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직진성, 승차감, 활용성 등 가격과 성능에 만족…큰 차체 대비 좁은 시트 배치는 아쉬움

NEW 르노 마스터 버스 13인승. 사진=손진석 기자
NEW 르노 마스터 버스 13인승. 사진=손진석 기자

[비즈월드] 르노마스터는 지난 2018년 10월 국내 처음으로 판매되면서 현대차의 국내 경상용차 시장의 독점을 막은 모델이다. 이후 2019년 버스 모델이 출시되면서 내수 시장에서 다인승 상용까지 라인을 확대해 저렴한 가격과 활용도 측면에서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받아오고 있다.

소비자들은 특별한 변화 없이 오랫동안 지속해온 국내 다인승 경상용차 모델에 불만이 있어도 대응할 경쟁 모델이 없어 사실상 그냥 사용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9년 쯤 중국의 저가 모델의 국내 출시와 잇따라 외산 모델이 내수시장에 선을 보이면서 시장의 다변화는 시작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르노 마스터가 국내 시장에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은 길들여져 있던 국내 모델에서 수입 모델로 조금씩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호기심과 저렴한 가격, 주행성능, 활용도 그리고 사용 후 호평 등에 좋은 반응에 마음을 열어가고 있다.

르노 마스터는 큰 차체에 비해 운전하기 편하고, 넓은 실내와 적재 공간이 소비자들의 구매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캠핑카 등으로 커스텀 제품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커스텀 베이스카로도 사용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이번에 본지가 시승한 차량은 르노삼성자동차에서 제공해준 2299㏄ 디젤 직분사 트윈터보 엔진에 6단 수동 변속기가 적용된 르노마스터 13인승 버스 모델이다. 서울 시청에서 강원도 주문진까지 왕복 450여㎞를 시승했다. 

NEW 르노 마스터 버스 13인승 정면 측면 뒷모습. 사진=손진석 기자
NEW 르노 마스터 버스 13인승 정면 측면 뒷모습. 사진=손진석 기자

◆ 활용성‧편의성 등 유럽 상용차 특징 담긴 르노 마스터 버스 

르노 마스터는 국내 출시 이후 지난해 초 첫 부분변경을 통해 내·외관 디자인과 편의사양, 안전사양 등 전반적인 상품성을 개선했다.

전면에 르노 그룹의 아이덴티티인 ‘C’자 모양 주간주행등과 함께 새로운 디자인의 헤드라이트, 보닛, 범퍼,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해 한층 정제되고 깔끔하고 믿음직스러워 졌다. 

측면은 2박스 보다는 1.5박스 타입에 가깝운 고급 승용밴의 외관을 가지고 있다. 차의 전체적인 비율에서 승용차와 달리 타이어 크기는 상대적으로 작아 보인다. 오른쪽에는 슬라이딩 도어가 위치해 있고, 뒤쪽은 좌우로 열리는 커다란 해치 게이트가 있다. 문은 오른쪽을 열고, 왼쪽을 열어야 한다. 적재 공간은 넉넉하다. 플로어 높이도 전고에 비해 낮아서 짐을 싣고 내리기 쉽다.

실내는 승용차형 디자인의 신규 대시보드와 스티어링 휠, 기어노브 등이 적용돼 있다. 계기반도 시인성이 우수한 신규 클러스터와 3.5인치 TFT 디스플레이가 탑재됐다. 또 10.5ℓ 대형 슬라이딩 글로브 박스의 넉넉한 용량에 보냉 기능을 더한 신규 매직 드로어와 자동으로 작동하는 오토 헤드라이트, 오토 와이퍼까지 있다. 

운전석 모습. 사진=손진석 기자
운전석 모습. 사진=손진석 기자

주행에 필요한 편의‧안전장치는 일목요연하게 배치돼 있다. 이는 기존 국내에서 판매되던 동급의 차량에 비하면 후방감지 센서‧카메라, 내비게이션, 오토 헤드라이트‧와이퍼, 차선이탈 경고시스템, 스타트&스톱 기능 등 꼭 필요한 기능을 잘 구비하고 있으며, 다양한 수납함과 곳곳에 넓은 공간이 있다.

13인승 마스터 버스는 전장 5575㎜, 너비 2075㎜, 높이 2500㎜로 현대차 쏠라티 보다는 다소 작은 몸집을 가졌고, 휠베이스는 3685㎜로 넓은 실내 공간을 특징으로 한다. 

마스터 버스는 밴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안락한 공간보다는 단순하지만 실용적인 구성을 하고 있다. 2‧3열 좌석은  3명이 탈 수 있고, 4열은 4명이 앉을 수 있다. 등받이는 각도가 조절되지 않고 2‧3열은 무릎간격이 나쁘지 않지만 4열은 좁게 느껴진다. 넓은 실내공간에 비하면 2열부터 4열까지의 의자 배치가 짐칸을 위해 희생된 듯한 배치를 하고 있다.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발판이 나온다. 사진=손진석 기자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발판이 나온다. 사진=손진석 기자

◆ NVH와 탄탄한 주행성능 장점…“자동 변속기 도입 필요”  

NEW 마스터 버스는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38.7㎏‧m를 발휘하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최신 2.3ℓ 트윈 터보 디젤 엔진과 수동 6단 변속기에 전륜구동을 채택하고 있다. 

오랜만에 만난 수동 변속기로 인해 조금은 긴장한 상태로 시승을 시작했는데, 의외로 수동 변속기의 조작감은 좋았다. 더욱이 클러치와 기어의 조작이 매끄러워 시프트 업이나 다운을 위해 가벼운 손동작과 답력으로 조작이 가능했다. 

서울 시청에서 출발해 첫 차선 변경부터 5m가 넘는 큰 차체에도 가볍게 스티어링을 움직이는 즉시 차체가 이동해 놀랐다. 매우 부드러운 핸들링 감은 시승이 끝나는 순간까지 인상적이었다. 또 멈췄다 출발을 자주 반복하는 시내 구간에서 클러치의 작동도 가벼워 처음의 긴장감이 다소 풀어졌다. 

르노 마스터 버스의 클러치는 간격이 길지 않고 페달 무게가 가벼워 부드러운 출발이 가능했다. 또 넓은 반 클러치 구간도 수동 변속기의 어려움을 줄여줬다. 게다가 변속 중 실수로 시동이 꺼져도 즉시 재시동이 가능했다. 수동 변속기 사용 중 가장 곤란한 경사로 멈춤 출발을 위해 경사로 밀림 방지 기능도 적용되어 있어 초보자나 수동 변속기 운전에 미숙한 운전자들도 언덕에서 문제가 없도록 했다.

국도 구간과 고속도로 등에서 가속을 하면 엔진은 100㎞/h까지 무리 없이 속도를 낼 수 있었다. 그래서 버스임에도 좀 더 속도를 내보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아쉽게도 속도제한이 걸려 110㎞/h에서 만족해야했다. 엔진은 1800~2200rpm 부근에서 가장 안정적인 힘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르노 마스터 버스에 적용된 수동 6단 변속기. 사진=손진석 기자
르노 마스터 버스에 적용된 수동 6단 변속기. 사진=손진석 기자

차량의 움직임은 후륜이 아닌 전륜구동을 채택하고 있어서인지 차고가 높은 버스임에도 제법 날렵하다. 특히 측풍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어 안심하고 주행이 가능하다. 또 급작스러운 제동에 차체가 쏠려 제동거리가 길어지는 현상이 일정부분 제어되고 있었다. 더불어 좌우로 연속으로 이어지는 곡선구간 주행에서 차량 후미가 안정적으로 스티어링의 움직임에 반응하며 움직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르노 마스터 버스에 적용된 측풍영향 보정 기능은 고속으로 직진 주행을 하면 강한 측면 바람에 의해 차량이 순간적으로 차선을 이탈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 발생을 최소화하는 기능이다. 구동력을 능동적으로 제어해 시속 70㎞ 이상에서 고속 직진주행 때 안정성을 확보한다.

르노 마스터 버스는 NVH(Noise, Vibration, Harshness) 면에서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풀 가속을 한다거나 속도를 올려 주행해도 소음이나 승차감에 대해 더는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특히 풍절음과 엔진 소음은 매우 만족할 수준이었고, 진동과 승차감은 차체의 무게 중심을 잘 설정해 뒀는지 2‧3‧4열에서도 불편함이 없었다. 노면의 충격과 타이어로부터 소음도 잘 관리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줬다.

르노 마스터 버스는 차량 특성에 적당하게 무난한 주행과 알맞은 제동 그리고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편의 장치 등을 보유하고 있는 차량이다. 다만 수동치고는 운전하기 편하지만 그래도 운전함에 가장 불편한 것은 역시 수동 변속기였다. 

최근 수동 변속기의 사용이 줄어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판매량을 좌우할 수 있어 자동 변속기의 적용은 시급해 보였다. 물론 개인적으로도 오래 버스를 운전 할수록 수동 변속기의 사용이 부담 되어 자동 변속기 적용이 간절했다. 

뒷편 헤치 게이트를 오픈한 모습(왼쪽)과 2열과 3열 시트. 사진=손진석 기자
뒷편 헤치 게이트를 오픈한 모습(왼쪽)과 2열과 3열 시트. 사진=손진석 기자

◆ 넓은 실내 공간 커스텀에 적격

시승 반환점인 주문진과 인근에서 마스터 버스를 이용한 다양한 커스텀 차량들을 만날 수 있었다. 심지어 버스의 좌석을 들어내고 바닥에 DIY를 통해서 개인적으로 사용하기 편하게 개조한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마스터 버스는 경형 화물차(LCV, Light Commercial Vehicles)를 베이스로 하고 있다. 이 LCV의 특징은 조립식 만능차량으로 기본 차체에 밴, 화물, 트럭, 버스 등 다양한 구성의 커스텀이 가능하다. 따라서 마스터의 경우도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커스텀이 가능한 모델이다. 

국내에는 단지 버스와 밴 모델만 출시하고 있지만 마스터의 진짜 모습은 바로 커스텀을 위한 베이스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를 입증하듯 국내시장에서 판매된 르노 마스터 중 30% 가까이 캠핑카로 개조되고 있다. 커스텀에서도 타사 차량과 달리 개조 비용이 저렴하게 든다는 것이 커스텀 업체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NEW 르노 마스터  버스 13인승 전측면. 사진=손진석 기자
NEW 르노 마스터 버스 13인승 전측면. 사진=손진석 기자

르노 마스터 버스를 시승한 결과 투박하지만 매력적인 차량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마스터 버스는 쓰임새 높은 공간과 실용적인 구성 그리고 완성도 높은 파워트레인과 수동변속기 치고는 운전이 어렵지 않고, 단단하면서도 적당한 주행성능이 장점이다. 특히 차량의 가격대비 성능인 가성비는 가장 큰 장점이다. 

다만, 단점으로 자동 변속기가 옵션에도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수동 변속기를 고집해 오던 국산 1톤 트럭도 자동 변속기 적용이 추세다. 더욱이 최근 출시되는 신차의 95% 이상이 자동 변속기를 적용하고 있어, 수동 변속기를 전혀 접해보지 못했던 세대나 자동 변속기에 적응된 운전자들은 원천적으로 구매 명단에서 수동 변속기 모델은 빼놓을 것으로 보인다. 

<자체종합평가>
총평 : ★★★★☆
디자인 : ★★★☆☆
주행성능 : ★★★☆☆
첨단주행장치 : ★★★★☆
다목적 활용성 : ★★★★★
파워트레인 : ★★★☆☆
가성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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