편의장치 등 기본옵션에 포함
신형 티구안은 탑재된 모든 주행보조 사양을 전 트림 기본으로 하고 있고 성능면에서 믿음직했다.
당진으로 가는 도로가 일부 시승구간에서 정체구간을 만났지만 첨단 운전자보조장치인 트래블 어시스트가 진가를 발휘했다.
차량의 전방 카메라, 레이더 센서와 초음파 센서를 모두 활용해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기능 외에도 레인어시스트, 사이드어시스트 등의 다양한 주행보조 시스템을 통합 제어하는 트래블 어시스트는 출발부터 시속 100㎞까지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었다.
트래블 어시스트는 0~210㎞까지 주행속도 구간에서 앞차와의 거리를 고려해 속도와 차로를 자동으로 일정하게 유지시켜 장거리와 시내 주행 등에서 편안한 운전이 가능하게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시승차인 프레스티지 트림에 적용된 인터랙티브 라이팅시스템 IQ.라이트-LED 매트릭스 헤드램프는 지능형 제어기능인 다이내믹 라이트 어시스트를 보유하고 있다. 최적화된 빛으로 다른 운전자들의 시야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더 넓은 범위의 도로를 비춰 야간주행은 물론 터널 안에서도 높은 시인성을 보여준다.

여기에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3세대 모듈러 인포테인먼트 매트릭스(MIB3)도 전 트림에 기본 탑재됐다. MIB3 시스템은 무선 앱 커넥트가 지원돼 모든 트림에서 별도의 케이블 연결 없이 무선으로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사용할 수 있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판매를 위해 2035년까지 유럽시장에서 화석연료 엔진의 판매를 중단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럽 시장에서는 티구안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인기가 좋다는 이유로 여전히 디젤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국내 제조사인 현대와 기아의 스포티지와 투산의 친환경 모델 출시와는 상반된 폭스바겐의 신차 출시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더욱이 내년 출시 예정인 티구안 올스페이스 모델은 가솔린 모델을 예정하고 있고 이후에 전동화 모델인 ID.4를 국내 시장에 판매할 계획으로 있다.
물론 폭스바겐 신형 티구안의 상품성은 충분히 인정한다. 그러나 주변에서 모두 친환경 신차를 출시하는 가운데 유독 폐기되고 있는 디젤 모델을 내수시장에 판매하는 모습은 납득하기 힘든 모습이다. 더욱이 내년에도 친환경차가 아닌 가솔린 모델을 판매하고 이후에야 전기차 등 친환경 모델을 판매할 계획이라는 모습은 우리 정부의 친환경차 정책과도 상반되는 모습이어서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자체종합평가>
총평 : ★★★★☆
디자인 : ★★★★☆
활용성 : ★★★★☆
NVH : ★★★☆☆
첨단편의장비 : ★★★★☆
파워트레인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