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2019년 12월 26일 배포한 '생리대 등 품질 모니터링 결과' 보도자료 원문. 자료=식약처 홈페이지 캡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2019년 12월 26일 배포한 '생리대 등 품질 모니터링 결과' 보도자료 원문. 자료=식약처 홈페이지 캡처

[비즈월드] “생리대 등 품질 모니터링 결과 발표…다이옥신류 위해평가 결과 안전 수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지난 2019년 12월 26일 발표한 보도자료의 제목이다.

그러나 이런 식약처의 해당 자료는 거짓말이라는 것이 들통 났다. 적어도 국민 건강의 최일선에서 있는 정부기관이 편의주의적 무사안일한 탁상행정으로 입맛에 맞는 부분만 골라 조사하고 발표함으로써 국민들을 기만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그동안 식약처의 수많은 조사발표를 믿어왔던 국민들은 배심감이 커진 것은 물론 정부기관에 대한 불신감을 줬다는 부분에 대해 관계자의 문책과 감사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간별 생리대 발암물질 검출 결과. 표=이용호의원실 제공
기간별 생리대 발암물질 검출 결과. 표=이용호의원실 제공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용호 의원(무소속)은 지난 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일회용 생리대 건강영향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조사대상 666개 품목 중 97.2%에 달하는 647개 제품에서 국제보건기구와 국제암센터가 분류한 발암류 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발암류물질은 생식독성과 발암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진 디클로로메탄, 헥산, 클로로포름, 벤젠, 트리클로로에틸렌, 톨루엔, 테트라클로로에틸렌, 에틸벤젠, 스티렌, 자일렌 등이다.

전체 조사대상 666종 중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인 벤젠, 트리클로로에틸렌이 검출된 품목은 165개(25%), 유럽 화학물질관리청에서 지정한 생식독성물질인 스테렌, 클로로포름, 톨루엔, 헥산이 검출된 항목은 639개(95.9%)였다.

해외 직구 제품 25종에서는 모두 발암물질과 생식독성물질이 검출됐다.

특히 '유기농' 표시가 된 137개 제품 중에서 20개 품목에서는 벤젠이 검출됐다. 해외 직구 '유기농' 생리대 7개 중 6개(85.7%)에서 벤젠이 검출돼 국내 생산 제품보다 벤젠 검출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아울러 이 의원이 식약처가 지난해 국내에 유통 중인 생리대, 팬티라이너, 탐폰 등 여성 생리용품 126개 제품을 대상으로 프탈레이트류, 다이옥신류 검출을 조사한 결과를 확인해 본 결과 이 중 73개 제품에서 프탈레이트류 성분이 검출됐다.

프탈레이트류는 환경 호르몬이라고도 불리며 동물에게 생식 발생 독성, 내분비계 교란의 위험이 있다고 알려졌으며 다이옥신은 국제암연구기구(IARC)가 '인체에 암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다'고 판단하는 1급 발암 물질이다.

또 일회용 일반 생리대 78개 제품 중 3개 제품과 다회용 면 생리대 8개 제품 전체에서 다이옥신류 성분이 검출됐다.

이 의원은 "식약처가 2017년 9월 생리대 위해성 평가 발표 당시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안전하다고 강조한 바 있고 지난해 12월 생리용품 품질점검 결과 발표에서도 다이옥신류 위해평가 결과 인체에 유해한 수준은 아니라고 발표했지만, 과연 믿고 사용해도 되는지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식약처가 2019년 12월 26일 발표한 내용을 보면 이번에 이용호 의원이 거짓말을 했거나 식약처가 당시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것이다.

이날 식약처는 ▲올해(2019년) 시중에 유통 중인 생리대, 팬티라이너, 탐폰(이하 ‘생리용품’) 총 359개 제품을 대상으로 색소, 산·알칼리, 포름알데히드 순도시험 등 품질 점검을 한 결과 모두 적합했으며 ▲또 생리용품 330개 제품을 대상으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60종을 모니터링한 결과, 검출량이 대부분 지난 결과와 유사한 수준으로 인체 위해 우려 수준은 아니었으면 ▲아울러, 생리용품 126개 제품을 대상으로 다이옥신류 및 퓨란류에 대한 위해평가를 실시한 결과, 인체에는 유해하지 않음을 확인했고 ▲다이옥신류 및 퓨란류 총 17종 중 15종은 검출되지 않았으며, 이 중 독성이 가장 약한 나머지 2종(옥타클로로디벤조다이옥신(OCDD), 옥타클로로디벤조퓨란(OCDF))은 검출되었으나 유해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했었다.

이런 식약처의 거짓말은 이번뿐이 아니었다.

앞서 식약처가 2017년 8월 23일 발표한 ‘안전성 논란 생리대 수거·검사 등 품질검사 실시’ 자료에 따르면 “(이번 발표자료는) 2017년 시중 유통중인 생리대 검사계획(53품목)에 해당브랜드를 추가하여 실시하는 것으로 식약처는 시중에 유통 중인 생리대에 대해 정기적인 품질 점검을 통해 의약외품 품질관리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지난 2015년∼2016년 시중 유통품 검사 계획에 따라 해당 브랜드 (35품목)를 포함한 생리대 252품목을 수거해 품질관리 기준에 적합한지 여부를 검사한 결과 적합하였으며, 지난 4∼5월에 해당 브랜드 4품목에 대해 검사한 결과에서도 적합하였다”라고 했었다.

이에 대해 이용호 의원은 "수많은 (생리대)제품 가운데 발암류와 프탈레이트류, 다이옥신류 등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검출되지 않는 제품도 있는데, 검출량이 소량이기 때문에 안심하라고만 하는 것은 (식약처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식약처는 이 의원의 문제 제기 후 하루가 지난 10월 3일 오전 9시 30분 현재까지 어떤 설명이나 해명자료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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